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해도 괜찮아><너는 모른다><엄마와 딸>

2017. 3. 27. 19:37책,영화,전시회, 공연






제목 때문에 읽었다. 나 스스로 예민하다고 생각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여성 페미니즘이 연상되는 제목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예민해도 괜찮아(이은의) - 불쾌한 터치와 막말에 분노하는 당신을 위한 따뜻한 직설
내가 까탈스러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 한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였던 것 같다.

여성이 살기 좋아진 세상이라고 한다. 옛날(?)에 비해서 좋아졌다는 건지 , 남자보다 여자가

살기 좋아진 세상이라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떤 것에 관해 문제 제기를 하면 까칠한 사람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저자 이은의는 삼성이라는 대기업에 입사했고  그 곳에서 성희롱 사건을 겪으며

그것을 문제제기하고, 법정 소송까지 했던 여성이다.

그 일로  삼성을 퇴사하고  37살에 로스쿨에 들어가 지금은 변호사로 활동중이다.

성관련 사건을 상담하고, 변호와 아울러 강의도 하고 있다.

자신이 직장에서 성희롱의 피해자로 끝까지 싸워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겪는 성희롱, 성폭력, 성추행 문제의 본질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지은이는 40대 비혼 여성으로 3, 40대 미혼, 여성이 겪는 불편함과 성차별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고 있으며
변호사로서 법적인  범위안에서 피해 여성으로 할수 있는 방법들도 조언해 주고 있다.
남성들을 잠정적 가해자 취급받는게 불쾌하다고 느끼는 남성중심의 사회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남성은 가볍게 한 말인데, 왜 여성은 불쾌하게 느낄수 밖에 없는지도 풀어내고 있다.
우리는 성폭력 목격자나 주변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일이 있을 때,  목격한 사실이나 피해자의 입장보다는, 자신이 불편해질 일을 고민하게 될 수도 있다.

용감한 피해자들 덕에 세상이 조금씩 바뀐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이 제삼자의 선택과 피해자에 대한 지지 덕에 세상이 조금더 나아진다고 생각한다.



 

어느 5월의 일요일, 한강에 떠오른 한 남자의 시체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한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시작되고 끝을 맺는다.

중국과 무역을 한다는 아버지인 김상호는 실은 장기밀매 브로커이다.

그의 아내는 두 번째 부인으로 화교출신인데 전 애인과의 사이에서 생긴 딸을

남편의 딸인양 가장하며 살면서 애인과의 관계도 끊지 못하고 산다.

전 부인의 대학생 딸은 아버지의 외도로 지독한 외로움에 빠져 상처 입은 채로 집 밖에서 생활을 한다.

스물살 아들 또한 의대에 입학하지만 가족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휴학을 한다.

열 살 된 어린 딸은 엄마가 화교이고 세컨트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막내딸이 실종되면서 겉으로 평범해 보이는 중산층 가정은 위기를 맞는다.



딸이 실종 되었음에도 김상호는 자신이 하는 일 때문에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한다.

이런 가족도 가족일까? 모든 가족이 각자가 지닌 비밀을 간직한채 살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독특한 캐릭터로 이루어진 가족들. 다른 가족의 비밀을 모르고 각자가 살아가는 이 가족이 이 집만의 모습일까?

소설속 가족들은  비밀을 들켰을때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싶어하는 동시에

가족의 비밀을 하나씩 알아갈수록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사랑도 생겨난다.

결국 아버지 김상호는 체포되어 중국 감옥에 갇히고 막내딸은 행방불명이 된다.

시간이 지난 후 뇌가  망가진 상태로 발견된 막내딸을 계기로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씩 생긴 가족의 모습의 모습이 그려진다.






" 엄마처럼 살진 않을거야"

" 딱 너 같은 딸 하나만 낳아봐라!"

딸의 이름으로 70년, 엄마의 이름으로 45년을 산 시인 신달자.

가장 멀고도 가까운 사이, 눈물 나는 그 이름, 엄마의 딸

세상의 모든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이다.


오늘 오전에도 친정엄마와 전화를 받았다. 엄마의 이야기에 동조해주지 못하고 반박을 했다.

엄마의 이기적인 이야기에도 무조건 엄마 편이 되어서 동조해주고, 엄마가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나도 함께 미워하는 척, 함께 욕을 해주자고 늘 다짐의 다짐을 하는데도 그게 잘 되지 않는다.

한 번은 꾹 참고 함께 동조해주는데  두 번은 못하게 된다.

난 그래서 좋은 딸, 속 깊은 딸이 아니다.


저녁 무렵에 딸 아이의 문자를 받았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딸이 이 달 용돈이 다 떨어져 밥 사먹을 돈은 물론이거니와

목감기 약 사먹을 돈도 없으니 다음달 용돈을 미리 부쳐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미 할만큼 했던 잔소리를 뒤로 하고 아빠에게 말해서 송금 해달라고 했다.

오늘도 알바 구하러 다닌다는 딸 아이에게 나는 좋은 엄마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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