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26. 06:00ㆍ★ 부부이야기
<작년 친정에 김장하러 갔을때 차린 밥상>
엊그제 남편에게 말했다.
" 블로그 글에다가 당신이 아침 굶고 다닌다는 글을 올렸더니
술까지 그리 열심히 마시고 다니는 남편인데 아침까지 안 먹고 출근을 하면
큰 일 난다고, 어떻게든 아침 밥을 챙겨 먹고 하도록 하네~~
그렇게 술, 많이 마시는 데 밥까지 굶으면 큰 일 난대~ "
그 말에 남편,
" 그래? 그래... 맞는 말 같다. 억지로라도 아침 챙겨 먹도록 해야겠어 ! " 한다.
세상에서 남편이 젤로 무서워하고, 젤로 말을 잘 듣는 사람은 남편을 진료하는 의사양반뿐인데
이제는 블로그의 댓글로 이런저런 애길 해주는 다수의 술군의 아저씨들의 말도 귀담아 듣게 된 것 같다.
중학생이 되는 큰 딸, 보미는 결코 연예인처럼 뛰어난 외모를 가진 여자가 아니었음에도
반반한 외모만 믿고 건방만 떠는 골빈 여자아이로 자라게 되는 것을 지나차게 경계를 하던 엄마였다.
외모에만 중요시하는 여자들을 아래로만 말하는 엄마였던 내가, 외모도 경쟁력이다라는 말을
해주면서,요즘 같은 세상에 키가 크고 뚱뚱하지 않는 것도 축복이다라고 말해주는 엄마로 변해 있다.
오랫동안 지속적이지는 못할지언정 종종 나는 그렇게 블로그에서 얻은 정보들로
조금씩 따라쟁이 엄마가 되어보기도 하면서, 그 따라하기가 하나의 좋은 습관으로
자리 잡히는 것을 연습하기도 한다.
요리하는 것에도 늘 해 먹는 것만 만들어서 먹던 아줌마였던 내가
새로운 요리에도 도전해보게 되었고, 같은 음식이라도 방법을 달리해서 만들어보는 주부로 변했다.
책을 멀리하던 내가 현저하게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조금씩이라도 매일 매일 책을
몇페이지씩 읽어 보려는 따라쟁이 아줌마로 변하게 되었다.
식당 가서 밥을 먹고 나면 그릇들을 정리하고, 남은 반찬들을 한 그릇에다 모아 놓고,
수저 젓가락들도 한쪽으로 가지런히 놓고, 휴지들도 한쪽으로 모아 놓아서, 그릇들을
치우는 일이 습관이 된, 마누라 때문에 남편도 몇번이나 직원들과 밥을 먹고 나서
자기도 모르게 그런 행동들을 해서, 직원들을 민망하게 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길거리에 쓰레기나 휴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엄마가, 챙피하다고 말하던 딸들도
남들 없을 때는 쓰레기를 주워서 집으로 가져와 휴지통에 버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블로그, 가끔씩은 버겁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지만(소재가 없거나 그 내용이 그 내용인지라. ^^* 답글이 밀렸을때나~)
이제는 블로그는 나에게 하나의 소중한 일상이 되었으며,
우리 가족을 바람직하게 변화시키는 데도 크게 이바지 하는 것이 있다는 것도 인정하게 된다.
좋은 것들만 따라하는 따라쟁이를 하다보면 그게 정말로 좋은 습관으로 자리 잡혀서
지금보다 더 좋은 가족들로 거듭 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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