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과 금주로 인한 부작용

2005. 8. 10. 08:48★ 부부이야기

      남편의 보험이 총9개가 넘는다. 그중에서 납입기간이 끝난 보험2개를 석달전에 해약을 해서 수많은 우리집 대출금중에서 5백만원을 갚아 버렸다. 우리 사는 형편에 비하면 우리는 보험을 참 많이 가지고 있는 편이다. 수준에 맞게 한두개로 줄이고자 작년말부터 좋치도 않는 머리를 굴려가면서 열심히 생각하고 계산기 두들겨 가면서 정리해봣지만, 모든 보험이 지금 깨면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되는지라 어쩔수없이 유지해 나가고 있다. 무슨 보험을 그리도 많이 들었냐고 하겠지만, 오랜 지병으로 고생하신 시아버님덕에 시어머님은 보험의 대한 집착이 그 연세 드신분들에 비해 강하셨다. 결혼전부터 들었던 남편의 소액의 보험들이 4가지쯤 되었고 결혼이후에 내가 든 보험은 3개정도는 된다. 하지만 보험 가입시 정말로 많은 공부를 하고 가입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올해 들어 참 많이 했었다. 보험설계사였던 친구덕에 결혼초에 보험 회사 가서 시험준비하고 시험까지 보고 설계사 교육을 1주일 남짓까지 받았던적이 있던 나인지라 그래도 일반인에 비해서 그래도 조금은 보험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했던 나였다. 나는 이젠 보험 가입 자체가 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위염으로 약을 3개월 이상 복용한 전적이 있는데다가 위염이 깨끗하게 완치 되었다는 병원 의사의 진단서가 있으면 모를까, 더이상의 보험 가입은 불가능한 사람으로 존재하고 있다. 늘 입버릇처럼 남편이 하는 말이 있었다. 병원 정밀검사나 진단 받기전에 큰 보험 하나 들어두라고.... 일단 병원에서 무슨 병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나면 보험 가입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잘알고 있는 남편인지라 반은 농담삼아 그런 말을 자주 했었다. 내 보험은 이제 4만원대 보험 말고는 없다. 나머지 한개는 이미 3년전에 납입기간이 끝나서 그나마 다행이다. 보미의 보험도 납입기간이 끝난것이 한개 있고 작은아이 보험은 3만원대로 납입기간이 아직4년정도가 남아있다. 남편의 보험들은 대부분이 앞으로 1,2년만 더 내면 납입기간이 끝난것들이라 이제 와서 깨기가 아까워서 울며 겨자먹기로 유지하고 있다. 이제 겨우 1주일을 금주하고 있는 남편을 보면서 지내고 있다. 금단현상중 하나인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남편은 분명 알콜에 어느정도 중독 되어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이번 안과 진료를 받기전부터 남편은 늦은밤에 집에 들어와서도 잠이 안오는 날엔 소주 반병이나 한병정도를 마시고 나서 잠이 들었다. 그런것도 중독이라고 말하는 내 말을 귓등으로 듣던 남편이었다. 남편 직업상 밤10시나 11시에 들어오면 너무 피곤해서 잠에 골아 떨어지는게 정상일진데도 요즘 술을 마시지 않는 탓에 조금 이른 퇴근을 하고 있음에도 늘 새벽1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든다. 이른 퇴근이라 해도 10시가 넘어야 가능하지만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걸 보면 그게 바로 금주로 인한 휴우증 같다. 9년을 술좋아하는 남편과 사는 아내인 내가 봐도 내 남편은 술을 마시지 않는날이 5일만 넘어가도 얼굴색이 다른다. 전라도 사투리로 말하면 얼굴 땟깔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훨씬 덜 피곤해 보이며 아침에 일어나는것도 덜 힘들어 한다. 남편이 어딘가가 안좋아서 병원을 날마다 다니고 있는것을 보면서 좋아하는 아내는 없겠지만, 나는 남편의 건강에 적신호가 온것 같아 많은 걱정이 되면서도 이번 기회에 술을 끊을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을것 같다는 미련한 희망을 가져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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