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16. 19:59ㆍ책,영화,전시회, 공연
전직 야구선수였던 최현수라는 남자가
세령호라는 작은 시골에 발령을 받아 답사를 갔다 우연히 뺑소니 사고를 저지르고
그 후에 일어나는 일들을 그 곳에서 알게 된 안승환이라는 인물의 시점으로 서술하는 내용이다.
여러 성격의 인물이 등장하여 서로에 대한 갈등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내용들이 전개된다.
치과의사인 오영재의 열두살난 세령의 죽음으로 서로 얽히는 인물들과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흘러간다.
오영재는 자신의 소유라 생각하는 딸 세령을 죽인 최현수에 대한 복수로 최현수의 아들 서원을 선택한다.
살인자의 아들로 살면서 세상에서 고립되어가는 서원을 7년동안을 지켜보던 오영재는
자신의 딸을 죽인 최현수와 그의 아들인 최서원을 자신이 직접 처단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살인자가 되어 사형수가 된 최현수는 오영재에게서 자신의 아들 서원을 지키기 위해 안승환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그러던 7년이 지난 어느 날 서원에게 소설이 전달 되면서 의문이 해소되며 최현수의 사형 집행일에 오영재는
자신의 복수를 완성하려 한다.
소설의 줄거리만 보면 대략 이랬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해서 지루함 때문에 페이지를 넘기는 게 어렵진 않았다.
경찰은 왜 처음부터 오영재의 실종을 해결하지 않았는지, 사형수의 최현수의 사형이 집행이 되고나서야 세령호 사건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는지의 설명이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또 안승환은 어떻게 오영재의 부인과 연락이 되어 오영재의 실상을 알 수 있게 되었는지,
왜 최승현은 몽유병 같은 것에 의하여 밤마다 숲을 헤메는지?...... (새령을 죽인 죄책감이나 어린시절의 아픈 기억때문인 듯 싶었지만)
이러한 사건들의 인과관계가 확실치가 않아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물론 내 이해력이 좀 부족해서 그런건지도 모른다.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묻고 싶은건 무엇이었을까?
열두살 세령을 죽인 사람은 단순히 최현수 한 사람뿐일까?
진짜 세령을 죽인 사람이 누구인지를 우리에게 묻고 있었다.
최현수의 차사고 후에 살아 있던 세령이 눈을 뜨며 "아빠"를 부르던 부분은 무얼 의미하는 것일까?
아마도 세령은 자신을 죽이려 하는 사람이 평소에 자신을 무차별적으로 학대하던
아빠, 오영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살아 있던 세령의 입을 저주 받은 왼손으로 틀어막고 죽게 만든 최현수가
세령을 호수에 던졌을 때, 물속에 있던 안승환이 손을 내밀고 건져냈다면 어쩌면 세령이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차량 사고를 낸 서원이 아빠 최현수 한사람만 세령을 죽인 진정한 살인자인가?
아님 물에서 세령의 시신을 보고도 모른척 하고 혼자만 나온 안승환일까?
아님 평소에 심한 학대를 한 아버지 오영재가 진정한 살인자인가?
아님 어린아이를 외톨이로 생활하게 만든 세령마을 주민과 학교친구 및 교사도
공동의 살인자이지는 않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축사에서 사는 고양이 '어니'만이 유일한 세령은 왜 그렇게 죽어야만 했을까?
예전에도 정유정 작가가 쓴 『내 심장을 쏴라』를 읽어 본 적이 있다.
정유정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 대부분은 평범한 사람들은 아닌 듯 싶다.
정상인 시점으로 보면 주인공들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아니고 정신병이라 진단을 내려도
무리가 없는 사람들이다.
『7년의 밤』에 등장하는 인물 대부분은 평범하고 상식적인 사람들은 아닌것 처럼 그려지고 있다.
자기가 만든 세상에서 완벽한 결벽증에 가까운 행동을 보이는 오영재.
자기도 모르게 왼손에(왼손잡이 이면서) 마비가 오며 자기가 인지하지 못하는 몽유병 같은 행동을 하는 최현수.
남편과 자식을 사랑하면서도 따뜻하게 대하지 못하는 최승현의 아내 강은주.
모든 사건을 옆에서 바라보고 내용을 알면서도 말을 안하는 방관자인 안승환.
주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행동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말하는 것 같고
아직 세상을 경험하지 못한 서원과 경험의 기회 조차 없었던 세령을 통하여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이 책을 통해 나는 현시대의 언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살인자의 아들인 최서원을 통해 현시대의 언론의 본질이 무엇인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시간적 공간적 구성이 다소 복잡해서 도입부분에서는 이해하는데 좀 힘이 들기도 했지만
소설적인 재미와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의 전개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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