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3월13일과 2010년 3월 13일의 일상

2010. 3. 15. 06:27★ 나와 세상

 

<올해 13살인 보미가 3살일때 모습입니다. > 

 

2000년 3월 13일 월요일

 

막내가 간만에 집에 들러서 보미를 데리고 함께 목욕탕엘 다녀왔다.

속이 메스껍다는 내 애길 듣고 막내가 언니 혹시 보미 동생 가진것 아니냐고 했다.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고, 보미를 임신했을때처럼 하늘을 날아갈것처럼

기쁘지만은 않았고, 괜히 겁부터 덜컥 났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인근 약국에서 4쳔원짜리 임신테스트기를 구입해선

소변 검사를 해봤다. 결과는  "임신" 이었다.

알수 없는 두려움이 가져졌다. 이제 17개월된 보미만으로도 힘이 드는데,......

여전히 시아버님의 병환으로 수시로 병원을 입원 퇴원 하고 계시는  마당에

둘째아이의 임신 소식은 나에게 , 보미때와는 다르게 기쁘지만은 않다.

그리고 둘째도 딸이면 혹시라도 어머님이 서운해 하지 않을지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이버님의 입원일수 초과로 남편의 의료보험 공단에서 받은 100만원 고지서도 여직

못내고 있는데 둘째를 임신했다고 하니 맘이 무겁기만 하다.

이런 마음을 갖고 있다는게 배속에 있는 내 작은아이에게 너무너무 미안하다.

천벌을 받을까 두렵기도 하다. 미안하다... 아가야...

 

 

 

2010년 3월 13일 토요일

 

영화관람권이 생겨서 우리 가족 모두가 생전 처음으로 심야 영화를 관람하러 늦은밤에 외출을 했다.

보미와 혜미는 밤10시 30분에 하는 "이상한 나라 앨리스" 영화를 관람하기로 하고,

나와 남편은 10시 10분에 하는 "의형제" 영화를 보기로 했다.

밤9시에 집을 나서 극장 주변 식당에서 외식을 하고 공짜로 얻은 영화 티켓으로 영화관람을 했다.

모과님의 그날밤의 영화평을 읽고 "하모니"를 꼭 보려고 했는데 내가 갖고 있던 극장관람권이

롯데라서 아쉽게도 "하모니" 라는 영화는 볼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 영화를 되도록 보려고 한다. 영화를 자주 보는 사람은 아니지만 우리 영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 영화를 봐줘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살고 있다.

송강호라는 배우의 연기를 믿었기에 과히 실망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관람을 했다.

강동원이라는 배우는 이 영화를 위해서 체중 감량을 했다는 애긴 들었지만 진짜 많이 말라보였다.

나름 재미도 있었고, 볼거리도 있었다고 해도 조금은 실망스러움을 느낄수밖에 없는게 솔직한 마음이었다.

뭔가 어설프고 웬지 스토리 전개가 매끈하지 않다는 느낌, 그리고 뭔가 빈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우리가 평소에 잊고 있었던 분단의 아픔이나, 요즘엔 조금 무관심해진 간첩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돌아볼수 있기도 했고, 송강호 배우의 연기는 여전히 녹슬지 않고 훌륭했으나, 영화라는게

배우의 연기가 훌륭하다고만 해서 다 되는것은 아니라는것을 생각하게 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허리가 불편해하는 남편 때문에 영화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져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우리 가족 최초로 경험한 심야 영화 관람시간은 영화 자체보다는 우리 두딸들과

함께 늦은 밤에 그렇게 즐겁게 외출을 했다는것만으로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다.

 

 

 

당시엔 무엇을 위해 이리도 많은 쓰잘데기 없는 것들을 적고 싶어할까 생각했는데

세월이 흘러 이리 10년의 시간이 지나가고 나서 그 당시 적은 일기들을 읽어보니

유일하게 제게 존재하는 장점이 이런 기록하는 습관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런때에도 지난 일들을 기억해보면서, 혼자서 웃어보기도 하게 됩니다.   

            지난 토요일은 참 즐거웠습니다.

두딸들과 찜질방에도 다녀오고 밤에  남편까지 함께 심야영화를 보러 간다는것만으로도

            제 두아이들은 한껏  들떠 있었고 저도 조금은 들떠 있었던것 같습니다.

저희가족도 심야 영화관람은 처음이랍니다.

휴일 전날이라서 다음날 늦잠도 잘수 있었고 주말의 심야영화관람도 가족 나들이로 괜찮은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