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에 맞는 대처법

2005. 3. 9. 10:15★ 아이들 이야기

      벌써 5년전의 일인가보다. 큰아이 보미가 3살적이었던것으로 기억된다. 서울중화동 다가구 주택에서 살때였다. 한여름 어둑해질 저녁무렵이었다. 작은아이가 태어나기전이었고 그날 보미와 함께 집앞 슈퍼에 갈려던 참이었다. 그 나이또래 아이가 그러듯히 아이 손을 잡고 현관을 나서, 내가 잠시 현관문을 잠그는 그 짧은틈에 보미가 골목길로 뛰어나갔고, 어려서부터 얌전하고 순햇던 보미였어도 3살짜리 아이엿던지라 엄마와의 짧은 외출에 신나있던 보미였던지라, 문을 잠그고 급히 보미 이름을 부르며 뒤쫓아나갔는데, 보미가 담벼락에 붙어서 겁먹은 얼굴로, 너무 겁을 먹어서 울지도 못할정도로 겁난 얼굴로 서있었다. 그런 보미 옆에 서 있는 하얀색 소나타 자가용, 그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 있던 젊은 남자의 화난 얼굴이 보였다. 도로도 아니었고 골몰길이었다. 그 어린 아이를 잠시라도 혼자 있게 한 엄마인 나의 잘못도 있었을지 몰라도, 놀란 보미 안고 진정시키는 나에게 끝까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안하고, 아이 다친데 없냐고 묻지 않고 ㅆ 가지 없이 가버린 그 젊은 아빠 같아 보이는 그 남자의 대한기억, 나에게 지금까지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운전를 하다보면 어린아이가 갑자기 뛰어나오는 경우를 당하면 운전자 입장에서 황망하고 가슴 쓸어 내릴일이라는것, 남편의 차를 자주 타본 나로서도 얼마든지 이해 할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나는 그때 무조건 그 운전자에게 놀라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화만 내던 그 ㅆ가지 없는 남자에게 사과만 했던 멍청한 나의 과거를 후회한다. 지놈도 언젠가는 보미만한 아일 낳아서 기를텐데.. 놀랜 가슴은 뒤로 하고 차에서 나와 단한마디라도 아이 괜찮냐고 물어봐야 하는것 아닌가....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되려 한마디 하던 기억도 있다. 그 남자가 골목길에서 미친놈처럼 속력 내다가 아이가 놀란거라고, 아기 엄마가 그런식으로 미안하다고 머리만 조아리니까 그런 놈이 더 ㅆ가지 없는 나오는거라고, 저런놈은 독한 엄마 만나서 것도 골목길에서 일어난 일이고 그 자동차때문에 아이가 놀란것이기 때문에 그런식으로 가버린놈, 차번호 외워서 경찰서에 뺑소니로 신고해도 접수 된다고... 아주 천하에 죽일놈이라고 욕했었다. 그때까지도 나는 늘 그런 경미한 사고가 있을때마다, 내가 잘못한것만 생각했고 상대방이 놀란것만 생각하던 멍청한 여자였다. 멍청하게 착한여자 부류에 속해 있었다. 착한게 아니고 멍청한것이라는것을 이제서 알게 됐지만, 내아이가 얼마나 놀랬을까 생각하곤 뒤늦게 그 놈을 그냥 곱게 돌려보낸것을 후회했지만........ 하지만 지금까지도 나는 밖에서의 타인과의 트러블은 되도록 피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내가 잘못하지 않았어도 그냥 막나오는 사람에겐 죄송하다고 내가 말하고 빠른 시간내에 타인과의 실갱이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스물 서너살때에도,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고나서 횡당보도 건너다가 신호위반하고 달려오던 트럭에 부딫혀 소리나게 넘어져서 무릎이 까지고 팔꿈치에서까지 피가 난 사고를 당했을때도, 도로에서 그런 일 당한것이 더 챙피해서, 하얗게 질려서 나온 트럭 운전사에게 괜찮다고, 병원 가자는 상기된 그 운전자의 놀란 얼굴에 내가 더 미안해했다. 