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24. 12:20ㆍ★ 아이들 이야기
두 딸아이의 엄마가 되어서도 나는 동화책을 아이들에게 자주 읽어주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했다.
남편님이랑 치열하게 싸우르랴~~~~ 남편을 비롯한 시댁의 이런저런 일들로 내 두 딸들이
어린 시절에는 동화책 읽어주는 엄마 흉내를 내지 못하고 살았다.
특히나. 큰 아이에게 더더욱 그랬다. 그래서 큰 아이는 지금도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작은 아이는 그래도 조금은 내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 아이들이 눈에 들어오는 시기였던지라
무릎에 앉혀서 동화책을 읽어주는 흉내를 냈던지라 지금도 심심하면 책을 읽고 독서록을 꼼꼼하게 기록을 하는 아이로 존재한다.
그런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용인 이 "까막눈 삼디기" 라는 동화책을 접한 것은 6,7년전쯤일 것이다.
이 책을 처음 읽고 가슴이 아리고 아프고, 어린시절 내 할머니의 품이 생각나서 몹시도 울었다.
그리고 그 동화책은 몇 번이나 두 딸들에게 소리내서 읽어 줬으며, 내 딸들도 둘 다 나와 함께 이 책을 여러번 읽었다.
요즘 아이들 중에서 초등학교에 들어가기전에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녀본 적 없는 아이는 흔치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 삼디기는 일흔이 넘으신 힐머니랑 단 둘이 살아서 유치원도 다니지 못했고
초등학교 2학년이 되서도 한글도 읽을 줄 몰랐고 자기 이름도 똑바로 쓸 줄 몰라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무시를 받았다.
그런 삼디기도 할머니에게는 둘도 없이 귀하고 똑똑한 손자였다.
이 삼디기 동회책 내용들을 자세하게 나열 하기 보다는, 이 책을 초등학교 저학년을 둔 엄마라면
꼭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할 기회를 가져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어쩌면 극히 개인적인 나의 어린시절, 할머니와의 추억이 있어서 더더욱 내 가슴을 먹먹하게 했을지 모르겠지만
이 책으로 인해 나는, 내 두 딸들과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처음 가질 수 있었으며,
내 아이들에게도 반에서 조금은 떨어진 친구들에게 어떻게 대하고, 친구를 사귈 때,
어떤 조건을 보고 사귀면 안된다는 말도 해 줄 수 있었으며, 내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놀리는 그런 아이가 되지 않도록 신경을 쓰게 했던 책이었다.
그리고 어른들의 시선으로만, 내 아이들의 친구들을 평가하려는 속물스러운 엄마의 모습을 나는
갖고 있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처음으로 하게 해준 책이었다.
이 "니쁜 어린이표" 동화책 또한 까막눈 심디기와 함께 내가 젤로 좋아하고 감동 받은 동화책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이 두 권의 동화책을 종종 반복해서 읽고 있다.
어른들이 읽은 동화책 중에서 내가 제일로 자주 읽은 책은 "탈무드" 인데 비해
아이들이 읽은 동화책을 접하고 나서는 나는 도통 어른들이 읽어야 하는 책보다는
이런 동화책들이 훨씬 더 재미 있고 감동적이며, 이런 동화책들을 읽으면서
엄마로서, 아이들의 마음을 느끼며, 무엇보다도 내 두 딸들이랑 함께 읽은 동화책을 이야기 하는
시간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그리고 요즘 동화책들은 그림들도 너무 너무 이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동화작가중에는 예전 "정채봉" 님을 지독하게 좋아하고 그 분의 책을 자주 읽은 적이 있었는데
지금도 동화책을 조금은 편독을 하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책도, 사람에도 나는 좀 지독하게 편협적인 취향을 가진 사람이다.
무슨 고민이 있으면 끼니를 건너 뛰기도 하고 한꺼번에 폭식을 해서
내 위장의 건강을 해친 경험을 갖고 있으면서도,
나는 아직도, 책읽기에도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사귈 때도 어떤 틀을 정해 놓고
선을 분명하게 그은 다음에 그 이상은 깊이 알려고 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갖고 있다.
그리 되면 내게 좋치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학창시절, 수학이랑 과학 그리고 영어가 싫다고 전혀 안하다보니 지금도
내 두 딸들이 물어보는 과목중에도 그 과목에서는 도저히 알려 줄수도 없다.
하기 싫다고, 읽기 싫다고 내가 딱 좋아하는 책만 읽으려는 이 습관도 좀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아직도 나는 소설이나 좋은 책보다는 동화책을 더 선호하는 아줌마로 존재한다.
독서의 대한 시간표도 만들어서 따로 책 읽는 시간을 만들어 함을 요즘 들어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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