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16. 08:18ㆍ★ 부부이야기
과도하게 남편만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남편에게 집착하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도 그런 집착을 전부 버렸다고는 할 수 없을 지 모르겠지만,
요즘의 나를 보면 예전과는 조금은 달라진 나 자신을 볼 수 있는 듯 하다.
술자리가 있는 날에, 전화 연결이 되지 않던 예전에는 전화 통화가 될 때까지 쉬임없이
10통이고 20통이고 전화 수화기를 잡고 씨름하면서, 내 스스로가 나를 괴롭히던 시간이
요즘 따라 새삼스러운 기억으로 떠오른다.
어제부터 앞으로 20일 정도를 남편과 3주일 정도의 시간을 주말부부로 지내게 되었다.
가족은, 부부는 죽으나 사나 무조건 한 집에서 살아야 한다고, 그러지 않으면 가족간의
친밀감도 별로 없다고 생각하고, 무조건 그게 정답인 줄 알고 살았던 나였는데.... 이런 시간이 좀 필요하지 않을 까 생각까지 든다.
냉장고에 쌀 씻어 놓은 것 있으니까, 그것 밥통에 앉혀서 밥 해서 먹어요.. 알았죠?
세탁기만 무조건 돌린다고 빨래가 끝난게 아니니까, 빨래가 엉키면 소리나니까
그럴 때는 다시 전원 끄고 돌려야 해, 출근하면서 꼭 보일러 끄고 전등도 꼭 끄고, 가스 쓴 다음에 밸브 꼭 잠그고.. 알았지?
그런 잔소리들을 하면서도 나는 마음속으로, 저 남자가 나 없는 동안 얼마나 또 술을 마시고 댕기려나....
술이 덜 깬 상태로 운전대를 잡고 출근을 하진 않을 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마누라 없는 자유스러움을 이번 기회에 남편이 나름 만끽하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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