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20. 05:30ㆍ★ 부부이야기
친정엄마가 양파즙을 짜서 보내주셨다.
요즘 농사일로 집에도 거의 계시지도 못하신데 김서방 먹이라고 양파즙을 챙겨서 보내주셨다.
김서방 콩밥 해주라고 밭에서 콩도 따서 보내셨다.
더 따서 보내려고 했는데 고춧밭 일때문에 너무 바빠서 많이 못땄다고 하신다.
박스가 작아서 더 못담지 못함에 아쉬워 하셨다.
마늘도 챙겨서 보내시고, 이번에도 엄마는 그렇게 큰딸년집에 먹거리들을 챙겨 보내주셨다.
그리고 당부하신다. 엄마가 아직은 움직일수 있고 시골에 있으니
이런것들은 챙겨 줄테니 돈 아껴서 얼른 빚갚으라고, 수돗물도 아끼고
전기세도 아끼고, 전화도 엄마에게는 하지 말라고, 엄마가 전화 한다고.. 전화요금도 아끼라고~
보미, 혜미가 한살이라도 어릴때 빚갚아야지 클수록 빚 못갚는다고~
만원 생기면 만원어치 빚을 갚으라고, 사람 노릇 한다고 여기저기 퍼주지
말고, 남들한테 짜다는 말 좀 들으면서 살아보라고~ 그래야 돈버는거라고~
친정엄마는 허리도 아프시고 다리도 아프시다.
피곤하시면 눈이 충혈되고 편도선도 부으신다.
그러면서도 논으로 밭으로 하루 진종일 다니신다.
엄마 아빠 드실 먹거리만 지으시고 제발 좀 농사일 그만두라고
누누히 이야기를 했고 저번에 시골 갔을때는 자식이 9명이니 10만원씩만
거둬도 90만원이니 그걸로 생활하시면 된다고 큰오빠랑 상의해서 말씀드렸다.
아마 이번에 그런 이야기를 할수 있는것도 현재 내가 이런 상황에도 시댁으로
매달 30만원씩이나 빠짐없이 지출되는데 왜 친정에는 왜 못해?
라는 마음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빠 통장으로 5만원을 보내드렸다. 엄마, 또 화를 내신다.
그리곤 그 돈 보미 이름으로 된 통장에 넣으시겠다고 하신다.
보미 대학교 가면 등록금을 엄마가 대주시려고 적금을 들었단다.
아마 그 통장 보미가 태어나고 만드신걸로 알고 있다.
쌀을 받을때마다 몇번, 1년에 한두번 가는 친정행에 쥐어드리던 그 돈들일것이다.
그 통장 어디에 있다고 니 애미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너라도 그 통장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하지 않냐는 말씀도 종종 하셨다.
그런 말을 하는 엄마보고 화를 내는 나는 늘 그래서 나쁜 딸년, 자식중에서 가장
가난해서, 그래서 엄마에게는 늘 안스러운 딸년으로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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