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3. 06:00ㆍ★ 부부이야기
신정 연휴때, 노인 문제를 다루던 드라마를 간추려서 방영하는 방송을 어머님이랑 함께 시청하게 되었다.
다치신 뒤로 현재 집에서 쉬고 계시는 어머님은, 그런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 작년하고는 많이 다르신 듯 싶었다.
그렇게 약간은 불편한 마음으로 같은 드라마를,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서로 다른 생각으로 그 방송을 시청했었던 것 같다.
미혼시절에는 그런 노인문제 드라마를 시청할 때는, 눈물을 흘리면서, 어떻게 자식들이 저리도 다들
자기네들 입장만 생각하고 부모님을 모시는 문제에 어찌 저리도 이기적일까? 라고만 생각했었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그런 노인문제 드라마를 보면서는, 웬지 가슴이 답답하고, 드라마 속
이기적이고 못된 며느리가 나 인 것 같고, 딸이라면서 자기 부모님 모시는 문제에 입바른
소리만 하는 이기적인 모습에서 내 마음을 보면서 어떤 마음은 불편하기만 했다.
<사진은 2008년도 방영된 mbc드라마 쑥부쟁이 홈피에서 퍼왔습니다>
어머님이 말씀 하셨다.
자식들 많으면 뭐 하냐고, 요양원에 맡기게 되는 순간부터 힘없는 노인들의 수명은 그만큼 단축되는 거라고~
자식들 키우르랴 그 고생을 했고,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르랴 자기 건강을 돌보지 못한건데 어찌
자식새끼들은 다들 저리도 지그들 생각만 하냐고,,,,
늘 그러 했었다. 노인 드라마속 내용에서는 모든 부모님들은 아들들을 위해 집안 기둥뿌리 다 뽑아서
뒷바라지 했으니 부모님은 무조건 아들이 모셔야 하는 거고, 그것도 장남이 모시는 것이 당연하고
그 당연한 것을 하지 못하게 되면 온 집안이 시끄러워지고, 사정이 있어서 둘째나 막내가 부모님을
모시게 되면 뭔가가 삐끄덕 거리고, 장남은 가족모임에서 고개 숙인 아들이 되는 게 노인드라마 속 내용이었다.
그리고 노인문제 드마라속에서는 늘 장남은 착하지 못한 아내때문에 나쁜 아들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부모에게 가장 많이 경제적으로 뭔가를 뜯어가는 자식이 장남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내용의 드라마를 시어머님이랑 함께 보는 며느리인 나는, 웬지 속이 불편하고 거북했다.
나는 그런 혜택 받은 장남도 아니었고, 어머님을 모시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낸 적도 없는 큰며느리였는데
어머님은 그 드라마를 보는 내내 내 앞에서, 많은 말씀들을 하셨다.
며느리인 나, 속으로 많은 생각들을 했고 어머님에게 하고 싶은 말들은 많았지만 그냥 조용히 있었다.
헌데 어머님은 알고 계셨을까?
그런 말씀들을 하시면서 시골에서 혼자 지내고 계시는 아흔살의 시할머님에게는
내 어머님도 지금까지도 큰 며느리로 존재하고 계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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