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2005. 5. 20. 09:18★ 부부이야기


1년에 한두번은 크게 앓는다.
만성위염때문도 아니고 그저 단순한 몸살기인데
그로 인해 그냥 넘어갈 일에도 남편과의 다툼이
커지고 나혼자만 또 상처를 받고 더 심하게 앓게 된다.
물론 그 원인은 또 남편의 술마시는 문제때문이었다.
한마디라도  하는날엔 오기 부리는 아이처럼 일부러 
더  늦게,엉망으로 취해서 들어오는 남편때문에 심한 오한과 함께
나는 두아이가 놀랠것을 걱정해서 몸을 사리게 된다.
세상에 둘도 없이 못난놈에다가 자기만 죽일놈이고
나란 여자는 너무 고상하고 완벽해서 자기같은 뭣같은 놈이랑은
도저히 어울리지가 않는다고, 자기가 죽어 없어지면
보험금이라도 많이 타게 보험이라 많이 들어놓으라고 소리 지르는 남자,
유치찬란하게 현관문을 발길질 하면서, 그로 인해 아이가 놀랠 걱정보다는
마누라에게 멍청한 호기 부리는 어리석은 한심한 작태를 간만에 내게 보인다.
말을 할때 독기가 흐르게, 너무 쌀쌀맞게, 자신을 사람 취급을 안하는
나의 말뽄새가 남편은 치가 떨리게 싫다고 한다.
욕설은 전혀 내빝지 않으면서도 이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한심하고
인간같지 않기 취급하는 나의 싸늘한 말하는 뽄새가 남편은 견디기 힘들다고 한다.
술에 취해 남편이 내게 내뱉는 말이 진심이라면 나는
남편이랑 더 이상 살아서는 안되는 여자였다.
아프다는 표현은 웬만해선 하지 않는 내가 아프다는 말을 할때면
홀애비 될까봐서 겁먹은 남정네가 되던 남편이,
처음으로 아픈 내앞에서 폭력성을 내보이며 아이들을 놀래켰다.
풀리지 않는 경제적인 여건, 자긴 나름대로는 이젠 열심히 사는데
도저히 나아지지 않는 현실의 대한 불만을 처자식앞에서 여지 없이 보여줬다.
핸드폰 충전기하나를 집어던져 부수고, 욕실벽을 한번 치면서 자신의
분노를 보여주는 남편이 왜그리도 한심해보이던지.......
그런 남편앞에서 나는 상상 한다.
내가 미친 실성한 여자가 되어서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며
장식장 유리와 텔레비젼을 박살내고 서랍장을 발로 차면서
신기 들린 눈빛으로 온집안 집기들을 다 때려 부수는 내 모습을 상상한다.
난 그런 행동을 하고도 남을수 있는 그런 무식한면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그런 여자이다.
난 아이들과 이웃들의 이목만 없다면 나는 남편보다 더 무식하고
잔인하게, 남편이 노래서 뒤로 자빠질 정도로 폭력적인 여자의
모습을 보이고도 남을 그런 폭력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힘으로만 하지 않는다면 나는 남편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다.
하지만 참았다. 아이들이 놀랠것을 생각하게 되고
이웃들의 이목을 중요시하는 나의 체면때문에 참는다.
나의 내면은 남편보다 더 잔인하고 폭력성이 훨씬 더 많이 내재되어있다.
부업을 주말까지 쉬기로 했다. 그랬더니 온몸에 몸살끼가 있던 날의 일이다.
잘못한 아이를 어루듯히 남편을 다독거렸다.
우리는 그렇다치지만 아이들 생각해서 그런 무식하고 몰상식한 행동
아이들 보는 앞에서 하지 말라고~~ 그런 행동 습관된다고....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화나게 할수 있는 사람도,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자신감 있는 사람이 되게 하는것도,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비로 나라고 말하는 남편은 역시 아직 어린애였다.
나약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격지심이 있는것 같다고, 나란 여자는 자기에겐 과분하다는 생각이
들때가 너무 많다고........ 웃었다. 유치해서.....
속좁은 남자같아 보이는 자신의 행동은 후회하지만 앞으로도
그런 술취해서 무식한 행동, 보이지 않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침이 거뜬하다. 어제 남편은 작은아이 데리고 회사에 출근했다.
큰아이 아침 등교길에 아침식사까지 챙겨 먹이고,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끙끙거리던 나는
큰아이 도시락을 사주지 못해 남편이 빵을 사서 챙겨 보냈다.
오늘 아침은 아이들도 밝게 웃는다. 
나도 일찍부터 일어나서 밀린 집안일들을 하고 외출준비를 한다.
작은아이를 데리고 은행에 들렀다가 선배언니집에
바느질거리를 가지러 다녀올 참이다.
다시금 나는 일상으로 돌아와서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려고 할것이다.
그리고 아직도 나는 꿈꾼다, 행복한 나의 결혼생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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