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서를 제안한 작은아이

2009. 10. 27. 18:08★ 아이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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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받은 각서종이가 아마 10장은 넘을것이다.

근래 4년정도는 그런 각서 따위는 남발하고 있지 않는

남편이지만 예전엔 그놈의 술값 카드 남발로 인해

두 번 다시 안그러겠다는 약속이 담긴 그런 각서들을

나는 장황한 문구들로 각성을 했고 남편은 아주 쉽게

사인을 했으며 그중 한건의 각서는 공증사무실가서

공증까지 받아놓은것도 있다.

지금 읽어보면 우습지만 당시에 나에겐 정말로 심각하리

만큼 절실한 문제여서 그런 법적인 공증까지 받아가며

각서를 보관하는데 있어서 열심이었던 아내였다.

나의 이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여자” 라는 블러그가 예전

2003 년도 까지는 “날마다 이혼을 꿈꾸며” 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나의 허허로움을 위로해주는 수단이었음을

알고 있는 오래된 독자분들도 있을것이다.

2003년 9월 26일날 “ 날마다 이혼을 꿈꾸며” 라는 제목의

칼럼에다 마지막 글을 올리고 정리를 하고 얼마후에

나는 지금의 “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여자” 라는 제목으로

블러그를 만들었다.

 

 

어제 중간고사를 본 두딸의 시험결과가 나온 날이었다.

큰아이는 공부방을 다녀서인지 시험결과는 나쁘지 않게

나왔으나 이번 시험은 어려웠다고만 말을 했으나 난

그것 또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작은아이는 이번에도 평균 점수가 90점이

되지 못했는데 그로 인해 회초리를 맞기로 약속이

오래전에 되어 있었는데 작은딸 혜미가 나에게

나의 기억속에 잊혀져 가는 이 “각서“라는 걸

쓰고 이번엔 회초리를 안맞으면 안되냐고 조건을 제시했다.

당돌한면이 종종 있는 작은아이여서 놀래지는 않았지만

아직 10살밖에 안된게 어디서 각서라는건 들어가지고

저런 협상안을 제시하는지 웃음만 나왔다.

컴퓨터로 작성하고 싸인을 한 작은아이는 각서를 프린터해서

파일에 끼워 놓고 다시한번 나에게 약속을 했다.

다음엔 정말로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나는 작은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는편은 아니다.

이상하게 큰애하고는 다르게 작은아이 학업성적은 그다지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고 큰아이에 비해 활달하고 자신의 의견을

확실하게 표현하고 친구도 많은게 이쁘게만 보인다.

매를 들때가 있어도 작은아이는 나 모르게 매를 숨기는 경우도 있고

10살인 지금도 자신이 잘못해서 나에게 야단 맞을것 같으면

자기가 뽀뽀 해줄테니 한번만 용서해주면 안되냐고 애교를 떤다.

큰아이는 전혀 그런게 없는 성격이다.

사춘기라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큰아이는 어릴때부터 늘 그랬다.

잘못했다는 말도, 다신 안그러겠다는 말도 하지 않고 나의

처벌이 있으면 달게 받았고 숨죽여서 울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큰아이는 말을 주절주절 수다스럽게 하지 않는다.

어제도 자기 위해 누워서 장난을 치다가 작은아이와 큰아이가

싸우게 됐는데 작은아이는 울다가도 금방 풀리고 울음소리도

큰데 비해, 큰아이는 소리 죽여 울고 아무리 다독거려줘도 쉽게

울음을 멈추지 않으며 우울한 기분에서 쉽게 벗어나질 못했다.

나는 그런 큰아이의 성격을 보면 나의 어린시절에 내가

저랬던가 하는 의구심이 들고 웬지 그런 큰아이가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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