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다치고, 허리를 다치고

2022. 9. 20. 18:40★ 부부이야기

낼 모레 육십을 바라 보는 나이에도 술과 열애중인 남편이다.

이해와 체념을 통해 어느 정도 마음을 다 잡았다고 생각했는데도

지금도 가끔은 화가 나서 미쳐 버릴 것 같을 때가 있다.

그렇게 결혼 생활 내내 내 마음을 다치게 한 남편이,

지난 주 토요일에 병원에 입원을 했다.

 

 

그 날도 술에 쩔어 들어온 남편, 술이 덜 깬 남편을 둔 덕분에

내가 대리 운전을 남편을 태우고 남편 회사까지 함께 출근을 했다.

휴일이었지만 직원 세 명과 함께 회사 재고 파악을 하기로 되어 있다고 했다.

전날 생수 박스들을 들다 허리를 삐긋 했다고 한다.

그런 상태로 술을 마셨다는 게, 나 같은 비음주자로서서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술을 마실 때는 아픈 줄 몰랐다나.... 술이 깨니 점점 더 아파온다고... 말인지 막걸리인지.....

회사 일을 마치고 직원들과 점심을 먹고 나서부터 점점 더 심해지는 허리 통증으로

매번 진료를 하는 서울 중랑구에 있는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보고 바로 입원을 했다.

병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나는 이번에도 2시간 넘게 버스와 전철을 갈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전철안에서 핸드폰을 보다 종점에서 못 내려서 전철안에 갇혀

덩그라니 혼자 남아 있던 10분정도의 공포를 느끼는 경험도 했던 날이었다.

여하튼 피곤한 하루였다. 내가 술 마신 사람 마냥 하루 종일 머리가 지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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