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0. 06:00ㆍ★ 아이들 이야기
공부 잘 하는 아이보다는 태권도나 검도를 가르쳐서 이 험한 세상으로부터 외부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일을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강한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이 더 큰 엄마이다.
웅변 같은 것을 가르쳐서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당당하고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자신감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도 강하다.
웬지 기가 죽어 있어 보이고 내성적인 모습으로 걸어 다니는 우리집 큰 아이를 보면,
나는 공부고 뭐고 몸과 마음이 밝고 건강한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만 더 크다.
그럼에도 현실에서의 나는 어쩔 수 없이 이제 중학생이 되는 우리 큰 아이 학교 시험성적을 먼저
신경을 쓰고 있으니, 이 얼마나 이중적인 모습이란 말인가?
나는 20대 중반에 검도라는 운동을 6개월 정도를 배운 적이 있었다. 빨간 띠까지 땄었다.
운동신경이 엄청 나게 둔한 나는, 강한 여자가 되고 싶었다. 늘 난 머리가 좋은 여자이기 보다는
몸과 마음이 강한 그런 여자이고 싶은 바램을 늘 꿈꿨다.
여장부 같은 여자를 꿈꿨고, 힘으로 나는 남자와 동등한게 아니라 월등한 여자가 되고 싶었다.
뉴스 기사에서 힘이 없어서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어떤 일들을 당하는 것에 크게 분노를 한다.
머리로, 지혜로움으로 남자를 제압하라는 말, 나에게는 헛소리 같기만 했었다.
나는 기운이 센, 외양적으로 몸과 정신력이 강한 여자이고 싶어 했었다.
어릴 때, 벌레나 더러운 것들로 여자애들을 놀리는 남자애들이나 힘 자랑을 하는 남자애들을 보면 디지게 패주고 싶었다.
송충이나 벌레 같은 것도 난 전혀 무서워 하지 않았고 손으로 그런 것들을 잡는 것 따위는 내겐 일도 아니었다.
다쳐서 피가 철철 나는 것을 보고도 눈썹 까닥 하지 않는 여자애였고, 주사를 맞을 때, 남자애들이 우는 모습을 보면 왜 그리도 통쾌하던지~
여고 시절 여군을 되고 싶어서 상담선생님과 면담을 해봤지만, 체중 미달로 포기를 해야 했던 기억이 있다.
나는 나의 마르고 왜소한 체형이 그래서 더더욱 싫었다. .
<보미 기말고사 결과서를 보내주신 선생님이 이런 문구를 첨부해주셨네요 - "큰키, 길고 가는 다리, 작은 얼굴, 전학 첫 날부터 이슈였습니다">
그런 내 마음은 내 두 딸들에게 간접적으로 투영되었을 것이다.
실력이든 힘이든 머리든 간에 나는 남자와 동등한 여자가 되라고 가르치지 않았을 것이다.
남자보다 훨씬 월등해지라고 가르쳤을 것이다. 보이지 않게 두 딸들에게 분명히 그렇게 떠들었을 것이다.
나는 강한 여자가 못되었다. 지금도 강한 사람하고는 거리가 먼 여린 마음을 가진 아줌마로 살고 있다.
그런 내가, 내 두 딸들에게 어떤 경우에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말고 이 험한 세상에 지지 말고,
강한 정신력을 가진, 그리고 강한 체력을 가진 여자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엄마인 내가 그런 아이로 크기 위해 노력 해야 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무조건 강한 여자가
되길 바라는 그런 무식한 엄마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마른 체형과 작은 얼굴, 길고 가는 다리를 가진 큰 딸내미의 외모가 더 속상할 때가 많다.
어쩌면 나는 내 큰 딸이 투포환 선수처럼 몸집도 크고 기운이 센 여자로 자라길 바라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167이라는 키에 38키로,,,, 점점 키는 크는데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큰 딸내미를 보면
강한 여자로 크는 것은 불가능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불안함만 가득하다.
전형적인 소음인이라서 그런다는 한의사 양반 말도 안 믿고 싶어진다.
'★ 아이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가 선택한 학원에 보내주는 것이 정말 잘하는 걸까? (0) | 2010.12.28 |
---|---|
착하고 마음이 따뜻한 우리집 큰 딸 자랑하기~~ (0) | 2010.12.24 |
아이가 아파도 학교와 학원은 꼭 보내야 하는 엄마 (0) | 2010.12.17 |
엄마! 내 친구가 우리집에서 자고 함께 학교 가면 안돼? (0) | 2010.11.26 |
교육관이 확실한 엄마의 아이들이 공부를 잘한다(?) (0) | 2010.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