그리고 그때도 난 그 운전사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도망치듯 그 횡단보도를 떠나 버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 무릎과 팔꿈치 다친것보다는 나때문에 그 트럭운전사 아저씨가 얼마나 놀랫을까? 트럭운전사면 분명 부자도 아닐텐데 내가 다쳐서 넘어졌을때 그 아저씨 머릿속이 얼마나 하애졌을까? 나랑 헤어지고도 그 아저씨 지금도 가슴이 두근두근 하고 있겠지? 라는 생전 첨 보는, 나 다치게 한 그 트럭 아저씨 운전사 걱정을 했었다. 그리고 그 횡당보도에서 내가 사고난 그 광경을 지나가던 차들이 봣을거라는 생각에 아휴 챙피해라는 생각을 먼저 하던 그런 사람이 바로 나였다. 며칠동안 그때문에 다리를 좀 절며 다녔고, 팔꿈치에 연고를 발랐으면서도 내 다친것보다는, 가난해 보이던 그 트럭운전사 아저씨 놀란 마음을 더 신경을 쓰던 지나치게 소심한 사람이었다. 선배언니의 데이트 하던중에 그 언니의 애인의 자가용에(9년전쯤) 내 발등이 밞혔을때도 나는 쪽팔리는다는 생각을 먼저 하던 여자였다. 주차하다가 실수로 선배언니가 사귀고 애인(지금은 결혼해서 남편이 되었지만)의 자동차 바퀴가 내 발가락 등을 확실하게 밞고 지나갔는데, 아파 죽을것 같은 아픔이 시간이 지나 서서히 나타나는데도 뒤로 넘어갈것처럼 놀랜 언니에게 괜찮다고만 내내 말했었다. 그리 보면 나도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 자동차로 인한 작은 사고를 몇번 겪고도 그로 인한 휴우증은 없었으니 그 또한 나의 운이라면 운일것이다. 이런 나의 성격이다 보니, 밖에서 모르는 남자와의 큰소리 나는 싸움은 아예 엄두 내지 못하는 나다. 그런 내가 지난주에 보미의 초등학교 입학으로 이틀째에 보미 손을 잡고, 함께 등교하던 날에 이런 일이 있었다. 여기서 알게 된 같은고향언니의 아들도 보미와 동갑이고 해서 함께 학교에 가고 있는데 그날은 입학후 두번째 등교일이라서 그 언니와 아들, 그리고 나와 보미가 함께 인도로 걸어서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버스정거장으로 두정거장 되는 거리에 위치한 학교인데, 가는 도중에 주유소가 하나 있다. 그 주유소를 지나칠 무렵, 어떤 자동차가 주유를 마치고 도로로 들어서려고 기다리고 있을때에 우리 일행이 거길 지나게 되었다. 신호도 바뀌지도 않았고(도로) 그 상황에 그 주유한 자가용이 도로로 들어설 상황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거기다가 거긴 인도) 나와 언니 일행이 지나치는데 갑자기 그 자가용이 들어서려고 한거다. 그때문에 우리 일행과 그 자가용 운전자 모두 멈칫 거렸다. 엄연히 그 운전자의 잘못이었다.100% 그런데 그 운자 괜히 우리에게 뭐라고 한다. 자기 차 지나간 다음에 지나가지 아이들까지 데리고 지나간다고... 당연히 고운 말투 아니었고, 아침부터 영 기분이 나쁜 목소리다. 함께 가던 언니, 첨에 좋은 말로 아저씨가 잘못한거잖아요. 라고 그 아저씨에게 한마디 했다. 그 언니도 운전경력 10년이 넘은 사람이었고 그때까지 내가 알고 언니의 성격은 정말로 둥글고 더 할나위 없이 원만한 부드러운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 아저씨, 그런 언니에게 저 아줌마가 지금...........어쩌고 저쩌고... 시비의 시작이었다. 