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줄넘기를 하는 여자가 있다.
우리집 옆 공터에서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줄넘기를 하는 여인네가 있다.
아마도 그런 그녀를 알기 시작한것은 한달이 조금 넘은것 같다.
보미가 해가 질 무렵 혜미를 데리고 내가 베란다에서 볼수 있는
우리집 옆에 있는 공터 잔디밭에서 줄넘기를 하는것을 보고 나서부터
그녀를 보기 시작한것 같다.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줄넘기를 한다.
4층에서 바라본 그녀는 조금은 과중한 체중을 가지고 있어 보였지만
아주 과한 듬직한 몸짐을 가진 여인네는 아닌것 같은데
매우 열심히 꾸준하게 다이어트를 하는걸로 보여지고 있다.
매일 아침 7시가 조금 넘으면 대력 20분정도를 줄넘기를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오후 6시를 전후로 또, 그리고 마지막으로 8시전후로는
거의 1시간씩을 줄넘기를 하는 그녀를 발견하게 된다.
청소를 하다가, 밤을 까다가 몇번 나는 베란다 열려있는 방충망을
통해 열심히 줄넘기를 하고 있는 그녀를 발견하게 된다.
보미도 가끔 줄넘기를 하러 나갔다가 오늘도 그언니 봤어
라는 말을 할정도로 그녀의 줄넘기는 쉬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튼튼한 팔뚝을 가지고 있어 보이는 그녀의 나이는 분명 20대 중후반으로
보여지고 있고, 얼굴 생김새는 자세하게는 볼수 없었지만
대단한 미인은 아닌걸로 보여지고 있다.
며칠전 비가 엄청 내리던 날에는 나도 모르게 생각했다.
오늘은 비가 내리니 그녀가 줄넘기를 하지 못하겠다고....
그런데 비가 그치고 나서 오후 8시전후로 해서 다시금 줄넘기줄이
휙휙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자 나도 모르게
베란다로 가서 열심히 뛰고 있는 그녀를 보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그리고 기원하게 된다. 그녀의 그 다이어트가 결실을 꼭 보기를..
오늘 아침에도 7시반쯤에 그녀가 줄넘기를 하는 것을 보고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
한번 기회가 되면 그녀의 모습을 아주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
막내동생이 와서 휴일을 함께 보냈다.
남편의 생일날 와보지 않은것 같다고 일부러 이 먼곳까지 왔다.
욕실이 더럽다고 동생은 우리집에 와서 철수세미로 욕조까지
빡빡 문대서 청소를 해주고 갔다.
올때는 다행히 남편이 동생이 사는 양재동에 일이 있어 다녀오던터라
남편차를 타고 와서 편하게 왔지만 어제 가는 길엔
2시간 남짓 걸리는 양재동까지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고 6살된
아들내미랑 힘들게 가야만 했다.
동생이 온다고 나는 음식을 특별히 만들어 놓치도 않았다.
나만큼이나 빼빼 마른 동생의 얼굴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집의 나는 170에 46키로 체중으로 체중미달,
나의 큰딸 보미도 128에 19키로로 역시 체중미달을 기록하고 있다.
근데 동생의 마른 모습은 내딸이 마른 모습과는 다르게 전해져 온다.
착하고 성실한게 사는것이 좋은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착한것도 너무 착한것은 안 좋은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단정하고 정숙하게 사는것도 너무 단정하고 정숙한것은 안좋은것 같다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깔끔한것도, 융통성 없는 보수적인것도 너무 지나친것은 좋치 않다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보미가 그랬다. 세상에서 자기가 알고 있는 사람중에서
막내이모가 제일 착한 어른 같다고 말한다.
어젠 보미에게 그런말을 했다.
너무너무 지나치게 착한것도 좋은것은 아니라고 ......
그 말의 의미를 8살된 보미가 이해할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남편은 쉬는 날이라고 일요일은 축구하러 나갔다 오고
어젠 종일 집에서 뒹굴었다.
평일엔 늦은 퇴근으로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지도 못하면서
어젠 월요일마다 서는 알뜰시장에 함께 나가자고 보채는
아이들의 청을 거절하는 남편이 왜 그리고 얄밉던지...
힘들고 피곤한 남편 마음, 모르는것은 아니지만,
아이들과 놀아아주고 밥먹을땐 나보다 더 살뜰히 아이들을
챙기는 남편을 보면서도 그럴때는 뒹구는 남편을 발로 걷어차주고 싶다.
담배를 끊으면 내가 밤까는 부업을 그만해도 될것 같다는
말로 남편의 금연을 설득해보고 있지만 대답은 하면서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담배 한개피를 무는 남편이 참 실망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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