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3. 06:00ㆍ★ 요리, 블로그, 컴퓨터
<보미의 이번 초등학교 앨범입니다>
며칠전에 어느 분의 블로그 글을 읽고,
저도 블로그로 제가 얻은 것들과, 잃은 것들을 생각해보면서 정리를 해 봤습니다.
이혼을 꿈꾸며, 힘든 시간들을 버티고 겪으면서, 칼럼이라는 매개로 온라인상에 글형식을 빌어서
남편과 시댁으로 인해 힘든 이야기들을 어느 정도 풀어내면서, 제 스스로 상처들을 치유 할 수가 있었습니다.
독자란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으면서 눈물도 짓고, 가슴 한켠의 삭막함을 위로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칼럼이 블로그로 바뀌고도 여전한 글들로 폐쇄적인 성격을 지닌 저는,
이 온라인상에서만은 자유롭게 활자들로 풀어 내는 것을 멈추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저는 글을 쓰는 시간들을 통해 무척이나 많은 소중한 것들을 얻을 수 있었던 아줌마였습니다.
그러길, 벌써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의 길지 않는 맞벌이 직장생활로 인해 뜸해졌다가, 전업주부가 되고 나서
다시금, 블로그를 통해 이런저런 저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면서 지금까지
블로그를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의 블로그상의 글의 소재에는 변화가 없으며, 그만큼 발전도 없음을
제 스스로가 느끼면서 블로그를 폐쇄할까를 수도 없이 생각하고 접고를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어제 마트에 가서 구입한 작은아이의 학교 준비물들입니다>
귀가가 늦어지는 남편을 기다리는게 아니라, 잠이 오지 않는 날이면 블로그에 글을 씁니다.
1. 늦는 남편을 기다리면서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펴던 짓은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2. 기록, 자체만으로 적어대던 가계부 쓰는 것을 좀 더 체계적으로 쓰려는 노력도 하게 되었고,
주중 결산과 월말 결산을 정리한 뒤에는 전체적으로 어느 부분에서 지출을 줄여야겠다는
다짐도 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사춘기에 접어든 딸 아이를 야단을 치게 되는 일이 생겨도,
블로그 어디에선가 읽은 이야기들을 떠 올리며,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게 되니, 좀 더 이성적인 대처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4. 소액이긴 하지만 저는 지금도 이 다음(duam) 사이트가 아닌,
다른 사이트에 같은 글을 올려서 경제적인 수입을 올려서 저희집의 현실적인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다음 측의 애드 박스라는 광고라는 것도 달지 않고 있습니다.
남편과 함께 밥상을 마주하는 날이 많치 않는 저희 가족입니다.
5. 여지껏 시도해보지 못한 요리들을 블로그를 통해 배운 것들을 남편에게 선보여서
남편을 나름 흐뭇하게 해주는, 그런 저의 변화에 남편이 더 좋아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볼 수가 있었습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집에서 만들어서 서방님에게 대령하고 있는 양파즙입니다>
하지만 그게 지나쳐서
1. 남편이 들어와도 본체 만체 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남편이 서운해 하는 일도 생겼고,
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남편에게 집착을 하지 않게 된 대신에
무심한 아내가 되는 듯한 부정적인 부작용도 있게 되었습니다.
2. 이웃의 블로그의 글을 쓰는 분야가 확실한 분들의 좋은 글에 위축이 되기도 하고, 그런 분들과 함께
우수 블로그 딱지를 달고 있다는 게, 부담으로 느껴질 때도 많습니다.
3. 베스트 글이 됐는지도 꼭 남이 말해줘야지만 알 정도로, 블로그 글, 관리에 관해서는
거의 공부도 안하고 신경도 쓰지 않는 저의 아둔함과 게으름에 스스로가 실망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4. 어느날, 정말로 화가 많이 나서, 다른 걸로는 그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는 저의 성격으로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켜고, 제 감정 그대로를 적은 글들을 쓰는 경우가 있으면서도,
정작 그런 글들은 여기다가 올리지 못하는 겁쟁이 아줌마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블로거로서, 객관적이고 글을 쓰면서 조금은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프로분들의
충고의 말들이,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이 잔뜩 들어간 제 글을 올리는 데 망설이게 했습니다.
그럼에도 제 글은 여느 블로거분들의 글에 비하면, 많이 감정적이고, 개인적인 글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데, 그 정도가 더 심해지면, 아마도 이 공간에서도 제가 왕따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겁도 조금은 나기 시작 했습니다.
5. 제 나이 마흔 두 살, 결혼 14년차이며, 중학생이 되는 딸과 초등학교 5학년인 딸을 둔 엄마입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아니기에 손이 많이 가지 않는다는 여자아이 둘을 키우고 있지만,
감수성이 예민해진다는 사춘기에 접어들었으며, 이 또래 여자애들이라면 겪는 많은 것들을
봐주고, 이야기들도 들어주며, 함께 해줘야 하는 부분들도 더 많아짐을 느끼고 있습니다.
여느 직장을 다니고 있는 직장맘도 아니면서도 특별히 제가 두 딸들에게 해주는 것은 별로 없는 듯 합니다.
그건 저의 시간들을 블로그에다가 많이 투자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집에 있는 컴퓨터는 한 대로 저는 블로그 때문에 컴퓨터를 사용하고,
큰 아이가 학원의 온라인 숙제를 하르랴 컴퓨터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작은아이도 1주일에 한번씩 테일즈런너 게임 외에 숙제를 하거나, 온라인상의 학습사이트를
종종 이용하기도 합니다.
남편은 컴퓨터로 활자로 된 신문에서 볼 수 없는,(남편은 매일 조간신문을 읽는다) 뉴스를 봅니다.
컴퓨터 한 대로 부족해서 작년 11월달에 장만한 저의 스마트폰 매달 요금도 나에게 사치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손빨래를 해서 세탁기에 돌리던 빨래들을 바로 세탁기에 넣어서 돌리는 게을러진 제 모습과,
수건과 속옷들을 가끔씩은 삶던 것도 점점 게을러져서 한달이 넘어도 삶지 않는 날도 많아지고,
아이들과 함께 수다를 떨면서 블로그 애기는 자주 하지만, 아이들과 놀이를 함께 하는 시간은 줄어들었습니다.
일상생활에 최선을 다하는 주부로서, 이 시점에서 블로그를 관리하는데 있어서
시간 조절을 해야 함을 요즘 들어서 부쩍 느끼고 있으며,
블로거로서 이런저런 공부들도 해서 저의 블로그 글의 소재나 내용면에서도
변화가 필요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저 하루의 습관적인 일기 같고 기록들 같은 글인데,
이것마저도 진짜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100%를 하지 못하고 있음에
제 스스로가 답답함과 위선적인 모습을 발견할 때가 많이 생기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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