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14. 06:30ㆍ★ 아이들 이야기
13살난 큰 딸과는 아주 다정한 사이라고는 하기에는 아직도 너무 많이 부족한 엄마로 존재하고 있다.
올 봄에 큰아이 학교 선생님과의 면담을 한 뒤에 나 스스로 엄마로서의 자질에 반성을 하면서
좋은 엄마, 편하고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자 내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요즘 아이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의 관계는 순조롭지 않을 때가 있다.
입으로는 공부, 열심히 하라는 소리 안한다고 하면서, 직,간접적으로 나도 두딸들에게
기본적인 성적은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증을 주고 있는 엄마로 존재하고 있다.
요리사가 되든,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던 간에, 무슨 일을 해도 기본적인 성적은 유지해야 한다고,
단순한 흥미로만 훗날의 직업을 선택하면 패가 망신한다는 압박도 간접적으로 늘 암시하고 있다.
큰아이는 수다스러운 아이는 아닌지라 지금도 말수가 없는 아이로 존재한다.
아빠를 지독하게 좋아하지만 그런 아빠에게조차도 많은 말들을 하지는 않는다.
친구들을 좋아해도, 친구 사이에서는 마구 떠들어 대는 수다스러운 아이는 결코 아니다.
엄마인 내가 꾸지람을 할 때, 단 한번도 말대답을 하지 않는 딸로 존재하고 있다.
당최 내가 낳은 딸이지만 맘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알기가 힘든 딸이다.
문제집 푸는 시간보다는 옷을 사러 쇼핑 하는 것을 더 좋아라 하는 큰딸이랑 간간히 지금도 부딫히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인 큰 딸, 이젠 키가 166에 도달해 있다. 6학년 여학생중에서는 젤로 키가 크다고 했었다.
체중은 38키로..... 길쭉하니 빼빼 말라 깽이 여학생으로 존재하고 있다.
친구들이 새 옷을 입고 오는 모습을 무척이나 부러워 하는 여학생으로 존재하고 있다.
반에서 올백 성적을 받은 친구를 부러워 한 적은 한번도 없는데, 옷 잘 입는 친구는 부러워 한다.
한 때는, 너무 일찍 키가 커서 요즘 말하는 조숙증이 아닌가 걱정도 했었다.
아직 초경은 하지 않고 있는 큰아이, 조숙증은 아니니 걱정 안해도 된다는 의사 말에 그 걱정은
하지 않치만, 생각하는 것에 비해 키만 커대고 있으니 그것도 걱정이 된다.
생각의 크기도 키가 자라는 것을 따라가 주면 좋을텐데 말이다.
이젠 신발도, 옷도 나와 함께 입어도 될 체형이 되었지만 엄마의 촌스런 취향은 기겁을 하는 지라,
내 맘에 전혀 들지 않는 옷이라도 딸이 고른 옷을 입도록 나도 나름 양보(?)를 하고 있다.
일요일날, 구리시장으로 큰아이와 단둘이 쇼핑을 갔다.
엄마 옷 좀 사입으라던 딸, 엄마 옷은 쳐다도 안 보고 지 옷만 고르랴 정신이 없었다.
천불이 나도 그런 딸, 봐주고 참으라는 비바님의 충고대로 눌러 참으면서 무조건 이쁘다고만 말해줬다.
엄마랑 함께 쇼핑으로 즐거워진 딸내미, 엄마에게 팔짱을 끼고 헤헤 거리면서 친근하게 군다.
돌아오는 길에 길거리에서 파는 버터오징어 구이 3천원어치도 사줬다. 나는 그런 것도 안 좋아하는데...
가디간과 흰색 티셔츠, 남방 하나, 큰아이 옷을 구입하는데 든 경비는 46, 500원,
추석 지나고 나면 청바지도 한 벌 사 주기로 했다.
올봄에 입었던 청바지가 벌써 작아서 입을 수가 없게 되었다고..
나는 여자이면서도 쇼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입을것, 신을 것, 꾸미는 것에 필요한 장신구를 구입 하는 쇼핑은 참으로 안 좋아한다.
눈도 아프고 쉽게 지치고, 1시간 이상 쇼핑을 하다 보면 어디든지 일단 쭈그리고 앉아서 좀 쉬어야 한다.
먹거리들이나 생필품을 사는 쇼핑엔 그리 쉽게 지치지 않는데, 입을거나 치장 하는 것들을
사는 쇼핑을 할 때는 왜 그리도 쉽게 지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13살 딸은 안 그런다. 눈이 빛나고, 쇼핑 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고 말한다.
공부를 하면서 그런 반짝거리는 눈빛을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겉멋만 들어서 과소비 하는 처자로 클 까봐서 걱정 하는것이 내 오바 일런지 모르겠지만,
어째서 그런 면은 어째서 나랑 남편을 전혀 닮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는 고리타분한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나도 세상의 여느 엄마처럼 내 딸을 많이도 사랑 한다.
성격 자체나 생각하는 것이 여전히 옛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나름대로
요즘 아이로 크고 있는 내 딸들의 생각에 맞추려고 노력하며 애쓰고 있다.
친구 같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 속에서 천불이 나도 참고 들어주는 경우도 많고.
문득문득 내 딸로 태어난 준 것에 한 없이 고마워서 껴안아주고 이뻐 해주는
스킵쉽도 세상에서 내 두딸들에게만는 후한 엄마로 존재하고 있다.
자식을 훌륭하고 마음 따뜻하고, 부모와 친하게 지내는 많은 선배 부모들의
블로그에서 배운 것들을 실천 해보려고도 노력하고 있는 엄마이다.
그럼에도 가끔씩, 내 어릴 때만 생각하곤 윽박만 절러대는 엄마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지금도 여전히 너무 많은 듯 하다.
좋은 엄마, 친구 같은 엄마. 말이 통하는 엄마 되기가 참말로 힘들다는 생각이 점점 더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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