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집 살림을 하다 보니 정말로 심신이 피곤 하다

2010. 12. 3. 06:00★ 부부이야기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친다는 엄마를 둔 작은아이 친구가 어젯밤 11시가 다 된 시각 까지 집에 있다가 갔다.

작은아이랑 함께 그 아이 집까지 내가 함께 가서 데려왔고, 식탁에 앉아 공부를 하다가 밤 11시가 다 된 시각에는

동생이 그 아이 집까지 데려다 주고 돌아왔다.

그리고 그 아이 엄마와 전화통화를 했다.

어린 딸을  집에 혼자 두고 일터에 나가야 하는 직장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재우고 아침에 보내려 했지만 내가 다음 날이면 전에 살던 집으로 넘어가야 해서

어쩔 수 없이 늦은 밤에 집에까지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 올 수 밖에 없었다.

 

 

 

 

 

큰 아이와 작은 아이 모두 학교 생활에는 적응을 잘 하는 것 같다.

아직 애기 처럼만 보이는 작은아이는 요즘 급속도로 친해진 이 친구를 챙기기 바쁘다.

집으로 데려오는 엘레베이터 안에서도 둘이 뭔 할말이 그리도 많은지 엄청 수다스러웠다.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다 풀어 놓는 작은아이에게만은 적어도 나는 좋은 엄마 인것 같아서 다행스럽다.

사춘기에 접어든 큰 아이와는 여전히 거리감이 남아 있지만 앞으로도 나는 그런 큰 아이와 친해지기 위해서 노력을 할 것이다.

 

 

 

 

 

 

두 아이들 기말고사 시험 준비로 공부를 좀 하는 아이들 옆에서 늘 나는 가계부와 통장 정리를 하고 있다.

집에 있으면서 특별히 하는 것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이래저래 이제는 이삿날이 다가오자 맘만 급해진다.

우리들로 인해 동생의 집도 웬지 어지러운 듯, 뭔가 정리가 안된 듯한 생활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동생에게 미안하기도 하면서 종종 이런 동생과의 함께 하는 생활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투닥거리며 다투기도 했지만, 이렇게 동생과 따로 지내야 하는  이삿날이 다가오는 것이 썩 기쁘지만은 않다.

동생은 요즘에도 매일 새벽1시까지 방송대 기말고사 시험 공부를 하다가 작은 방에 가서 자고 있다.

 

 

 

 

 

며칠 전에 안방의 형광등 불이 안 들어와서 그걸 분리하고 선을 연결 하르랴 혈압이 올라서 머리가 아팠다.

결혼 전에는 동생들과 자취하면서 집 안의 웬만한 일은 다 할 수 있었는데

이 형광등 선을 연결하고 전등을 끼우는 간단한 일에도 뒷골이 땡기고 고개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에구.... 말도 아니게 뒷골이 땡겼다.

이제는 나와 키가 비등해진 큰 딸이랑 함께 식탁 의자에 올라가서 겨우겨우 힘들게 형광등을 고칠 수 있었다.

이럴 때는 남편이라는 남자의 손길이 그리워 진다.

 

어젯밤에 이 곳으로 퇴근한 남편과 함께 오늘 아침에 함께 출근을 할 것이다.

전에 살던 집, 남양주 집으로 가서 3일동안 나 혼자서 나머지 뒷 정리를 할 계획이다.

그 쪽도 아직 정리가 안된데다가, 아마 홀애비로 생활한 남편의 흔적들을 치우르랴

오늘 오전 시간은 그 쪽 집 정리 하는데 시간을 다 보내게 될 것 같다.

두 집 살림을 하려다 보니  정신만 산만하고 제대로 하는 일도 없는 듯 하다.

인터넷 이동도 접수해야 하고, 이사 전날 가스 계량기도 체크해야 하고

관리비 정리도 해야 하고, 세입자에게 잔금도 받아야 하고...할 일이 많게 느껴진다.

불현듯 뜨금없이 바람 피는 남정네들중에서. 두 집 살림 하는 남자들은 어떻게

그 복잡하고 정리 되지 않는 생활을 유지해 가나... 하는 생각이 뜨금없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