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9. 06:00ㆍ★ 부부이야기
푸대대해져서 사자머리가 된 파마머리를
핀으로 고정시키고 이불속에서 일어나 세수도 안하고
손을 씻고 아침에 먹일 당근과 사과를 혼합한 쥬스를
갈아서 뚜껑을 닫아놓고 마루로 가서 남편을 깨운다.
남편 옆에서 자던 큰딸이 먼저 일어나 소변을 보고
다시 눕고 잠을 청한다.
그렇게 남편을 출근을 시키며 현관문을 열때까지
여자인 나는 단 한번도 거울을 보거나 세수를 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남편이 출근할 때 세수하고 말끔한
얼굴을 보여준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그나마 아침 저녁으로 세수를 하는것은 요즘이 여름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부지런한 어예쁜 아줌마들이 들으면 혀를
내두를 너무 퍼져 있는 야줌마의 모습이다.
미시라 불리면서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아줌마도 아닌데
뭐가 그리 귀찮은건지 너무 부시시한 모습으로 사는 아줌마다.
결혼전에도 물론 회사 출근할때도 립스틱이나 겨우
바르고 댕길 정도로 화장 하는걸 즐기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세수도 안하고 자기모습을 너무 꾸미지 않는 요즘의 나 자신을
느낄때마다 내가 남편이라면 이런 내 모습을 보고도 이쁘다
여자다라는것을 느낄수 있을까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세상 여자들 다 그런다지?
세상 남편들 다 바람 피워도 우리 남편만은 예외라고
말하고 생각하고 우리 남편은
바람필수 있는 주변머리도 없다고 한다고 하더군.
마누라 앞에서 애길하는 우리 남편과 다른 여자들
눈에 비치는 우리 남편은 분명 다를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스개 소리로 그런말이 있다고 하더군.
집에 있을땐 내 남편이지만 현관문을 나서면 우리 남편은
남의 남자라고 생각하고 살라고 그래야 속편하다고....
우리 남편은 지금도 여잔 일단은 키가 커야 좋다고 한다.
그리고 뚱뚱하고 둔해뵈는 여자가 싫다고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을것이다.
왜냐하면은 키크고 마른 여자가 좋아서 나랑 결혼했는데 마른장작 같고
살집이라곤 전혀 없는 나 같은 너무 삐쩍 마누라랑 살아봤으니
지금은 아마도 작고 아담한 키에 오동통한 글래머한 여인을 아주
좋아할런지도 모를일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참하고 단정해뵈는 전인화(탈렌트)같은
분위기의 여자가 좋다고 애길 한다.
어쩌다가 야하고 섹시한 여자모습이 텔레비전에 나와서
저런 여자도 더 좋지 않냐고 물어보면 내앞이라 그런지
남편은 헤프고 색기가 있어 보이는 여잔 싫다나...
핑계대는 이유도 참 많다. 자긴 지금도 참하고 얌전한
여자가 좋단다. 내 남편은 정말로 내가 무서운가 보다.
자기 생각을 맘대로 말도 못하고 사는걸 보면...ㅋㅋㅋ
진짜인지 아닌지는 확인할수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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