난 그냥 지나가고 싶었다. 아침부터 그런일로 남정네랑 언성 높히고 싶지도 않았고 그런일로 아이앞에서 나쁜 모습 보이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서. 근데 그 세상에 둘도 없는, 넘 긍정적이기만 하던 그 언니가 그 무식한 아저씨에게(내남편나이또래 같았음) 욕설 섞인 한마디를 던졌다. 난 너무 놀랫고 내 가슴은 두근두근 방망이질을 했고 이로 인해, 도로변에서 아침부터 여자남자 싸움이 일어날까봐 가슴이 쫄아 들었다. 그런데 과격하게 한마디 하는 그 언니 보고 멈칫 하더니, 그 아저씨, 꼬리를 팍 내린다. 아마도 그 남자, 그런 과격한 말 한마디 하면 나와 그 언니가 챙피해서라도 얼른 그 자리를 떠날거라는 예상을 했을것이다. 분면 나 혼자 였으면 난 그랫을것이다. 그 남자, 중얼거리는듯히 혼잣말로 뭐라뭐라 한다. 욕을 했던것 같기도 하고...(작게) 그러자 그 언니 내가 생전 듣기 힘든 욕설 한마디를 확인사살 하는 포수처럼 그 남잘 향해 던지자 그 남자, 눈에 확 띄게 비굴해진다. 그냥 천천히 걷는 시늉만 하던 나, 순간 그 언니가 너무 멋져 보이는거다. 이전에 알던 그언니의 이미지가 깨지고 실망스러운게 아니라, 그 언니의 그런 모습이 너무너무 멋져보이고, 그 남자가 진짜로..처럼 보였다. 통쾌했다. 나 혼자 가다가 그런 일 겪었으면 이번에도 나는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고 갔거나 아니면 뭐라고 하던지 말던지 못들은척 하고 그냥 지나쳐갔을것이다. 무식하다고 할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종종 그런 생각을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해와 설득이나 대화로 대처하는게 현명하지만, 어떤 사람에겐 그 사람의 수준에 맞게 함께 무식하게 대처하는것이 더 현명한것 같다고....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는 항상 법으로 죄를 심판해야겟지만, 때로는 법이 미치지 못하는 음지에서 설치는 악인들에게는 다른 심판을 내려진다 해도 괜찮을거라는 위험한 생각도 하게 된다. 말로 해서 안듣는다고 폭력으로 대처하는 방법따위를 선호하는것은 아니지만 가끔 남자 여자 다툼에 (특히 운전자들)) 남자들의 그 특유의 무식한 욕설과 큰소리로 여자들을 수치스럽게 만들어서, 힘으로 제압하려는 모습들을 볼때마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남자보다 더 힘이 세서, 내입이 더 더러워지더라도 확~ 질러버리고 싶은 마음, 내게도 종종 생길때가 있다. 내가 좀 감정적이라서 그럴것이다. 그게 현명한 방법은 아니란걸 알면서도 말이다. 하지만 그날 아침의 그 언니의 모습은 나에게 실망스러움이나 그언니의 교양을 의심하는 계기가 된게 아니라, 나로 하여금 통쾌한 감정을 느끼게 해줬다. 글에서 다 나열하진 않았지만 그 날 아침 그 아저씨가 잘못이었고, 그 언니는 처음엔 분명 차분하고 좋게 말했는데 그 아저씨가 자기 잘못 인정안하고 우리에게 뭐라고 했고 먼저 나쁜 말을 던져서 일어난일이다. 그런 아저씨에겐 절대로 조근조근 말해선...안될것 같았다.

'★ 아이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과 함께 보낸 휴일  (0) 2005.04.06
내 아이 그리고 남의집 아이  (0) 2005.03.19
학부형이 되었다.  (0) 2005.03.04
스트레스성 방광염과 보미의 예방접종  (0) 2005.02.16
엄마들 이야기  (0) 2005.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