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 5. 16:04ㆍ★ 나와 세상
강릉으로 1박2일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가족여행이라고는 거의 가본 적이 없는데다 집 밖으로 나가는 모든것을 노동으로
받아들이는 내 저질 체력은 이마저도 버티는 걸 힘들어 했다.
내 식구니까 참아주고 이해해주지 누가 이런 나를 여행에 데려가줄까 싶었다.
맛집을 찾아 맛난 음식을 먹어도 음.. 맛있네.. 그 뿐 더 이상의 감흥도 없었다.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만 아팠다.
이번 가족여행은 작은아이의 현장체험 보고서를 제출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수능 끝나고 꼭 가족여행을 한 번은 가자는 두 딸들과의 약속때문에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큰 아이가 처음으로 가족 일정을 위해 주말 알바를 빠졌다.
작은아이의 수능을 끝내고 입학할 대학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예치금을 넣었다.
그리고 바로 알바자리를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하더니 주5일 근무하는 알바를 구했다.
브론치 카페이고, 하루에 3~4시간 근무이고 서빙과 주방보조일까지 한다고 했다.
집에서 자동차로는 10분거리지만 버스로는 한 번은 갈아타야 하는 곳이었다.
첫 날 출근하고 다니기 싫다고 투덜대더니 그만 두라는 내 말에 반항이라도 하듯이 지금껏 계속 다니고 있다.
설거지를 할 때 고무장갑을 안 끼고 해서 손등이 갈라지고 트기 시작했다.
매일 핸드크림을 바르지만 소용이 없다. 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하라는 내 충고(?)에도 불편하다고 말을 안 듣는다.
냅뒀다.
주방에서 아주 가끔은 샐러드를 준비하기도 하고 칼질을 하기도 하나보다.
빨간날에도 알바를 하러 갔다.(성탄절, 신정)
집에서는 설거지 한 번을 안한다. 다음 주중에 첫 알바비를 받는다고 한다.
막내 동생이 내 통장으로 백만원을 입금했다.
작은아이 대학 등록금에 보태라고......막내 동생 아들도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싸이클을 하던 아들)
하지만 조카는 대학 진학을 하지 않았다. 취업을 하든지 군대를 간다고 했다.
내 큰 아이 대학입학때도 내게 백만원을 보내준 동생이다.
1년짜리 적금을 든 게 있었다.(150만원짜리)
만기 적금과 이번에 동생이 보내준 백만원을 합해 250만원을 동생에게 송금했다.(동생통장으로 200, 조카 통장으로 50)
제발 쓸데없는 오지랖 떨지 말고 너와 니 아들만 챙기고 살라고 충고를 해줬다.
큰시누가 서울에 32평 아파트를 샀다. 시어머니(시누의 친정엄마)가 사시는 같은 아파트 단지이다.
축하해줬다. 집들이는 따로 하지 않을 것 같았다.
시댁 송년회 저녁 식사 후 시누집에 세탁세제를 사들고 방문했다.
토스로 20만원을 큰 시누 통장으로 송금했다.
주변 지인중 한 명은 시누가 집을 샀으니 돈100은 해줘야 하지 않냐고도 했다.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사는 사람들은 진짜로 그렇게 사람 노릇을 하는데 많은 돈을 쓰고 사나보다.
사람 노릇을 하는데엔 늘 돈이 든다.
지금까지도 난 웬만하면 남에게 받은 것은 돌려주고 살려고 애쓰고 산다.
받는 것은 바위에 새기고, 준 것은 바람에 흘려 보내라는 말을 늘 염두에 두고 ㅅ라려고 한다.
그렇게 살려다 보니 살아가는 게 녹녹치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챙겨야 할 것에 모른척 하고,
일단 남이 주는 건 받고 보자라는 사람으로는 살지 못할 것 같다.
그래서 내가 가난에서 못 벗어나는거라는 걸 알면서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다.
에구....주제파악 못하고 분수를 모르는 생활을 하는 건, 남편이나 나나 같은 모습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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