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명문대, 시험 따위가 뭐지....

2013. 12. 11. 10:21★ 아이들 이야기

 

 

 

 

 

 

우리집 큰 아이가 내년이면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게 된다.

며칠 전에 고등학교 원서를 22지망까지 작성해서 제출했다.

다니던 학원을 그만두고 영어와 수학을 한꺼번에 가르치는 학원으로 옮기고 싶어했다.

잠이 많고 공부를 그닥 열심히 하지 않는 큰 아이가 고등학교에 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엄마인 나는 큰 아이의 고등학교 교복과 등록금과 학원비 걱정을  먼저 하고 있다.

 

동생의 집에 내년이면 고슬아치(고3)가 되는 아들이 한 명 있다. (동생이 나보다 2년 일찍 결혼)

고3에 올라가면은 집에서의 아이 권력이 막강해진다고 한다.

식단도 고3수험생에게 맞춰 짜게 되고 가족행사도 고3 아이의 일정에 맞춰야 한다고 한다.

고3 아이가 있을 때는 집에서의 TV시청도 자제해야 하고 여행도 1년동안은 꿈도 못 꾼다고 했다.

아이의 과한 소비나 반항에도 눈 감아줘야 하고, 부부 싸움도 할 수 없다고 한다.

 

혀를 찰런지 모르겠지만 이게 고3 수험생을 둔 대한민국 보통가정의 모습이다.

여고친구들중에 올해 수능을 치룬 아이를 둔 학부형들이 몇 명이 있다.

광주에 사는 한 친구의 아들이 서울 관악산아래에 있는 대학에 합격했다고 한다.

모든 친구들이 축하해주면서 그 친구를 부러워 하면서 그 대학에 보낸 비결을 물었다.

그 친구 대답은 자긴 일을 다니면서 너무 바빠서 고3아들 밥도 제 때 챙겨주지 못했다고 했다.

 

 

 

 

 

서울의 최고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의 대부분이 수도권고등학교나 특수고(국제고나 과학고등)출신이라 했다.

지방고등학교 학생이 합격하는 경우는 현저하게 낮다는 통계가 나왔다는 애길 귓동냥으로 들었다.

예전에는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있었지만 요즘 시대에는 적용되기 힘든 말이라고 한다.

가난은 되물림되고,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하게 살 수 밖에 없는 이유들에 대한 글이 한 달 전즘에

아고라에 게재가 되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나도 몇몇의 글들을 읽었다)

 

명문대 입학과 졸업이 인생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 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당장에 내 아이의 학교 성적이 좋으면 다수의 부모들은 안심을 하기도 한다.

내년에 고3수험생이 되는 아이를 가진 학부형들이 주변에 몇 몇이 있다.

그녀들은 벌써부터 한숨을 쉬며 고슬아치가 되어 권력을 휘두르게 될 것을 염려하기도 한다.

나도 머지 않아 그런 엄마가 되어 내 아이의 눈치를 보며 아이를 우리집에서 최고의 상전으로 모시게 될까?

 

중1인 작은아이가 어제부터 기말고사를 치루고 있다.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강요한 적이 없는 엄마였다.

그런데 공부에 욕심이 없는 큰 아이는 되려 성적이 좋은편인데 공부에 욕심이 많고

본인 스스로가 성적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작은아이는, 어젯밤에도 자다가 헛소리를 했다.

이제 중1인데 성적에 너무 연연해하는 작은아이를 보면 심히 걱정이 된다.

 

평소에는 넉살도 좋고 허풍스러움으로 우리 가족들을 웃게 만드는 작은아이인데

시험때만 되면 습관적인 두통을 호소하고 잠을 푹 못 자는 모습을 보면 짠하기만 하다.

공부, 잘하지 않아도 사는데 큰 지장 없으니 스트레스를 받아하면서까지 그러지 말라고

자주 안아주고 토닥거려주는데도, 아이 자신이 공부에 욕심을 많이 부리는 것 같다.

겨우 14살이.... 나는 안타깝다. 오늘도 3과목 시험을 치루고 돌아오면 웃으면서 힘껏 안아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