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일로 또다시 나는 제정신이 아닌 여자가 되었다.
그런 내가 어찌나 바보스럽게 느껴지는지 그런경험이 없는 사람은절대로 모를것이다.
나처럼 구차스럽고 성질머리 더러운 사람도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고,
왜 그러면서도 내가 이 남자와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밤을 지새며 내 가슴을 쥐어 뜯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런 내가 지금 생각해보면 실성한 여자 모습 그거였다.
방과 부엌을 오가면서 어쩔줄 몰라하면서 내 감정을 추스르랴 바둥거려야 했던 내모습,
이젠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내가 이렇게 미쳐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괴롭히면서 오만가지 생각들중에서 나름대로생각을 정리해가면서 차분하게 내 마음을 가라앉혔다.
늘상 반복되어지는 새벽귀가,똑같은 새벽귀가에도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술자리와
괜히 느낌이 좋치 않는, 굳이 만나지 않아도 될것 같은
술자리에 동석을 하는 남편의 모습이 예전보다 현저하게 줄어들었음에도
내가 받아야 하는 분노의 감정은 더더욱 커져만 간다.
끊임없이 투쟁을 하는 열사처럼 남편을 향한 처절한 호소에도
남편의 묵묵부답과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
그리고 두번다신그런 일 없을거라는 말뿐인 다짐에 나는 점점 더 황폐해져가고 있다.
친구들과 만남, 그리고 요즘 내 나름대로 아이들과 함께
나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잊고 잠시 잊고 지낸것뿐이었나보다.
속이 문드러지는 속쓰림과 울렁거림이 또 다시 시작되고
오늘 하루종일 나는 그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마음의 병이라는 단어...
그게 무엇인지 더 실감하고 있다.
망각의 동물이라서 그런지 또 나는 오늘이 지나고 나면또 잠시 잊고 지내다가
오늘처럼 남편이라는 함께 사는 사람이술에 엉망으로 취해 아침이나
마찬가지인 5시에 들어오는날이면 또 그렇게 반은 실성한 여자가 되어선 미쳐갈것이다.
그런 내 자신이 얼마나 구차스럽고 싫어지는지...
그리곤 그런 자신의 아들을 그래도 감싸면서 술좋아하는것 빼면
보미 아범만큼 편한 사람 없다고 하시면서,처자식 벌어 멱이르랴 고생하는
자기 아들만 편드는 말한마디를 하시는 시어머니를 죽도록 미워할것이다.
그 아들 제발 데리고 가서 살라구.. 소리라도 지를지도 모른다.당신도 술좋아하는 남편이랑 살아본 분이
그리 애기 하다니..오늘은 종일 정신이 반쯤은 몽롱한 상태에서 지냈다.
그래도 빨래도 해야 했고 청소도 해야했고 설거지도 해야 했으며
두아이의 머리를 감기고 드라이기로 말려줘야 했으며,아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으려 무던한 노력을 했다.
온몸이 노골노골해질정도로 미칠것 같이 가슴에돌덩어리가 얹혀진 그런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엄마로서해야 할일은 했으며,
25일이면 매달 통장에서 빠져 나가는보험료와 이자들을 현금서비스 받아서 넣어놔야 했다.
10일날이 월급날인데 이젠 월급날이 언제인지 알수가 없다.
회사에서 관리자들 월급만 그렇게 늦게 준다면서
수개월전부터남편의 월급은 25일이든 말일이 되서야 입금되고 있다.
모든것을 다 버리고 훌쩍 떠나서 싶어진다.
그런데 그럴때마다 나를 붙잡는 내 이쁜 두아이들.
이불을 움켜쥐면서 가슴을 쥐어뜯으면서 울먹이면서통곡을 할때에도
나는 내 아이들 생각에 가슴이터져 나가는 아픔을 느껴야 했다.
이젠 나는 알지 못한다.왜 그런날에 내가 눈물을 흘리는지를...
그리고 점점 더 바보가 되어가는 나를 확인하는 내가 되어가고 있다.
왜 내가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내가 무얼 위해서 사는것인지..
내 자신을 내가 사랑해야지 라는 마음, 그냥 머릿속에서맴도는 막연한 이론일뿐이다.
병든 내 육신과 병든 내 정신과 정서로 내가 진정 내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줄수 있을런지만 멍하니 생각할뿐...
그런 나와 상관없이 남편은 오늘도 평범해보인다.자기 나름대로 힘든점,
내가 미안하게 생각하는점,이젠 그것마저도 내겐 가증스러운 위선으로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