2013. 6. 9. 10:47ㆍ★ 부부이야기
아주 간단한 수술이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남편과 시누들, 시어머님에게도 그리 말했다.
수술은 10분만에 끝이 났는데 지혈 때문에 30분 넘게 시간이 걸렸다.
점심을 못 먹었다는 남편때문에 마음이 불편했다.
지혈때문에 가슴 언저리를 압박하는 간호사의 손길때문에, 갈비뼈가 부러지는 줄 알았다.
"안 아프지? " 수술을 마치고 나온 내게 남편이 제일 먼저 건넨 말이었다.
서운했다. 물론 통증은 견디만 했다. 마취가 풀리지 않는 수술 직후였으니까...
그래도 수술을 막 마치고 나온 아내에게 건네는 말이, 저 따위라니.... 라는 생각에 입이 다물어졌다.
병실로 옮기고 남편에게 말했다. 당신 배고프다며? 얼른 가봐.. 더 있을 필요 없어....
남편은 보호자 사인할 때와 병실로 옮길 때 내 가방을 들어줄 때 외엔 필요한 존재가 아니었다.
퇴원 수속도 남편이 오기전에 마쳤다.
퇴원하던 날에도 나를 집까지 태워다 준 것 말곤 남편이 한 일은 없었다.
집에 오고나서부터 진통제와 항생제 투여가 없어서 그런지 수술부위의 통증이 조금씩 느껴졌다.
밥을 먹어도 가슴 전체를 압박하는 붕대 때문에 소화가 되지 않아 답답하기만 했다.
어젯밤 맘 같아서는 압박붕대만 풀면 살 것 같다는 생각만 들었다.
오늘 아침에 압박붕대를 풀었다. 그제서야 숨을 쉴 것 같았다.
일요일 조기축구를 하러 집을 나서려는 남편에게 짜증을 냈다.
내 아침밥 차려주고 나가라고 하면서~~~
아프다고 엄살부리는 모습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남편이 왜 그리 꼴보기가 싫던지....
오른쪽 팔을 쓸 때마다 상처부위가 벌어지고, 아직도 맺혀 있는 혈액덩어리가 움직이는 느낌이다.
엄마에게 꾸지람을 듣고 주눅 들은 아들 마냥, 아침상을 차려주던 남편의 표정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두 아이는 수학학원 특강을 들으러 아침 일찍부터 집을 나섰다.
남편도 열흘 넘게 역류성 식도염 약을 먹고 있고, 나도 처방받은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아침밥을 먹어야 하는데 아침상 한 번 차려주고 가는 일이 뭐 그리 힘든 일이라고...
이런 것까지 일일이 알려주고 가르쳐줘야지만 아는 것인지.... 짜증이 나고 화가 났다.
시간이 좀만 지나면 그리 화낼일도 아니었는데 ....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나 대신에 시누 가게 오픈한데도 다녀오라고 그리 당부를 했는데도 아직도 안 가본 남편이다.
남편 치과임플란트 하는 날짜도 달력에 표시를 해두고 내가 챙겨야 할 것이다.
아직 기한이 남아 있는 문창과 과제물로 2개나 남아 있다.
이런 저런 밀린 일들 때문에 평소엔 그냥 넘어갈 일에도 오늘 아침에 남편에게 짜증을 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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