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26. 06:00ㆍ★ 아이들 이야기
학교가 끝나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친구를 데리고 오는 작은 딸 내미 때문에 고민이 생겼다.
친구 두명을 매일 데리고 오던 작은아이가 며칠전 부터는 한 친구만 유독 더 챙기면서 매일 매일
그 친구를 집으로 데리고 오고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학원에서 고등학생 영어를 가르친다는 엄마가 매일 오후 5시면 출근을 해서 자정이 너머서
들어온다는 친구 때문에, 외동딸인데 매일 저녁, 혼자 집에서 엄마를 기다린다는 애길 들었다.
" 엄마, **이 우리집에서 자고 함께 학교 가면 안 돼? **이, 매일 밤에 12시까지
혼자서 집에 있대! 그래서 무섭대"
아빠는 중국에 나가 있고 형제 자매도 없이 외동딸이고 이제 4학년 여학생인데
그 시각까지 혼자 있을 그 아이를 생각하면 맘 같아서는 당장에 그 아이를 데리고 와서 작은아이랑
함께 지내게 하면서 저녁도 먹이고 재워주고 싶지만, 그런 내게 동생이 한마디를 했다.
동생이 한번 더 생각을 해보고 결정하라고 한다.
동생이 그 아이 엄마를 조금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 되면 언니가 그 아이를 키우는 거나 마찬가지가 되는건데
그 아이 엄마를 아직 알지도 못하면서 순간적인 감정으로 그런 결정 쉽게 하지 말라고~~
그 아이가 싫어 할 수도 있는 일이고,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밤 12시가 너머서까지 집에서 혼자 있을 그 11살짜리 작은아이의 친구를 생각하면 웬지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하다.
예전 내가 3교대 직장일을 할 때, 내가 밤근무를 하는 날에는
내 두 딸들은 퇴근이 늦은 아빠가 돌아 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그리곤 , 내 핸드폰에 8살난 작은아이가 자정이 넘은 시각에 우는 목소리로
"엄마!! 회사 끊어.. 아빠 전화도 안받고 나, 자다가 깼는데 언니는 깨워도 일어나지도 않고
너무너무 무서워!!... 엄마 얼른 와. 회사 끊고 얼른 와서 나 봐줘!!!"
8살난 작은아이의 음성을 들으면서, 1평짜리 고속도로 부스안에서 펑펑 울던 엄마인 나였다.
그래서 내 작은아이는 그 친구가 더 마음에 걸리는 것 같다.
밤12시까지 엄마를 기다리면서 혼자서 얼마나 무서울까? 그 친구는 언니도 없고 혼잔데.. 하는 마음에 ...
그런 작은아이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내 마음이 더 아팠다.
그 아이의 엄마를 아직 만나보지도 못했다.
내가 전혀 알 수 없는 그 엄마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을 것이다.
오죽 하면 그 어린 딸을 혼자 두고 나가야 하는 학원일을 선택 했는지는 나는 모른다.
그렇다고 순간적인 안스러운 마음에 내 아이의 친구를 내가 재워주고 아침까지 먹여서
학교까지 보내는 문제에는 망설임을 느끼게 된다.
예전 살던 곳에서도 직장을 다니는 엄마를 둔 두 아이를 자주 우리집에서 저녁까지 먹여서
보내는 날에도 여자애들이나 버스 정류장이나 그 아이들 집까지 데려다 주는 것도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내 아이가 아니라서 보살피는 거나, 먹는 것도 더 신경이 쓰이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나의 오지랖이 무조건 좋은것만도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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