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와 마음 내려놓기

2018. 10. 27. 15:06★ 나와 세상




대학을 가기 위해 십이년 동안 얼마나 공부를 했을까?


대입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아이 성적을 바탕으로 어느 대학에 원서를 써야 합격 확률이 높아지는지 등등의

지식에 관해 아는게 없는 고3 엄마로서 미안한 마음은 갖고 있었다.

작은 아이 대입원서도 큰아이때와 마찬가지로  전적으로 아이에게 맡겼다.

수시 원서 전형에 대해서도 아는게 하나도 없었다.

수능 최저 등급, 교과전형, 학생부 종합이니 내신 등급에 관한 정보도 아는게 별로 없는 엄마였다.


지난 주,작은아이가  1차 내신에서 통과한 대학에  면접을 보러 가는데 동행을 했다.

열흘 넘게 면접 준비를 위해 예상 문제를 작성하고 외우는 모습을 지켜봤다.

하교 후 도서관 컴퓨터실에 들러(집에 컴퓨터가 고장난걸 아직도 안 고쳤다) 나와 함께 저녁을 먹고

아이는 다시 도서관으로 갔고 나는 집으로 귀가를 했다.

수능일이 다가올수록 아이는 깊은 잠을 못 자고 예민해지는 것 같다.





작은아이가 면접 보러 간  대학 캠퍼스를 산책했다.

잔뜩 긴장한 작은딸의 모습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만 들었다.

대한민국 최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춘들을 너무 많이 본다.

특히 도서관에 근무하다보니 더더욱 자주 보게 된다.(누렇게 뜬 얼굴로 공부하는 청춘들을 도서관 내 열람실에서 매일 본다)

명문대 대학을 졸업하고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공공기관 계약직 모집에 이력서를 내는게 지금의 현실을 잘 알기에

굳이 대학을 가려는 딸 아이들을 말리고 싶은 마음도 컸었다.

하지만  본인들이 형식상의 학력 차별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 시대를 알기에

나도 별 특별한 철학 없이 아이들이 하고자 하는대로 지켜보고 있을뿐이다.





두 어달이 되어는 요즘에서야 정리실 업무에 대해 조금 알 것 같다.

새로운 일을 배우면서 스스로에게 민망하고 무참할 때도 있었다.

다른 사람 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고도, 새로운 일을 배우는 데 더딘 나였다.

새롭게 배운 지금의 정리실 일이 재미 있다. 그런데 힘이 든다.

목 디스크 때문이 통증이 심해져서 쉬는 날마다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있다.

대신 위장병은 나아가고 있다. 15만원짜리 한약을 먹고 있다.





10월 들어 극장에서 영화를 두 편이나 관람했다.

여고 친구들도 두 번이나 만나 맘것 수다를 떨었다.

금전적인 부분에서 어느 정도 마음을 내려 놓았다고나 할까?

나름 저금도 하고는 있지만 경제적으로 우리가정이 안정권에 들기는 힘들 것 같다.

저금 한 돈 대부분은 당분간은 두 딸들을 위한것이다.

그리고

사람의 천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다른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버리는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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