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신호등

2005. 8. 17. 22:54★ 부부이야기

녹내장이 완치가 되지 않아 안과를 날마다 다니고 있는 남편, 많이 좋아졌다고 하면서도 하루에 4시간에 한번씩 안약을 넣고 세끼 식사때마다 약을 챙겨먹으면서, 금주에도 애쓰고 있다. 4일전부터는 금연에도 들어 가서 오늘까지는 성공 하고 있다. 하루에 한갑씩 피던 사람이라 둘쨋날엔 가슴을 쥐어 뜯으며 숨이 막히고 가슴이 답답해서 터질것 같다고 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었다. 껌을 하루에 5통정도는 씹어서 턱이 아플 지경이라고 했다. 처음엔 남편의 이유 없는 짜증과 가슴의 통증이 40대의 과로사의 원인이 되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에 가슴이 덜컥 내려 앉기도 했다. 검사상에 아무런 이상 없는데 그렇듯 가슴의 통증과 이유 없는 몸의 구석구석의 통증들은 전부가 다 금단현상이라는걸 알곤 다소 안심을 할수 있었다. 결혼생활이후 처음으로 내가 남편 눈치를 보면서 꼬리 내린 호랑이의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듯 하다. 그래도 좋다. 제발 이번 금연이 성공하길 진심으로 바랄뿐이다. 왜냐하면 남편이 금연을 결심하고 시행한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며칠 가지 않을지 모르겠으나 그런 결심을 햇다는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하고 있다. 금연은 하고 아침에 일어나는게 틀리다고는 하나, 남편 주위사람들중에 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밖에서의 금단 현상은 더욱 심하리라 생각되어져서 많이 걱정이 되어진다. 남편 회사에서도 금연에 성공하는 직원들에겐 6개월을 넘기면은 포상금으로 매달 10만원씩을 지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돈도 챙기고 건강도 챙기고 1석 2조라고 아직까지는 남편이 큰소리 치고 있다. 약먹고 토하던 부업을 다시금 시작한지 이제 4일, 어젠 지방에서 결혼해서 살던 친구가 첫아이를 낳아서 내가 살고 있는 가까운 친정집에 몸조리를 하고 있는곳엘 다녀왔다. 작은아이가 외출하면서 왼쪽 다리가 아프다고 했다. 예전에도 간혹 그렇듯 다리가 아프다고 했지만 성장통이려니, 아님 업어달라고 꾀부리는거라 생각하고 무시하던 나였다. 푹푹 찌는 날씨에 두아이 델구 외출하는 자체가 힘들었던 나인지라 업어달란 아이 말을 무시하고 끝까지 혼자 걷게 했고, 친구를 만나러 가는 계획을 미루려고 했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난리를 부린다, 늘 밖의 외출에 목몰라 하는 아이들이라서, 특히 다리가 아프다는 작은아이가 기여히 엄마 친구 보러 가자고 했었다. 다리를 절면서 집에 돌아오면서도 이번에도 자고 일어나면 괜찮겟지 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악을 쓰면서 다리가 아프다고 엉엉 우는 작은아이를 들쳐 업고 동네 소아과에 갓더니 큰병원 가서 엑스레이 찍고 검사를 해보라고 한다. 가슴이 쿵 내려 앉앗지만 그래도 강심장을 가진 엄마인 나는 많은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초음파와 엑스레이 결과가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 라는 병이란다. 입원을 해서 이것저것 검사도 하자고 했다. 일단 오늘 하루 경과 지켜보고 내일까지도 통증을 호소하면 내일 입원하겠다는 내 말에 의사가 그러라고 한다. 얼마나 아이에게 미안햇는지, 간혹 다리가 아프다는 아이말을 무심하게 흘려 들었던 무식한 엄마였던 내가 너무 부끄러웟다. 관절에 물이 많이 찼다고 한다. 그정도 물이 찼으면 그동안에도 아이가 몇번이나 다리가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았냐고 했었다. 원인도 정확하게 밝혀진것은 없다고 한다. 