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6. 13. 08:57ㆍ★ 나와 세상
밤근무는 밤 10시부터이다.
사무실엔 21:30분까지 입실하면 된다.
근무자 중에 버스로 출, 퇴근을 하는 나 밖에 없는 듯 하다.(빨간날엔 나도 남편 차타고 출퇴근 함)
자동차 없는 동료는 나 말고도 두어명 더 있지만, 한 명은 근무지에서 도보로 출, 퇴근을 하고
다른 한 명은 퇴근이 이른 남편이 출 퇴근을 책임져주고 있다.
어제도 밤근무 였다. 20:40분즘에 영업소에 도착했다. 역시 출근은 내가 1등이었다.
일찍 출근해도 특별히 할 일도 없다. 탈의실 바닥 걸레질을 한 번 더 하는게 전부이다.
하지만 버스를 한 번 갈아타야하고, 해당 버스가 3,40분에 한 번 있는지라 어쩔 수 없이 일찍 출근하게 된다.
남편이 쉬는 날, 남편 차로 출근하는 날엔 영업소에 8분이면 도착한다.
10년 전, 톨게이트 일을 그만 두게 된 이유가 밤근무때마다 뒤집어지는 내 속병 때문이었다.
근무시작하고 3개월까지는 그만그만하게 견딜만 하더니 드디어 3개월이 넘어갈 때즘인 지난 달말에
다시 새벽녘에 찾아온 속스림과 통증으로 부스안 쓰레기통을 부여 안고 구역질을 해야만 했다.
하필 그 날은 밤근무 후 다시 중번 (오후 2시부터 밤10시)근무라서 퇴근을 해서 두어시간 자고
다시 출근을 해야 하는 날이었다.
속이 깍이는 통증과 두통 그리고 속울렁증으로 도저히 출근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연차 사용이나
다른 근무자와 근무 바꾸는 걸로 해결해보려 했지만, 내가 아직 정직원이 아닌 알바라서였을까?
대근자가 없으면 어렵다는 사무실 답변을 듣고 알겠다고 대답 했다.
그리고 퇴근해서 병원에 들러 링겔을 맞으면서 두어시간 자고 다시 출근을 했다.
장염이란다. 장이 부었다고 했다. 뭘 특별히 먹은 것도 없는데...
중년 아줌마라면 한두번은 고민해보는 다이어트라는 단어랑 나는 거리가 먼 사람인데
이번 장염으로 내리 3일을 죽으로 연명하면서 일을 하다보니 피죽도 못 먹는 허수아비 같은 볼품 없는
내 몸둥아리는 더 골았고 기운이 없이 손끝까지 덜덜 떨리기까지 했다.
안되겠다 싶어 보약을 먹고 일을 해야지... 결심했다. 돈은 벌어야 하니까....
세 번의 월급을 받았다. 내 월급의 97% 정도는 저축을 했다.
그리고 남편 명의로는 마이너스 대출을 받아 큰 아이 등록금 분납금을 냈다.
여름 샌달도 한 컬레 사야 하는데 아직 못 샀다.
미용실에 들러 파마를 한 번 해줘야 할 시기가 넘었는데 아직 못 갔다.
인공눈물 처방을 받기 위해 들리는 안과진료나, 이번 장염이나 위장병으로 찾는 동네 내과 진료비 내역서와
약국 영수증도 챙겨서 실비보험에서 보험금을 받으면서 지냈다.
매일 종이 가계부와 엑셀 가계부를 정리를 열심히 한다.
고3이 되어 성적이 오르고 있는 작은 아이 학원비와, 내년부터 다니게 될 대학 등록금을 기여코
마련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는 중에도 친정 아버지 팔순과 시어머니 생신이나 시댁 제사등에도 모른척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과 애씀이 나 혼자만 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대학생 큰 아이 자취방 보증금 500만원은 마련해놨지만 월세가 부담되서 전세로 알아보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같이 사는 남정네는 다른 동네 일처럼 구경만 하고 있다.
남편은, 참 급한것도 없고 걱정거리도 없는 사람마냥 보인다. 그 속은 안 그럴지 모르겠지만
같이 사는 나에게는 그렇게 느껴진다.
위의 통증이 극심하게 느껴지는 새벽2시부터
미리 싸간 양배추 삶은것, 생 마, 토마토 찐 것, 브리콜리 데친 걸 먹어준다.
차량 통행이 없는 새벽 시간에 부스에 혼자 앉아 혼잣말을 하는 날도 있다.
도로 순찰차 눈을 피해 몰래 읽는 소설 나부랭이도 속이 뒤집어지는 날엔 읽혀지지도 않는다.
한자 연습도, 색칠하기도 소용이 없다.
어떤 날엔 부스에 혼자 앉아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러다 어쩌다가 진입하는 차량 운전자에게 벌개진 눈을 들키지 않으려고 휴지를 눈두덩이를 닦고
"안녕하세요? 고객님!: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요!" 라고 인사를 한다.
그런 나를 보며 실성한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유니폼이 반팔로 바뀌고 나자 역시나 가끔씩 지나가는 운전자들에게
"아줌마는 살 좀 쪄야겠어요. 밥은 먹고 살아요?"
라는 말을 다시금 예사로 듣게 되었다. 듣기 싫다.
나도 지겹다..... 내 마른 체형도 싫고 살찌지 않는 내 체질도 맘에 안든다.
현재 내 체중이 얼마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다이어트 해야겠다면서 체중 줄이기에 고민해보는 아줌마로 살아보고 싶다.
일하기 싫다. 지긋지긋 하다.
하지만 돈은 벌어야 한다.
잘 성장하고 있는 내 두 딸들을 생각하면 한 없이 미안해지기만 하다.
고3이 되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주는 작은딸을 보면서 기운을 얻기도 하지만
깡으로 버티는 것도 기본적인 체력이 있어야 하는지
요즘엔 난 벌써 지쳐가고 있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또 그만 두고 다른 일을 또 찾아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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