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19. 06:00ㆍ★ 부부이야기
내 친구에게 돈을 빌려 준 적이 여러 번 있었다.
큰 돈은 아니었고 몇십만원정도 였고, 늘 한 두달 뒤에 꼭 갚던 친구였다.
사업을 하는 친구의 남편을 대신해서 생활비는 그 친구가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
지나치게 보수적인 친구의 남편은 죽어도 친구의 직장생활을 반대했기 때문에
이린 저런 이유로 소액의 돈을 빌려간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 때마다 나는 남편에게 먼저 상의를 했고, 남편은 늘 알아서 하라고 하거나, 빌려줘..! 라는 대답을 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기가 젤로 좋아하는 친구 **씨잖아.... 라고 대답을 해주던 남편이었다.
그 친구 또한 넉넉치 않는 내 형편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그런 전화를 하는 것을 얼마나 많이 망설였을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작년 여름즘에 정말로 형편이 어려워진 그 친구의 전화를 받고,
최종적으로 마음의 반을 비우고 내가 받은 상금 백만원중에서 60만원을 마지막으로 빌려 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도 나는 그 돈을 100% 다 포기하고 있지는 못하는 속물스러운 마음을 갖고 살고 있다.
내가 돈을 빌려준 사람은 시댁 식구외에는 그 친구 딱 한 명뿐이었고,
늘 남편에게 먼저 물어보고 남편의 동의하에 돈을 빌려주는 것을 철칙으로 하는 아내였다.
남편이 자기 친구에게 돈 빌려주는일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 왔던 일이다.
술값을 빌려 준 적도 있었고 그 이유들도 다양하고, 그 명단들 또한 참 많기도 많다.
그 중에서 빌려주고 나서, 돌려 받은 돈은 이제까지 단 한 푼도 없었다.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아내인 내게 상의를 하거나 일은 더더욱 한 번도 없었던 일이었다.
어찌어찌해서 저절로 알게 되서 부부싸움을 했던 경우가 몇 번 있었을 뿐이었다.
더 열받는 사실은, 정말로 형편이 어려워서, 도저히 남편이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당장에 생활을 할 수 없는 그런 어려운 형편의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준 게 아니라는 거다.
전형적인 폼생폼사인 대한민국의 멋진 남자였던 내 남편은 그런식으로 친구들에게
빌려준 돈들을 이제 와서 갚아라~~ 라는 말을 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들이 지났다는 거다.
나도 아주 오래전(한5년전쯤)부터 그런 돈들은 다 포기했던 것 같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보증은 서 준 적은 없으니...
그래서 우리집 명의는 내 이름으로 해놨는지도 모른다.(집 명의 내 이름으로 되어있는 것 하나도 안 좋다)
부부사이의 금전 관계는 통보가 아니라, 들통이 아니라 상의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으면 참 좋겠다.
나중에 잘못되더라도 그로 인해 다툴 일은 없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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