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8. 06:30ㆍ★ 아이들 이야기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는 우리집 큰 딸이 학원이라는 곳에 등록을 했다.
이 곳으로 이사 오기전에도 중간중간에 학원을 끊기도 했지만 영어학원만은 꾸준하게 다녔던 초등학생이었다.
허나 나란 아줌마에게 먼 나라 애기처럼 들리던 대형학원 등록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응시료 5천원까지 지불하고 시험을 본 다음에 실력에 따라 철저하게 반 배정이 되는 사설 학원이었다.
아직도 나는 요즘 학생들이 밤10시 11시까지 책상에 앉아서 공부한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엄마로 존재하고 있다.
특목고가 무슨 학교인지, 민사고가 어떤 학교인지, 국제고등학교가 뭔지도 잘 알지 못했고 알려고도 안해 봤다.
내 딸이, 대단히 공부를 잘하는 우등생도 아니었을뿐더러 그런 특별한 고등학교는,
학교에서 영재라고 불리만큼 공부를 아주 잘 하는 아이들만 가는 줄로만 알고 있던 엄마였기 때문이다.
내 아이는 그만그만하게 공부해서 지가 원하는 꿈을 위해, 지 스스로가 너무 열등하지만 않을 정도로만
성적을 유지하고 이 사회의 평범한 구성원이 되길 바랬을 뿐이었다.
학원 건물에 들어서면서부터 전에 살던 지역의 학원하고는 규모부터가 다르다는 생각을 했었다.
늘 무심하게 지나쳐 보던 이런저런 팜플렛들과 학원 학생들중에서 명문고에 입학한 학생이 몇명인지,
학교에서 전교 1,2등 아이들의 사진들과 이름이 붙어져 있는 모습을 보면서 참, 나도 딴나라에 들어왔구나를 생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내가 이 학원에 등록을 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100% 큰 딸 아이의 간절한 바램때문이었다.
내신성적이 좋아야지 본인이 원하는 그 어떤 고등학교도 들어 갈 수 있는데
본인 수학실력이 너무 부족함을 스스로 느낀다고, 학원의 숙제양도 많다고 들었지만 자신이 스스로
공부 할 수 있을 때까지만이라도 이 학원을 보내 달라고 말하는 큰 딸의 바램으로 학원등록을 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도 큰 아이의 공부에 관한 것에는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일에 따른 결과에 대해서는 본인이 감당해야 함을 늘 강조하는 엄마로만 존재하고 있다. 처음이었다. 큰 아이가 스스로가 공부를 하겠다고 학원을 보내달라고 말한 것은. 빼빼마른 체형으로 공부를 한다고 책상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서 공부도 체력싸움이라는데 저 야리야리한 것을 보약이라도 해먹어야 하나를 먼저 걱정하게 되는 엄마다. 이런 나약한 엄마로 인해 어쩌면 내 딸 아이의 재능이나 실력이 묻힐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든다. 그저 여느분들 말씀대로, 우리 형편에 해 줄수 있는 데까지만 해주고 아이의 이야기에 최대한 귀를 기울여 주고 가끔씩 조언만 해주는 그런 엄마로 존재하고 싶은데 솔직히 앞으로 내가 어떤 엄마가 될런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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