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그리운 노년기

2022. 6. 23. 11:55★ 나와 세상

 

 

엊그제, 예전에  일을 같이 했던 분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한 분은  독거노인가구를 방문하여 건강과 안부를 체크하는 계약직으로,

한 분은 행정복지센터에서 코로나 피해보상금 지급 업무를 4개월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분들이다.

 

독거노인가구를 방문하는 일을 하는 분, 이야기를 들으면서 친정엄마가 떠올랐다.

자식에게 서운한 마음을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을 붙잡고 이야기하는 노인의 마음을 헤아려 보게 된다.

10분이라도 더 있다 가라면서 붙잡는 독거노인의 마음이 전해지는 이야기였다.

 

 

 

나는 다정한 딸인 적이 거의 없었다. 혼자 되시고 6개월 동안만 매일 안부전화를 챙겼다.

그마저도 귀찮아하면서부터는 사나흘에 한 번, 어쩔 때는 1주일에 한 번 하는게 고작이다.

지금은 엄마가 전화를 하셔도 퉁 하니 불량한 자세로 받을 때가 대부분이다.

 

엄마가 사람을 그리워하신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엄마는 나와 동생들과는 다르게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밖으로 다니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이다

젊디젊은(53세) 내가 집구석에만 쳐박혀 있는 것을 이해못하시는분이다.

 

친정에 내려 갈 때면 새벽4시즘에 일어나 5시30분쯤 집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동생들과 친구들에게도 시골에 내려간다는 이야기를 꼭 하고 간다.

친정에 내려가는 횟수와 전화통화 하는 것까지 기록까지 하면서 그래.. 그래도 나는 이만큼은 하는 자식이다...보여주듯이...

 

 

 

올해 들어 친정을 방문한 횟수는 네 번, 부천에 올라오셔서 동생집에서 지내실 때는 삼일동안 함께 지냈고

관상동맥수술을 받으실 때는 입원과 퇴원하는 날, 함께 동행했었고, 시골집까지 모셔다 드리는 것까지

하는 걸로 자식 노릇은 했다고 생각했고, 다음 달 즘에 한 번 더 다녀와야겠다는 계획도 의무감에 비롯된 것이다.

 

엄마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다툴때가 많다.

올해 팔순이 되신 친정엄마의 푸념과 하소연을 들어주기만 해야 하는데 

비난하거나, 엄마가 달라져야 한다면서  가르치려고만 하는 딸이다.

 

그런 나를 야단을 치는 친정엄마에게 한마디도 지지 않고 말대꾸를 한다.

백살인 노인이라도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고쳐야 한다면서..........끝까지 엄마를 가르치려고 한다.

그리고  스물 세살 된 내 작은딸에게 같은 방식으로 지적을 받는 엄마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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