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29. 14:21ㆍ글쓰기 공부, 연습
사이버대학 문예창작학과 공부를 시작한지 1년이 넘었다. 이번 학기에서야 겨우 2학년이 될 수 있었다.
일정 학점을 이수해야만 학년이 올라갈 수 있는데 처음부터 나는 졸업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기에
한 학기에 5과목 이상은 수강하지 않았다. 아니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5과목 이상은 내겐 벅찼다.
오늘도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문학개론' 수업이었다.
' 내 마음 찾기'라는 수업도 듣고 있다.
지난 학기에 들었던 '부모의 심리, 자녀의 심리'이어 이번 학기에는 '남자의 심리, 여자의 심리' 수업도 듣고 있는 중이다.
'독서와 논술지도' '현대소설론'도 함께 듣고 있다.
글쓰기 공부하는 시간이 늘수록 글 한 줄 쓰는게 힘들어졌다.
전에는 쓰고 싶은대로 맘대로 썼다. 나름 거른다고 걸러냈지만 내 속마음 일정부분은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다. 왜냐하면 지금은 글을 쓰다보면 글의 주제가 무엇이고,
그 주제에 맞는 적절한 소재를 글감으로 사용하는지를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글의 소재가 좋아도 주제에 맞지 않는 소재를 쓰면 사건들만 나열하는 장황한 글이 되고 만다.
예전처럼 하나의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이런저런 사건들을 엮어서 나열하는 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글의 몰입도를 떨어트린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점점 글을 쓰는게 싫어지고 짜증스러워진다.
글의 도입부분에서 독자의 관심을 확~ 끌여당길 수 있어야 한다면서 첫 문장이 글의 성패를 절반이상 좌우한다는 이론,
글에서 글쓴이의 감정이 너무 많이 드러나면 읽는 독자가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
감정이 격해 있을 때는 되도록 글은 쓰지 말고, 감정이 누그러진 다음 사건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쓰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분노나 울분을 토로하고 싶은 글을 쓰고 싶다면 있는 사실 그대로만 서술하라고 말한다.
그러면 읽는 사람이 글쓴이의 분노를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으니 웬만해서는 글에서는 격한 감정을 드러내지 말라는 교수님의 충고도 생각난다.
실력 없는 글쟁이들이 글을 쓸 때, 부연 설명을 장황하게 한다는 독서지도 교수의 말도 떠올리게 된다.
되도록 복문은 쓰지 말고 단문으로 짧게 짧게 쓰고, 문단 나누기에서도 끊어쓰기를 하라는 주의사항도
떠오르고, 그리고 라는 순접어는 생략하는게 좋고, 같은 단어를 반복적으로 쓰지 말고, 한자어나 외래어 표기는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웬만하면 우리말만 사용하도록 해라. 등등의
글쓰기 수업에 들은 모든 내용들이 한꺼번에 떠오르다보니 이건 간단한 내 일상의 글마저도
한 줄 쓰는게 조심스럽고 짜증이 날 지경이 되는 것이다.
내 마음을 찾기 위해서는 숨쉬기로 시작해서, 마음을 모으고, 알아차리고, 깨어 있어야하고, 꿰뚫어볼줄
알아야 한다는 이론학습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화가 치밀때도 배운대로 하려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주입식 교육의 폐단인가 싶기도 하다.
공부를 하다보니 현실에서 나란 사람이 얼마나 오만하고 얼마나 많은 고정관념을 갖고 살고 있는
사람인지도 알게 되니 글을 쓰는데도 더더욱 더 주춤거려지게 되고, 오만함의 또 다른 형태인
'열등감'이 수시로 고개를 쳐들고 있다.
그리고
글에서 보여지는 내 모습이 진짜인지도 의심하게 된다.
문장이 매끄러워진다는 건, 그만큼 자신의 글을 그럴싸한 단어들로 포장하는 기술에 능숙해진다는 의미처럼만 느껴진다.
재미있고 공감할 수 있늘 글이 되지만 웬지 진솔함은 안 느껴지는 글로 변질되어가는 것 같다.
여하튼 이런저런 이유들과 방황으로 그 동안 블로그마저 문을 닫고 한 달에 한 번씩 참여하는 수필동아리에도
내 글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3월에 제출한 ' 나는 수전노가 아니야' 라는 글을 마지막으로
수필동아리 합평에 참석 해서도 비평만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다. 총무직때문에 합평때마다 준비해야 하는
간식거리 종류와 점심 메뉴를 고심하고 식당 예약하는 일과 학우들의 글을 읽고 합평을 하는 것만으로도 내겐 벅찼다.
10월에는 꼭 수필 한 편을 써오라는 선배님들의 충고때문만이 아니더라도 다음 달엔 꼭
내 글을 갖고 수필동아리에 참석을 할려고 하는데 아직까지 진도가 잘 나가주지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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