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원을 벌기 위해서 이틀동안은 하루종일 바느질에 매달려야 했다.
7천원이면 남편이 피는 담배3갑값도 안되는 돈이다.
참, 어이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7벌의 옷에 작은꽃들과 반짝이들을 다는 간단한 바느질이었지만
좌우 대칭도 맞아야 하고, 한땀한땀 매듭을 지어야 하는일었던지라
손끝이 둔한 내가 7벌을 완성하는데엔 엄청난 시간이 걸려야 했다.
일요일인 어젠 축구를 하러 나간 남편이 두아이를 데리고 나가
줘서 그나마 오전시간엔 그 일을 하는데 조금은 수월했지만,
아이들이 오고 나선 머리 감기는 일에서부터 점심 챙겨주다보니
아이들이 어지른 장난감들과 내가 바느질을 한다고 어지러놓은
마루 바닥은 엉망이 되었고 남편이란 남자는 그런 돼지우리같은
바닥에서도 빌려온 무협지책 5권을 읽는데 여념이 없었다.
색종이를 가위로 자르는 일로 시간을 보내던 작은아이덕에
집안은 더더욱 다채로운 무늬로 장식할수 있었다.
그런 소굴속에서도 밥을 먹고 누워 있는 우리가족이 신기했다.
그 금쪽같은 7천원 벌려고 그렇게 나는 어젯밤 8시까지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밤까는 부업은 오늘부터 다시 시작했다.
바느질을 어제 마친 뒤라 오늘 오전에 간만에 시간이 나서
마트에 들러 카드로 시장을 봐서 반찬 서너가지를 만들었다.
반찬을 만드는중에 누군가 우리집 현관문을 두드린다.
초등학교 들어간 큰아이 친구가 종종 우리집 현관문을 두드린다.
보미 친구들이었다.
요즘 날마다 줄넘기를 한다고 작은아이와 함께 오후 5시경부터
놀이터에 다녀오고 있다.
감기때문에 들린 소아과에서 의사선생님이
보미를 보고 또 한마디 하신다.
살좀 쪄야겠다고.......... 엄마 닮아서 체질때문에 안찌는것 같다고...
참 나와 큰아이, 첨본 사람들에게조차 살좀 쪄야겠다는
말을 인삿말처럼 들어야 한다.
불고기를 한근 사서 재웠다. 저녁엔 상추에 쌈을 싸먹을것이다.
간만에 하는 포식이다. 내일 아침엔 남편이 좋아하는 고등어조림을
만들 생각으로 미리 재워놨다.
나도 살이 좀 쪘으면 좋겠다. 그리고 보미도 이젠 남들에게
살좀 쪄야겟다는 말을 더 이상 듣지 않게 해야하겠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조차 살좀 쪄야겠다는 동정어린 말을
인삿말처럼 듣는일을 더 이상은 만들지 않아야 하겠다.
나나 보미나 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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