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10. 06:00ㆍ★ 부부이야기
과거에 나는 수백번, 수천번씩 남편을 마음속에서 죽였다 살렸다 했었다.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한적도 많았고, 세상에서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욕들을 총동원해서 내 마음속에서 남편을 찢어 죽인적도 무수하게 많았다.
그때에는 내가 사랑하고 믿어서 선택한 남자가 남편이라는걸 인정하기 싫었고,
원망스러웠으며, 나의 모든 성격적인 결함들과 나쁜 성품들도 전부 남편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내 마음속에서는 남편을 심하게 난도질을 하면서 저주를 한적이 있었다.
술을 너무 좋아하고 술때문에 속을 썪히긴 해도 그래도 술퍼마시고 마누라는
안패지 않느냐, 그리고 세상 남자들 다 핀다는 바람도 핀적은 없지 않느냐,
남자들, 한번즘은 손을 댄다는 도박이나 노름을 해서 돈을 날린적도 없지 않는냐,
술을 좀 좋아해서 그렇치 어디 가도 보미 애비 만큼 성격 좋고 식성도
안 까다롭고 성격 둥근 남자도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내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술 문제 빼고는 내 아들 어디 내놔도 꿇릴게 없다는
말씀으로 이미 뒤집어져 있는 내 속을 한번 더 뒤집어 놓으신 시어머님도 계셨다.
보통의 부부들이나 교육적인 엄마라면 남편이랑 아무리 싸워도 집안 집기를 파손하고
거칠게 싸우는 모습을 절대로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는다는데 나는 그것도 지키지 못하고 살았다.
지금 13살이 된, 보미가 엉금엉금 기어다니던 아기때부터 우리 부부싸움은 시작되었다.
엄마가 되고나서도 나에게는 자식도 눈에 보이지 않았으며 중요치 않게 생각하던때가 있었다.
혜미가 태어나고 나서부터 시작된 카드사건들로 나는 조금씩 지치면서 미쳐가기 시작했으며,
수개월에 한번씩 터지는 금전적인 사건과 어머님의 돈의 관한 이야기들로 머리가 이상해지는것 같았다.
맞벌이를 시작하면서 천천히 남편을 보는 눈이 달라지기 시작하고 집착을 버리기 시작하면서
작은 평화로움을 찾을수 있었고, 몸은 고되고 다른 문제들은 여전히 힘들기도 했지만
적어도 내 두딸들의 대한 소중함과 미안함을 절실하게 느끼면서 좋은 엄마로서의 노력을
하게 되었으며, 남편의 대한 내 눈도 조금 많이 달라질수가 있었다.
현재는 맞벌이의 대한 강박증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지만, 남편의 잦은 술자리와 술취한
모습을 편안하게 봐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전처럼 늘 조마조마한 마음은 없는듯 하다.
이렇게 되기까지 나에게는 13년하고도 5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 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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