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8. 06:00ㆍ★ 요리, 블로그, 컴퓨터
남편과의 카드 사건을 계기로 나도 비싼것 하나정도는 갖겠다라는 마음으로 컴을 구입하고 나서
아주 우연하게 라디오프로그램에 사연을 올린게 당첨이 되서, 65만원이라는 상품권을
받으면서 아주 아주 열심히 라디오프로에 사연을 올리는것에 열중했었다.
그리곤 남편의 술취한 행동들을 보면, 아하~ 그래 저것도 사연의 소재로 써야지 하는 마음으로
남편을 바라보고, 방걸레질을 하다가도, 빨래를 하다가, 설거지를 하다가도 퍼득 방송사연으로
쓸만한 이야깃거리가 생각나면 책상으로 달려가 메모라도 해놓는 부지런을 떨었다.
그 프로의 경품들의 내용물도 살피고 , 해당 프로에 사연을 올리기 위해서는그 방송을 최소한
1주일정도는 청취도 하는 숭고한 노력(?)도 했으며, 상품이 커서 경쟁자가 많은곳은
자주 도전하지 않고, 경쟁률이 조금 약한 프로그램부터 공략하기 시작했었다.
그래서 변기통 끌어안고 토악질을 심하게 해대는 새벽3시의 술취한 서방을 보고도 속을
덜 끓일수 있었으며, 빈번하게 우리집으로 방송국에서 배달되는 택배들로 내 마음의
위로를 삼았으며, 내 아이들에게도 50차례가 넘게 경품을 받을수 있는 작은 즐거움을 줄 수 있었다.
나는 글을 잘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나란 사람 자체가 유머스럽고 밝고 쾌활한
성격을 가진 사람도 되지 못하는 단점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라디오 여러프로에 빈번하게 소개될수 있었던것은 내가 했던 노력때문이었다.
남들은 그런 나를 보면서 글재주가 좋으신가봐요.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남들은 그런 경우에 라디오 사연을 올리는것을 한번 해볼까 하다가 시도를
한두번 하다가 채택이 안되면 엥. 역시 난 안되는구나.. 하고 포기를 하고
그런것에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조금 비웃기도 하고 할일 없는 사람처럼 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하루에 중복되지 않는 사연을 많을때는 5,6개 사연을
올리고도 그중에서 하나도 채택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도 난 실망하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엔 정말로 잘모르던 시기에는 같은 사연을 두개의 프로에 올렸다가
방송사고가 나서 민망할 꼴도 당한 경험도 있었다.
글을 잘쓰지 않아도 되고, 학벌도 좋치 않아도 되고, 번듯한 직장도 있지 않아도
사연이 채택이 될수 있다는것이 너무 좋았으며, 그런 프로그램에
내 이름으로 편지가 읽혀지는것이 유치했지만 그 당시, 나에게는 작은 즐거움이 되었으며
작은 위안도 줬고, 내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었다.
톨게이트를 다니면서는 그 횟수가 줄어들긴 했으나 가끔 쉬는날에는
톨게이트 사연을 올려서 사연이 소개가 됐고 그로 인해 내가 근무하던 영업소의
이름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어, 내 근무하는 관리자도 그 방송을 녹음해
본사에 가서 틀어주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은적도 있었다.
3교대 일로 지친 동료들을 위해 간식코너가 있는 라디오 프로에도 서너번 정도
당첨이되서 영업소로 배달된 피자와 커피도 마실수 있었고, 현실에서는 그다지
유머 감각 없는 나는, 그래서 동료들에게 미움은 받지 않을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2주일전즘, 내 블러그 글중에서 각서 내용 부분을 읽은 mbc TV 아침프로그램 작가분이
우리집으로 방송장비들을 가지고 와서 남편과 나의 각서의 관한 내용을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했었다.
그런데 남편이 자긴 죽어도 안한다고 했다. 생각해보면 남편 입장에서는
아무리 그 작가분이 어둡지 않게 유머스럽게 편집할거라지만
자기가 잘못해서 쓴 각서, 그것도 공증까지 받은 각서를 소재로 전국적으로
방송되는 TV에 얼굴을 공개하는게 싫었던것 같다.
남편의 완강한 반대로 작가분에게 못한다고 얘기해서, TV화면으로
우리부부의 얼굴이 공개가 되는 참사를 막을수가 있었다.
수년전에도 한번 KBS 2라디오 황인용 김미화씨가 진행하는 여의도 방송국에 가서
방송출현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도 남편의 반대로 물거품이 된적이 있었다.
그때는 내용이 나쁜것도 아니었는데 남편이 싫다고 해서,
방송국 간다고 들떠 계시던 시어머님까지 대단히 실망을 하신적이 있었다.
그 거절로 인해 우리에게 돌아올수 있었던 고가의 돌침대가 다른 부부에게
넘어가는 아쉬움을 겪기도 했었다.
남편은 나의 블러그에 어떤 내용의 글을 쓰든간에 반대하지 않으며,
각종 프로그램에 어떤 내용으로 사연을 보내서 상품을 타도 전혀 반대하지 않는다.
어쩌면 유일한 마누라의 취미이자 좋아하는 이 일을 후원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일에 자신이 출현해야 하는것은 절대로 안한다고 했다.
지금 현재는 나는 이 블러그의 글을 쓰는것과
얼마전에 모사이트 운영자분에게 권유를 받고 지금은
이 블러그에 기존에 썼던 글들을 하나 둘씩 그 사이트로 옮겨 놓는
작업을 하고 있다. 천천히.. 새로운 내용이어도 되고 기존에 썼던 글이라도
괜찮다고 해서....
가끔씩은 짜증나고 힘든 일이 있을때도 이제는 이걸 글의 소재로 써야지
하는 생각을 하면 그 절망감이나 힘겨움이 조금은 덜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다만 너무 고스란히 나의 생활을 내비치는것 같다는 주변의 충고를 들어서
조금은 자제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내가 세상에서
그나마 즐기고 지겨워 하지 않는 이 글을 쓰는 일은 당분간을 계속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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