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30. 23:04ㆍ★ 나와 세상
직장맘도 아닌데 밥하는 일이 지겨워진다.
아이들이 어려서 손이 많이 가는 것도 아닌데 집안일이 늘 밀린다.
한 때 나도 꽤나 깔끔 떠는 주부였다. 매일 쓸고 닦기에 열심이었던 적도 있었다.
집안일에 게을러지고 음식 하는 것을 귀찮아 하게 된게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 잘 모르겠다..
지난 일요일엔 동생집에서 잠을 잤다. 월요일 아침에 동생 차로 출발을 해서 친정에 오후 2시에 도착을 했다.
밭에서 뽑은 200포기 정도 되는 배추들을 잘라서 소금에 절였다. 엄마, 아빠 동생과 넷이서.
화요일엔 절인 배추들을 헹구고 영암 장에 가서 새우젓과 굴을 샀다.
집에 돌아와서는 양념들을 씻고 준비하고 나니 하루가 다 갔다.
유난히 깔끔을 떠는 동생 덕분에 친정엄마와 동생의 분쟁속에서 나는 묵묵히 시키는 일만 했다.
수요일엔 아침 일찍부터 동생과 친정엄마가 자기들만의 김장 방식을 고집하르랴 실갱이가 있었다.
동생은 작년부터 직접 동생집에서 100포기가 넘는 김장을 하기 시작했다.(텃밭에서 가꾼 배추들을 뽑아서)
올해는 130포기를 아파트에서 하느랴(76세 시어머니랑 같이- 올해는 시누와 동서도 오지 않았다)
작년보다 힘들다고 했다. 난 여직 혼자서는 김장을 해 본 적이 없어서 동생과 친정엄마가 시키는 대로만 움직였다.
다랭이포, 다시마 멸치국물로 우려낸 물을 식혀 액젓을 섞어 내린 물양동이를 동생이 엎어버리는 대형사고가 있었다.
어찌어찌 해서 동네 어르신 네 분과 엄마, 아빠 동생과 내가 배추를 버무려 무사히 김장을 마쳤다.
대형 사과박스 6개를 포장을 해서 바로 택배로 부쳤다.
김장을 하면서 욕이 나올뻔 했다. 오로지 몸이 너무 힘들어서 그랬다.
해가 갈수록 엄마 아빠가 김장하는 일을 힘들어 하신다. 하시지 말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으시면서도 힘들어 하신다.
그럼에도 김장을 도와주러 내려오는 사람은 늘 정해져 있고, 받아 먹기만 하는 사람도 정해져 있었다.
수요일 저녁에 동생과 함께 올라왔다. 여전히 동생 혼자서 운전을 했다.(자동차 보험이 부부형이라고 운전대를 내게 안 줬다)
엄마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우리에게 미안하다고~~ 뭐가 미안하신걸까?
목요일엔 친정서 가져온 김치중에서 한 통을 싣고 이모집에 갖다 드렸다.(지난주에 이모님이 우리 동네로 이사오셨다)- 택시 타고
아들 부부와 같이 살고 계신 이모도 내년 2월부터는 혼자 지내시게 된다.(아들 부부와 손녀가 3년동안 중국으로 나가게 됨-회사에서 발령받음)
목요일 밤엔 서울 안국동에 고교 동창회가 있다는 남편을 데리러 대리운전을 다녀왔다.
금요일엔 친정집에서 싣고 온 쌀자루와 김치를 막내동생집에 갖다줬다.
밤에는 회장과 술자리가 있다는 남편을 데리러 서울 방이동으로 대리운전을 갔다.
그리고 1차 술자리를 끝낸 남편을 태우고 신내동으로 가서 2시간동안 차 안에서 기다려 새벽 2시에 집에 도착했다.
토요일엔 수필 동아리에서 문예지 송년회 연습 때문에 영등포에 다녀와야 했다. (두 번 다신 무슨 동아리 총무같은건 안 맡을 것이다)
너무 힘들었다. 몸이 고단하고 지친다.
발바닥에 박힌 티눈 제거를 한지(피부과에서 레이저로 했다) 한 달이 되어가는 데도 자꾸 덧이 난다.
의사가 당뇨가 있는것 아니냐고 해서 새삼스레 당뇨 검사도 했다. 작은 상처가 너무 오래 가고 염증이 자꾸 생긴다.
되도록 걷지 말고 물에 닿지 않게 조심하라는 주의사항을 잘 지키지 못해서 그랬나보다.
지금도 좀 많이 걷는 날이면 발바닥에서 불이 나는 것 같다.
어제도 두 딸들 간식을 준비해서 학원에 갖다줬다. 그리고 나도 두 딸들도 모두 기말고사 준비로 바쁘다. 벼락치기 공부를 하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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