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손가락 기브스를 푼지 이제 5일째 되는 오늘밤에
한달여만에 판촉으로 인한 술자리에서 술을 마신다고 한다.
그동안은 영업부 사람들 대리기사 노릇을 하면서
집에 들어오는 귀가시간은 여전히 늦었지만 술은
전혀 입에 대지 않아서 마음 한켠으론 위로가 된게 사실인데...
보미는 봄방학을 해서 지금 집에 없고 막내이모(내막내동생집)집에서
외할머니인 내 친정엄마와 함께 지내고 있다.
어제 친정 결혼식때문에 시골에서 올라오신 엄마가
이번 처음으로 막내 동생집에서 1주일정도 머물다 가신다고 하셨다.
두아이중 한명이 없으니 뭔가 허전하면서도 내 몸과 마음이
가뿐한걸 느끼면서 새삼 나는 내가 엄마 맞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지난주말 보미의 태권도 심사에도 성화에 못이겨 참석을 하면서
나는 아주 자주 내가 엄마로서의 자질이 부족함을 느낀다.
난 그래서 자식들에게 지극정성으로 최선을 다하는 엄마들이 존경스럽다.
물론 나도 내 아이들이 가슴에 사무치고 짠하고 이쁘고 사랑스러울때,
참 많이 있다, 그럼에도 나는 그런 내 아이들에게 쏟는 노력과
정성은 참으로 부족한 엄마임은 틀림이 없는듯 하다.
1학년 2반이었던 보미는 2학년 1반으로 배정을 받았고,
7살이 된 혜미는 올해에도 정부의 보육지원비가 나온다고 해서
지난주부터 그것때문에 읍사무소 출입을 잦아졌다.
내일이면 서류 준비를 마치고 새로운 유치원 입학식을 준비해야 한다.
울 엄마도 친정엄마임이 틀림이 없다.
어제 결혼식날 남편과 함께 있는 차안에서 귀하게 키운 큰딸(나)만 생각하면
속이 뒤집히고 속이 상하다는 말로 남편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말씀을 한마디 용감하게 내뱉으셨다.
내가 내 시어머니에게 숱하게 들었던 자기 아들만 편애하는 말로
속상한 기억이 있기에 남편이 기분이 어떠하리라는 짐작이 되었다.
1년에 한번 듣는 장모님의 그런 말에 속상하고 기분 나빠할
남편 생각하면 속으론 그까짓것, 나 니 엄마한테 그보다 더한 애기
수도 없이 들었고 꾹꾹 참으면서 니 집구석에 할도리 다 했지만
니놈은 그런 애기 처음이지? 내가 그러니 미안한 마음 안가져도 되..
혼자서 이런 생각을 하려고 했으나, 괜히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오늘도 집안 가구를 또 옮겼다.
식탁을 아이 책상으로 사용하기 위해 방으로 옮겼고
서랍장을 큰방에서 작은방으로 옮겼다.
렌지다이는 부엌 창문쪽으로 옮기고........
쓸데없는 체력소비를 하면서 땀을 뻘뻘 흘렸다.
내일은 읍사무소에 서류 접수 시키고 작은아이랑 엄마가 계시는
동생집에 들렀다 남편과 함께 집으로 돌아올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