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17. 06:00ㆍ★ 아이들 이야기
국민학교 6년동안 1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학교를 3일 빠진 것 말고는 결석이라는 것을 해본 적은 없었다.
조퇴 같은 것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식은땀을 흘리고 열나고 아무리 아파도 무조건 학교는 가야 하는 것으로 알았다.
엄마나 할머니는 아프면 학교에 가지 말라고 하셨지만 나는 비틀거리면서도 학교엘 갔었다.
그래야지만 하는 줄 알았다. 학생은 죽어도 학교에서 죽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어린이였다. ㅎㅎㅎ
그러다가 중학교때 방학중에 서울 고모집에 머물고 있던 이유로 방학 중간 학교를 가는 날에
학교를 가지 못했다. 그 때, 나는 아.. 내 인생은 이미 틀렸다는 생각을 했었다.
학생이 학교를 결석을 한다는 것은 앞으로 인생도 실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했었다.
지금 생각해도 나란 아이가 왜 그리도 앞뒤가 꽉 막힌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는 당최 알 수가 없다.
그런 내가 왜 그리도 공부에 대해서만은 느긋하고 그리 지지리도 싫어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
그런데도 왜 학생의 기본인 공부는 왜 그리도 안했는지는 이해가 안된다.
< 이 곳으로 이사오기전에 보미가 만든 조랭이 떡볶이랑 구운 감자 사진이고 윗 사진은 보미가 김치찌게 준비 과정의 사진들입니다>
13살 우리집 큰 아이가 요즘 감기 때문에 자주 배가 아프다고 해서 아침마다 죽을 주고 있다.
감기 약도 먹고 있고, 추운 날씨 때문인지 보미네 반 친구들도 감기 걸린 아이들이 많다고 했다.
요즘 들어 보미가 자기 반 친구 이야기를 자주 하고 있다.
" 엄마, 우리반 **는 어제도 많이 아파서 학교에서 열도 나고 머리도 아프고 토하고 했는데
오늘도 학교에 왔어, 그래서 오늘도 또 토하고 쓰러질 뻔 했어. 그 엄마 너무 심하지 않아?
자기 딸이 그렇게 아픈데도 학교에 가라고 하다니... " 하면서 흥분을 하면서 애길 한다.
그 애기를 들은 날, 우리집 세 모녀가 집 근처의 이비인후과를 가는 길에 보미에게 들은 그 아이를 봤다.
한 눈에도 핼쓱하니 아파보였다. 보미랑 서로 "안녕?" 하면서 손을 스치며 인사를 한다.
"엄마, 쟤 지금 학원 가는거야! 너무 심하지 않아? 오늘 학교에서도 그리 아팠는데 오늘 같은 날도
학원을 보내다니. ** 엄마 진짜 너무 하는 것 같아. 학원 다녀와서 학원 숙제 하고 나면 12시래.."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밖에 안되는 아이가 밤12시까지 학원 숙제를 해야 하고,
공부도 매일 매일 학교 수업외에도 대여섯시간을 더 한다는 것도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학원차를 타러 가는 그 작은 13살 여학생의 뒷모습이 왜 그리도 쓸쓸해 보이는지...
이 곳으로 이사와서 두 아이가 첫 시험을 봤다.
보미는 수학점수가 확~ 내려 앉았지만, 다른 세 과목은 우수하게 나왔다. 내 기준에서...
혜미는 골고루 비슷한 수준의 점수를 받아왔다.
큰 아이 보미는 방학때부터는 학원 한 곳을 보낼 계획을 하고 있다. 보미가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 내 맘은 안보내고 싶은데...
내가 봐서는 우리집 두 딸들에게 앞으로도 공부로 빛을 볼 거라는 기대는 안하고 있다.
엄마인 내가 내 딸들이 공부를 잘 할거라는 기대도 안할 뿐더러 그걸 기대하기에는 내가
두 딸들의 공부에 쏟는 노력이너무 부족하고, 내가 귀찮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음식 직접 만드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며 즐기는 13살 보미 현재의 꿈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미용대학을 가고 유학까지 다녀오려면 내신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부는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고 있는 딸 이다.
블로그를 통해 자녀 교육에 성공하시는 분들의 글을 읽고 따라쟁이 엄마 흉내를 내기도 종종 하고는 있다.
두 딸들이 나와는 다른, 성격 좋고, 사교성이 좋은 그리고 적극적인 사고방식과
조금은 자유로운 영혼을 갖고, 세상의 눈에 연연해 하지 않으면서도 바른 사람으로, 그리고 밝고
이쁜 사람으로만 자라기만을 막연하게 바라는 게으른 엄마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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