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13. 09:30ㆍ글쓰기 공부, 연습
같은 글을 읽고 느끼는 감상은 개개인이 다를 수 있다.
좋았다, 나빳다, 허술했다, 훌륭했다, 글의 주제가 무엇인지도 알겠다.
혹은 글쓴이가 말하고 싶어하는 게 뭐였는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등등의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독자가 글을 읽을 때의 일반적인 자세일 것이다.
그러므로 글을 읽을 때 개인적인 취향들이 다른만큼 글쓴이가 독자들의 평가에 일일히 대꾸할 필요는 없다.
글의 주제는 무엇이며 뚜렷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는가?
소재들은 적절하게 글의 주제를 잘 설명했고, 소재로 사용한 정보는 정확한 것이었나?
문장의 구성은 치밀하고 논리적이었는가?
그런 기초 위에 문학적 형상화를 이루어 독자들의 감동을 이끌어 내고 있는가?
이것이 내가 작년에 배운 글을 읽고 비평하는 문학공부를 하는 사람의 기본적인 자세이다.
아직까지 나는, 일반독자의 시선으로만 글을 읽고 평을 하는 수준의 학생이다
때로는 글쓴이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방향으로 글을 읽어서 어이없는 평을 하기도 한다.
글쓴이의 입장에서는 나의 그런 평이 불쾌할 수도 있고, 수준 낮다고 비웃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학을 공부하고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독자의 그런 평에 불쾌해 하면서,
자신의 의도를 읽어내지 못하는 독자의 무식함만 지적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한 편의 글이 써져서 독자에게 읽혀지는 순간부터는
그 글을 독자가 어떤식으로 읽는지까지 일일이 간섭해서는 안된다.
내가 쓴 글이 내가 전혀 의도하지 않는 방향으로 읽혀지고 해석된다고 해서
독자에게 내 글을 똑바로 읽어보라고 화를 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화를 낼게 아니라 자신의 쓴 글이 독자의 이해를 구하는데 부족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를 살펴보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나또한 일반독자이기도 하지만 현재는 문학비평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다른 사람의 글(평을 받기 위해 올려진 글일경우)을 읽을 때 글의 내용이나
읽고 난 개인적인 자신의 느낌이 아닌, 글쓴이가 주제의식에 맞게 적절한
소재를 사용해서 글의 구성, 정보의 정확성, 논리적으로 사용했는가를 평가를
하는 자세도 같이 갖춰야 할 것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있는 수필 동아리 합평회에 2월달에도 참석을 했습니다.
합평에서는 자신의 글을 제출하고 학우들의 평가와 교수님의 전문적인 비평을 함께 듣게 됩니다.
수필이라는 영역은 아직까지 문학계에서는 시나 소설장르에 비해 일정 수준이 조금은
낮은 듯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에게 가장 편하고
넓게 읽혀지고 있는 게 수필이기도 합니다.
이 달 제출된 작품들중에 한 학우님의 글 한 편에 대한 합평을 했었습니다.
아직 배우는 학생이고 글을 바라보는 눈이 수준 미달이기는 하지만
저는 용감하게 제 개인적인 생각은 말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리 했습니다.
다만 글의 주제나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에 촛점을 맞추기보다는
글 내용 위주로 일반 독자입장에서 그 글을 읽은 느낌을 중점적으로 애길 했습니다.
그게 글쓴이의 마음을 상당히 불쾌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자기만의 문제의식이 있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일은 각자의 몫인데
문학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본질에 따라 내용에 대해 옳다 그르다식의 평은
동네줌마의 수다수준이고, 중1 여학생 도덕시간에나 다룰 애기라고 저를 비롯한
그 날 글의 내용에 평을 했던 학우들의 수준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노라고 글을 올리셨습니다.
앞으로의 제가 글을 쓸 때 어떤 자세여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공간이 아닌 여러사람들의 합평을 받기 위해 제출된 자신의 글에 대해
자신이 의도하는 주제와 그에 맞는 구성이나 사용된 소재가 적절했는가는
평하지 않고, 쓸데없이 글내용에만 촛점을 맞춰 합평을 했던 그 날의 내용에
불쾌한 자신의 심정을 고스란히 표현하시는 그 분의 자세에 아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그런적이 많았습니다.
블로그는 개인적인 공간인지라 내가 쓰고 싶은 글에 대해
다른이가 반박을 하거나 딴지를 걸면 화를 낼 수도 있고 불쾌함을 표하면서
내 글이 맘에 안 들면 내 블로그에 오지 마삼! 이러면 되지만, 하나의 글을 완성해서 작품으로
평가받기 위해 제출한 글이라면, 어떤식의 평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참 쉽지 않은 공부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저는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글쓰기 공부도 배우지만 이제까지 접하지 못한 또 다른 사람들에게서 배워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수 없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사람 풍선처럼 작은 바람에도 춤을 추고 있습니다.
아직 뭘 모르니 이 사람 말도 맞고, 저 사람 말도 맞는 것도 같습니다.
합평회에 다녀와서 이틀동안은 꿈쩍 못하고 끙끙 앓아 누웠습니다.
독감이라고 해서 지금도 반은 몽롱한 정신으로 정말로 간만에 글을 올려 봅니다.
문창과 공부를 하다보니 마구잡이 푸념어린 하소연 글들도 맘대로 써지지가 않습니다.
그 동안 현실에서는 소락떼기를 몇 번을 지르고 이 놈의 돈돈, 돈이랑은 뗄 수 없는
더러운 현실에 욕을 하면서도 그런 제 일상들을 이제는 전처럼 마구 나열하지를 못하게 되네요. ^^*
큰 아이 고등학교 입학으로 교복를 구입하고, 입학금과 등록금도 가상계좌로 송금을 마쳤습니다.
중학교 졸업식도 무사히 마쳤고 시댁과 처가쪽으로 두 어르신분이 편찮으신지라 그 분을
찾아뵙고, 남편의 지인들 부모님의 장례가 연달아 이어져서 그 모든 일을 챙기는데도 '돈' 이라는 게 필요하더군요.
엊그제 남편의 사직서 제출로 남편의 더 깊은 고뇌는 시작되었고 그 남자의 아내인 저도 함께
고민을 하게 됩니다. 새로운 직장으로 옮기느냐, 아니면 기존 회사에서 제시한 조건에 맞춰 눌러 앉느냐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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