삥을 뜯길뻔한 보미이야기

2009. 11. 18. 14:31★ 아이들 이야기

 

..


 

 

 

 

   큰딸내미 보미에게 6학년 선배언니가 자기보고 만원을 모으라고 했단다.

   요즘 초등학생들도 그렇게 돈을 뺏는다는 애길 듣기만 했지만

   내 딸이 그런 일을 겪는다고 하니 가슴부터 덜컥 내려 앉았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허둥대는 마음 때문에 여기저기에

   전화를 해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건지 물어봤다.

   얼마전에 시누 아들중에 큰아들내미가 (고2 키가 178에 체중이 80키로)

   같은반 친구에게 그런식으로 돈을 몇 번 뺏기고 맞기도 했다는

   애길 들었을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두 딸들에게 내가 신신당부를  하면서,

   혹시 그런일이 학교에서 생기면 바로 엄마에게 애길 하라고~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애길 하면서도 내 딸들에게 그런 일이 생길거라는

   상상은 하지 못했는데 그런 일이 내게  막상 생기니 당황스럽고 귀찮은 마음이

   드는게 날라리 엄마인 나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문제를 학부형 입장에서 해결 해줘야 하는  상황이,

   현실이 되자 머리가 복잡해지고 이런저런 해결책을 생각하르랴 밤잠을 설쳤다.

   주변 친하게 지내는 선배 언니들, 그리고 동생(나보다 먼저 결혼해서 아이가 중학생임)

   할 것 없이 전화를 해서 이런 상황에 내가 학교에 직접 찾아가서 선생님에게

   애길 하는게 제일 현명한 방법인지를 물었고, 고민을 했었다.

   엄마에게 바로 애길 해준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로 인해 내 딸이 고자질을 하는 아이가 되어서 괜히 작은 문제가 확대되서

   학교에서 내 딸이 따돌림을 당하진 않을까?

   내가 찾아감으로서 그 선배라는 아이가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받고 내 아이에게

   보복을 하거나 왕따를 당하게 하거나 하진 않을까?

   혹은 이 일로 그 아이에게도 엄마 아빠가 있을텐데 그 부모님도

   충격을 많이 받을것이고, 그 6학년 아이가 이번 문제가 학교측에서 강하게

   처벌이라도 한다면 그 아이가 더 비뚤어지게 되면 어떡하나..?

   내 아이가 걱정되는것만큼이나  내 아이에게 돈을 모으라고 했던 6

   학년 여학생이 많이 아주 많이 걱정 되었다.

   늘 그런것처럼 나는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너무나 많은 상황들을 예측하르랴 머리가

   터지게 생각을 하르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런 일을 직접 겪은 시누의 작은아들 (중1 아주 야무지고 당찬아이)

   에게 전화를 걸어서 의견을 물어보는걸로 해결책을 대신하기로 했다.

   그런일은 처음에 대처를 잘해야야 한다고, 어중간하게 건드려 놓으면 그로 인해

   내 아이가 또래에게 왕따를 당하거나, 보복을 당할수도 있다는 애길 해주었다.

   외숙모(나)보다는 삼춘(내 남편)이 학교에 찾아가서 보미의 선생님에게

   말씀을 드리고, 그 6학년 선배 선생님도 만나고 오면 좋다라고 애길 했다.

   보미뿐만 아니라 벌써 보미 친구들 몇몇이 그 선배라는 아이에게 돈을 자주

   뺏긴 경험이 있다는 애기도 보미 선생님에게 애길 해서 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려줘야 한다고,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이런 사실들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너무많다고 했다.  왜냐하면 아이들의 대부분은  자기가 그런 일을 당해도

   쉽게 부모님에게 애길 안하고 넘어가거나,  자기네 끼리 알아서 해결하려고

   한다고, 그래서 나중에 부모님이 알게 될 경우엔 너무 문제가 커져서

   선생님들이 알아도 해결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는 시누의 중학교 1학년생인

   남자아이의 현실적인 애기들을 들으면서 나는 새삼스레 내 아이들이 처해 있는

   학교 환경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 남편이 보미의 담임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그로 인해 보미의 친구들중에 그 선배에게 돈을 빼긴 아이들도 불러서

   언제부터 이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동안 뺏긴 돈의 금액이 얼마인지도

   적어서 제출했으며, 그 사실을 6학년 그 여자아이 선생님에게 알렸고,

   조사를 해보니, 그 아이 또한 중학생 선배들이 돈을 요구해서 그 돈을

   상납(?) 하기 위해  5학년 아는 후배들 몇몇에게 돈을 요구했었다고 한다.

