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24. 06:00ㆍ★ 부부이야기
내, 귀여운(?) 서방님이 마누라를 위해 초밥을 챙겨서 들고 오셨다.
하루를 거르지 않고 판촉이다 뭐다 하면서 술을 잡수고 오신게
미안해지신 내 유일한 남자인 서방이 그렇게 새벽 2시가 다된 시각에
현관문을 들어서면서 초밥이 든 쇼핑백을 내게 내밀었다.
판촉때문에 술자리가 있는 날에는 그렇게 서방은 마누라의 밤참으로
족발이나, 치킨이나 초밥을 챙겨 들고 오신다.
아주아주 자상한 남편인양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너무나도 자랑스럽게
초밥이 든 쇼핑백을 들이대는 내 서방님 표정은 엄마에게 칭찬 받고 싶어하는
10살난 아들의 표정, 딱 그것이다.
나의 몇가지 안되는 장점중의 하나는 남이 사준것, 남이 해준 먹거리들을 아주 맛있게 먹는다는거다.
깡마른 몸을 가진 아줌마가 먹는것까지 깔작대면 그것처럼 보기 싫은게 없다는걸 아는 나는
남이 차려준, 혹은 사준 음식들을 투덜대거나 흠잡지 않고 아주 아주 잘먹는다는거다.
생선회가 나처럼 위가 좋치 않는 사람에게 그다지 추천해줄만한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방님이 마누라가 목에 걸려서 사들고 온 초밥을 두개 빼고 다 먹어줬다. 그 새벽시간에~
내일 먹을께, 다음에 먹을께 하면서 냉장고에 넣으면, 덩치만 큰 10살짜리 아들표정으로 서 있는
내 서방이 너무너무 실망할거라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2개정도는 서방 입에 넣어주는 애교도 절대로 잊지 않는 마누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기야 진짜로 맜있다... 자기도 많이 먹었어? 라는 감사하는 마음도 표현해줄줄도 안다.
그런 반복된 훈련으로 이제는 최소한 내 서방은 마누라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는 알고 있으며,
군거짓을 하지 않는 마누라지만 슈퍼 가면 유일하게 마누라가 먹는 에이스 비스켓도
사올줄 아는 그런 서방님으로 변해 있다.
이런 서방님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나는 14년동안을 피나는 노력을 하면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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