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9. 17:51ㆍ★ 부부이야기
울 엄마, 내게 전화를 자주 하신다.
나와 남편, 내 아이들 건강을 묻고 이런 저런 세상사는 이야기를 하시기도 한다.
갈수록 나와 동생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계시다는 걸 느낄 수가 있다.
나도 엄마에게 전화를 자주 한다. 특별한 용건은 없다.
올3월부터는 시어머니께는 안부전화를 따로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용건도 없고 하고 싶지 않기때문이다.
시어머니, 남편에게 가끔 전화를 하신다.
시동생일로 속상한 애기와 돈 때문에 힘든 이야기를 하신다.
아들을 보고 싶어하고 의지하고 싶어하신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남편은 어머니에게 전화를 안한다. 내가 시키지 않으면 1년에 한 번도 안부전화를 안할 것 같은 아들이다.
그런 무심한 아들이니 장모님께 안부전화는 더더욱 할 줄 모르는 사위이기도 했다.
친정엄마랑 말다툼을 해서 울었던 적도 있었다.
결혼 이후에는 나쁜 이야기들은 웬만해서는 엄마에게 안하게 되었다.
자식의 아픈 이야기는 엄마 마음을 아프게 한다는 것을,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내가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엄마의 힘들고 아픈 이야기를 딸이 아닌, 같은 여자입장에서 들어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엄마입장에서만 들어주게 된 것은 최근부터지만)
그리고 짐작 할 수도 있게 되었다. 딸에게조차 털어놓치 못한 엄마의 숨은 이야기까지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같은 여자니까....
어머님이랑 남편이 크게 다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결혼하고 남편도 어머님에게 효도하고 싶어하는 아들로 변했다.
다만 그 효도를 본인이 아닌 아내가 대신 해주길 바라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남자로 변했다.
아들인 본인이 엄마에게 해드릴 수 있는 효도방법엔, 용돈을 넉넉히 드리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어머님이 고생을 했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여자로서의 어머님의 깊은 마음 속 상처까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남편이 효자라서 결혼을 해서도 지나치게 시가만 챙기면 아내가 힘들다고 한다.
아내가 효녀라서 결혼을 해서도 지나치게 친정만 챙기면 남편이 힘들다고 한다.
효자였던 아들이 결혼을 해서 무심해지면, 며느리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시어머니는 봤다.
효녀였던 딸이 결혼을 해서 무심해지면, 사위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장모님은 못 봤다. 이야기로는 들었다.
여기까지가 내가 직접 겪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얻은 결론이다.
남편에게 종종 어머님께 들러 얼굴도 보여드리고, 어머님집에서 자고 오라는 당부를 지금도 내가 한다.
남편이 몰인정한 사람은 아닌데 마누라 없이는 어머님집에 가는 것을 망설여하면서 불편해한다.
어머님이 내게 힘든 일을 시키는 것도 아닌데 나는 아직도 시가에 가면 신경이 곤두서고 긴장을 한다.
근래들어 남편이 처가에 다녀오자는 말을, 나보다 더 자주 한다.
하지만 나는, 갈수록 친정에 갈 때 남편없이 나만 다녀오는게 편하고 좋기만 하다.
결혼한 딸과, 결혼한 아들이 부모님에 대한 마음은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그걸 표현하는 방법에는 차이가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시누들은 어머님에게 살갑고 정겨운 딸들로 존재하고 있다.
남편도 어머님에게 잘해드리고 싶어하는 아들이다. 하지만 그 방법을 한 가지만 알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남편이 내가 알려주는 방법들로 어머님에게 효도를 직접 하는 아들로 변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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