희귀병이나 무서운 병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작은아이는 관절검사를 하면서 뼈마다와 관절이 어긋나는것을 지켜봐주어 한다고 했다. 이제 6살된 아이를 업고 버스를 타고 내리면서도 엉엉 울어대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의 대한 미안함과 죄스러움에 가슴이 찢어질것 같았다. 푹푹 찌는 무더위에 아이가 아픈대도 그 순간순간 엄마라는 나는 나의 식은땀과 더위도 느끼면서 가슴 한켠으로 아이의 대한 미안함을 갖고 있으면서도 나의 힘겨움과 이 무더운 날시에 대한 원망도 함께 했었다. 자식이 아파서 입원하자는대도 일단 집에 온 이유가 입원하게 되면 들어갈 입원비가 병원비때문이라는것을 사람들이 알고나 있을까? 그 당시에 왜 나는 나의 시어머니가 생각났을까? 왜 그렇게 나의 시어머니가 미웠을까? 내가 힘들때마다 내 앞에서 자신의 힘겨움만 애기 하시던, 심한 하혈을 해서 병원에 입원해 있던 며느리앞에서 자기집 공사비 들아갈 돈애기를 나열하시던, 남편이 사고 쳐서 우리집 가계부에 치명타를 입었을때도 나에게 자기 돈애기 하면서 돈을 좀 해줫으면 하시던 나의 시어머니 모습이 왜 그리 생각났을까? 나도 이젠 내 아이들 먼저 생각하고 내아이들을 위해 나의 시어머니의 사치스러운(내기준에선) 푸념을 절대적으로 무시하고 살자고 외치고 잇었다. 시댁 제사나 무슨날만 되면 어떻게든 우리가 장남이라는 이유로 우리에게 뭔가를 요구하셔서 우리에게 빚을 더 떠연겨다준, 그래서 내 아이가 아파서 입원하자는대도 병원비 먼저 걱정해서 집으로 돌아오게 만든 사람이 꼭 나의 시어머니 때문이라는 이유 없는 복수심에 내 마음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시댁 제사와 경조사로 흘러간 수천만원의 돈이 너무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는 내 아이를 들쳐 업고 오면서도 두달전에 빚내서 마련해드린 시어머니 병원비와 제사준비금들이 너무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군거짓에 너무 인색햇던 나, 내 작은아이 오후부터는 가만 앉아 있으면서도 운다, 어제 저녁부터 아예 걷지를 못하고 있다. 자다가도 아파서 운다. 그러다가도 과자 한봉지 안겨주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이 된다. 그런 내 아이 모습에 엄마인 나는 가슴이 찢어졌다. 큰아이가 이방저방으로 작은아이를 업고 다닌다, 밥도 떠먹여주면서 언니 노릇을 톡톡히 해준다. 가져온 부업거리는 할수 없이 다시 갖다 주엇다. 그런 우와중에도 남편의 금연이 실패할까봐서 남편을 다시 챙긴다. 눈에 좋다는 토마토와 당근도 번갈아 가면서 갈아서 쥬스를 만들어 준다. 집에 와선 꼭 나에게 안약을 넣어달라는 남편이다. 자꾸 뭘 먹으려는 남편을 위해 냉장고에 먹거리도 채워놔야 했다. 참 고달픈 주부의 일상이다. 10세이전의 남자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는 질병이라고 한다. 간혹 어린애들이 다리가 아프다고 하거나 하면 대부분의 엄마들은 업어달라고 꾀부린다고 생각하거나, 키클려고 그러는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나도 그랫으니까... 걷지 못하는것도 아니고 몇시간 그러다 말거나 하루 지나면 또 잘놀고 아프다고 할때도 걷지 못하진 않기 때문에 그렇게 무신경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내 작은아이도 그랬다. 아프다고 했지만 클려고 그려려니 업어달라는 신호로 보기만 했다.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무서운 병이거나 하진 않치만 앞으로 꾸준하게 관절 엑스레이나 초음파를 통해 뼈와 관절 모습을 정기적으로 지켜봐줘야 한단다. 이번 우리아이처럼 물이 차는것은 그동안의 염증이 생겼다 자연스럽게 사라지고를 반복하다가 그게 쌓여서 이리 된거라고 한다. 어디 다치지도 않앗는데 10세이전의 아이가 아프다고 하면 오바라고 하지 말고 일단은 다리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를 해보길 진심으로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