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4. 15. 12:18ㆍ★ 부부이야기
쉬는날이면 축구를 하러 나가는 남편은 잦은 술자리로 나온 배가 들어가서 체중도 줄었고 그로 인해 작년에 입던 바지 허리가 커졌다고 나름대로 흡족해 하고 있는것 같다. 아빠에게 뚱땡이라고 놀리던 아이들도 이젠 아빠도 엄마처럼 날씬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을 한다. 체질적으로 살이 잘 안찌지 않는 나로서는 그게 행운이라는 생각은 아직 한번도 해보질 못하고 살았다. 가까운 막내시누도 시댁에 들릴때마다 무슨 한약도 먹고, 줄넘기를 할때도 있고 식단도 조절을 하기도 하는 모습을 자주 봤었다. 결혼한 큰시누도 한창 다이어트를 한다고 에어로빅을 다니면서 밥굶기를 수시로 하면서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햇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그런 그녀가 참 부지런하다는 생각을 했으며 내 보기엔 그리 뚱뚱하지도 않는데 뭣하러 힘들게 저렇게 체중을 줄일려고 애를 쓸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개인적으로 나란 사람은 내가 말라서인지 마른 사람을 그리 좋아하질 않는다. 남자든 여자든 과하게 마른 사람들 치곤 성격 좋은 사람이 없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없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고로 나는 나와 비슷한 성격을, 나와 비슷한 체질을 가진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난 그래서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시누들만 봐도 먹는 양으로만 따지자면 내가 그녀들보다 많이 먹는다. 지금 나는 위장이 정상적이지 못하고 수시로 위장이 뒤집히는 아픔을 느끼고 있어서 더 먹고 싶어도 규칙적으로 적당량만 먹고 있지만, 그전에 나는 참으로 식사량이 친구들 중에서도 가장 많았다. 대신 나는 군거짓을 거의 하지 않았으며, 출산이후엔 더더욱 더 과자나 기타 군거짓거리 음식들이 더 땡기지가 않는다. 가끔은 친정엄마보러 가는 날엔 그전날밤에 다음날 부어보이라고 밤12시 너머서 라면을 끓여먹고 바로 잠들기도 해보고, 부은게 살이 된다는 풍월로 어떻게든 살을 찌어볼려고 노력을 했었다. 오랜 나의 위염을 잘알고 있는 동네 내과 의사양반이 그런 내 애기에 기막혀 하고 절대로 그러지 말라고, 그런다고 살 안찐다고, 위에 부담만 주는 나쁜 습관이라고, 소량으로 자주 먹도록 하라고 했다. 그런 나에 비해 남편은 술, 담배을 하면서 군거짓거리를 애들이랑 먹는걸 보면 정말 많이도 먹는다. 3천원짜리 투게더 아이스키림 한통을 저녁식사후 바로 다 비우는 모습을 언젠가 보고 난 정말이지 질려 버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먹어도 살이 안찌는 나와 비교해서, 주위 넉넉해보이는 둥근 체형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이 성격이 둥글고 낙천적인 사고방식을 가진것 같다. 그래서 나는 나처럼 작은일에도 예민하게 고민하고 뭐든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사람, 바로 나와 같은 마른 체질을 가진 사람을 그리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마른 사람중에도 그러지 않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나는 아직 마른사람은 나와 비슷한 성격일것이다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것이다. 어젯밤 8시부터 12시까지 한푸대 되는 밤중에서 3분의 2를 까고 오늘 아침 9시부터 11시까지 나머지 밤까는일을 마치고 빨래를 해서 세탁기를 돌리고 있다. 조금 있으면 큰아이 보미가 오면 점심을 챙겨먹이고 피아노를 보내고 나면 조금 있다 작은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올것이다. 그러다가 보미와 혜미 숙제와 공부를 1시간 남짓 봐주다보면 밤아저씨가 와서 깐 밤을 가져가고 새밤한푸대 5키로짜리 봉다리를 주고 갈것이다. 그러면 청소 시작하고 저녁준비를 해서 일찍 저녁을 먹고 치우고나서 밤8시가 넘으면 아이들을 재우고 그때부터 또 밤까는 일을 시작할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지루햇던 일상이 요즘 들어 다시금 규칙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