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아홉살, 나의 요즘

2018. 3. 26. 19:23★ 나와 세상




남편과 말다툼을 할 때마다 도마에 오르는 것 중에 하나가 돈 문제다.

어쩌다가 한 번 만나 마시는 술, 저녁 먹으면서 한 잔 , 운동 끝내고 가볍게(?) 한 잔.....

술을 마시는 이유는 너무나 많다. 그로 인한 술값, 대리비 지출이 만만치가 않다.


사실 남편이 술을 자주 마시는 데는 외로움과 절망감 때문일 것이다.

마시지 않아야 하는데 마음은 갖지만, 마시고 나면 머릿속을 지우개가 지워버린다.

마신 후에 스스로 자책을 하기도 한다.


엊그제도 집에  뒹굴어 다니는 와인 한 병을 별로 친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줘버렸다.

양주 한 병도 보기 싫어서 누군가에게 줘버렸다.

그렇다면 난 왜, 술이라면 무조건 다 싫을까? 술이라 하면 난 무조건 치가 떨린다.



지금도 1주일에 5일은 술에 취해 있는 남편의 모습을 봐야 한다.

많이 취해 있든 적당히 취해 있든 내겐 그저 오늘도 또 술에 취해 있군.....혀를 차게 된다.

밤11시에 퇴근)중번근무)했을 때도 취해 있었고, 새벽에 퇴근(말번근무)했을 때도 취해 있는 남편을 보게 된다.



희망이 없다는 느낌...... 삭막하다.

더 이상 난 젊지도 않는데....... 우리는 가난하기만 한데.... 난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것도 아닌데.....

오늘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내일을 꿈꾸고 살고 싶은 것뿐인데..... 난 욕심이 많은 사람도 아닌데................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무얼 위해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딸 아이를 보면 한 없이 미안하기만 하고...... 순간 순간 남편에 대한 원망과 미움 때문에 가슴이 시리다.

피곤해 쓰러질 것 같아도 매일 가계부를 쓰고, 아이들 대학 등록금 적금 통장을 만들려고 하는

나의 모든 행동들이 구질구질하게 느껴진다.


메마르고 쭈글쭈글거리는 내 얼굴 주름살도 보기 싫고

배고픔 때문에, 오로지 살기 위해 (생명연장) 밥을 먹는 내 모습조차조 구차하게 느껴진다.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남편 때문이 아니라,

내 자신에게 순간순간 화를 내는 내 자신을 보게 된다.

밤근무  하는 새벽에 부스 안에 혼자 앉아 있는 시간에 무수한 생각의 조각들....


누구 누구 때문이 아니라..................

내가 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내가 참 미워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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