   보미에게 만원을 요구 했다는 6학년 여자아이는, 이전에도 다른

   문제들로 학부형들의 건의가 많았다고 했다.

   남편은, 내  아이가 무서워서 학교에 못간다고 하니 선생님께서 이번 일을

   정확하게 알아보시고 조만간 해결해주시라고,

   그 가해 학생에게도 일방적인 처벌이나 꾸중만 하시지 말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해주시길 바란다고 애길 했다고 한다.

   남편은 , 아주 점잖게(?) 허나 인상쓰면서 애길 했다고 나에게 보고를 해주었으나,

   내가 알고 있는 남편 성격에 선생님을 만나 제대로 애길

   했을지는 미덥지 않으나, 그나마 남편이 이번 일에 뒷짐 지지 않고

   나서 준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나는 아이들 학교에 찾아가는 일은 안하고 싶어하는 엄마이다.

   부모가 아이일로 학교에 찾아가는일은 되도록 안하고 싶은 엄마이다.

   저번 작은아이가 반에서 회장이 되었다는 애길 들었을때도

   그로 인해 내가 학교에 가야 하는 일이 생기거나 하는 것을 더 염려하던 엄마였다.

   내가 문제 있는 엄마일지 모르겠지만 난 내 두딸들이 그냥 아주 조용하고

   평범하게 아주 우수하지도 않고, 문제아도 아닌 있는 듯 마는 듯 하는 그런

   성실하고 착한 얌전한 학생이기만을 바라는 엄마이다.

   내 생각이 잘못되었을지 모르겠지만 그게 내 솔직한 마음이다.

   한달에 두 번씩 나가고 있는, 학교 도서관 도우미 봉사활동 하는것도

   처음엔 정말고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작은아이가 자기 소원이라고도 하고, 초등학교 입학식때 한번 말곤

   작은아이일로 학교를 찾는 일이 없어서 그 도서관 도우미 봉사활동도

   하기로 했던 것인데 이또한 내년엔  하지 않을 생각이다.

 

 

 

 

 

   오늘 남편이 학교에 찾아간 일로 이전에 피해를 입었던 보미의 친구들이 되려 더 좋아했다고 한다.

   그 애들은 모두 엄마 아빠가 늘 바쁘고 맞벌이라서 애길 할 시간도 없고,  

   애기를 한 친구는, 자기네 부모님들은 알았다고 애길 할 뿐 , 학교에

   찾아오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내가 이번 일을 가볍이 여기고 보미의 애길 무시하고 지나쳤다면,

   아니 어쩌면 내가 지금도 그 3교대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면,

   이런 저런 이유로 문제 해결보다는 피하는 방향을 택했을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보미의 행로를 지켜봐야 아직 과제가 남았고 오늘도 그 선배가  교실로

   찾아올까봐서 친구 세명과 함께 어울려서 집으로 와서 떢볶이를 만들어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서 먹고 학원엘 갔다.

   부모의 무관심이 아이들의 작은문제들도 큰문제로 갈수도 있다는것과,

   이런 문제가 있을때 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모를때 실제적으로 도움을 받을만한

   기관들 전화번호도 알아 둬야 할것,

   내 아이에겐 그런 나쁜 일들은 피해 갈거라는 안일한 사고방식도 없애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얼마전에 보미 학교 4학년 남학생이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17층에서 떨어져서

   자살 했다는 소식을 보미와 혜미를 통해 들었을때의 받은 충격을 벌써 잊고 있었다.

   그 이유가 맞벌이를 하는 엄마가 전화통화에서 학원 하루 빠진걸 알고  퇴근해서 엄마에게

    혼날 생각 하고 있으라는 말 한마디로, 무서워서 순간적으로 떨어져 죽었다는 애길 들었을때,

   내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일어난 일 같지가 않았다.  

   나도 얼마전까지 직장을 다닐때 전화로 내 두딸들에게 그런식으로 집에 가서 보자는  으름장을

   놓은적인 몇번이나 있었는데.......

   가면 갈수록 참 아이들을 키운다는것,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하는것은

   너무나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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