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25. 06:30ㆍ★ 아이들 이야기
그림을 잘 그려서 7살적에 남양주시 국회의원 최우수상을 받은 큰 딸을 보고, 혹시 내 딸이 그림에 재능이?
손가락이 길어서 피아노 배우기 좋은 조건이라는 어린이집 선생님 말에, 혹시 내 딸이 음악에 재능이?
학교 운동회때마다 긴 기럭지 때문에, 달리기 계주로 나가는 딸을 보고, 혹시 내 딸이 운동에 재능이?
매번 음식을 할 때마다 비닐 장갑 끼고 양념을 버무리는 딸의 모습에, 혹시 내 딸이 요리에 재능이?
학교 가정 시간에 만든 얼기설기 해 온 쿠션 바느질 솜씨를 보곤, 내 딸이 혹시 손재주가 ?
독서록을 쓰거나, 표어 포스터에 작은 상이라도 받아 오는 날엔, 혹시 내 딸이 글쓰는 재주가?
엄마가 잔소릴 하지 않음에도 알아서 스스로 문제집을 푸는 딸의 모습에, 혹시 내 딸이 나중에 장학생이 ?
귀찮다 싶을 정도로 친구들을 자주 집으로 데려오는 딸아이 모습에, 혹시 내 딸이 나중에 정치인이나 사업가가?
엄마보다 나은 코디로 알아서 옷을 받쳐 입는 딸, 모델을 해보라는 주변인들의 애기에, 혹시 내 딸이 나중에 모델이 ?
두 딸들을 키우면서 이런 생각들을 지금까지 하면서 살아온 엄마였다.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에 흥미를 느껴 하는지, 좀 더 일찍 알고 싶어 하던 엄마였다.
그 마음 안에는 되도록이면 예체능쪽으로는 관심을 갖지 않기를 바래기도 했었다.
돈이 많이 들어 갈 것 같고, 엄마가 뒷받침을 많이 해줘야 하는 분야보다는 본인 스스로가
알아서 노력해서 할 수 있는 일에 흥미를 가져주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도 있었다.
자식을 거져 키우려는 마음, 내 안에 많이 있었다. 지금도 내 마음 안에는 그런 마음이 존재한다.
밥만 해주고, 옷만 입혀주고, 잘 수 있는 공간 제공해주고, 아주 가끔씩 최소한의 문화 생활을
누리게끔은 해 주고,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쓰는 것에 도움을 주고, 공부 할 때도 최소한의
부분에서만 도움을 줄 수 있는 엄마로만 존재하고 있는 게, 엄마로서의 현재의 내 모습이다.
그저 이뻐만 해주면 되지, 요즘 아이들에겐 왜 그리도 해줄 것도 많고,
엄마들이 알아야 할 것도 왜 그리도 많은지, 어쩔 때는 머리가 빠개 질 것 같을 때도 자주 있다.
몸서리가 쳐지게 내 이쁜 두 딸들을 이쁘고 사랑스러울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가마니로 둘둘 말아서 작대기로 멍석 말이를 하고 싶을 정도고 미울때도 있다.
내가 원하는 내 아이의 모습과, 내 아이가 바라는 자신의 모습이 다를 때가 더 많아지고 있다.
머리속에서는 내 아이가 원하는 것을 잘 들어주고 인내심을 갖고 좋은 엄마가 되자.
라고 외치고 있는데, 내 가슴속 감정에서는 내 아이에게 엄마인 내 생각을
강요하는 경우도 허다하게 많아서는, 큰소리를 질러 대는 경우도 많이 있다.
엄마가 원하는 로보트 같은 아이는 절대로 만들 수 없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음에도
가끔씩을 윽박 지르는 내 모습에서, 내가 내 아이들을 로보트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노력을 한다고 하지만 이렇 듯, 진짜 엄마 되는 게 어렵다는것을 내 미처 예전에는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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