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공부와 책 읽기를 따라하고 있는 아줌마

2011. 4. 10. 06:00★ 부부이야기

 

 

 

초등학교 5학년인 동생의 아들이 한자5급 시험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 말에 우리집 두 딸들의 한자 실력은? 어떤가를 생각해봤다.

큰 아이는 작년에 학교에서 본 6급한자 자격증은 있지만, 6급 한자들을  벌써 다 까먹은 듯 하다.

작은아이는 얼마전부터 스스로가 한자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해서 요즘 7급 한자를 공부하고 있다.

마흔 두살 먹은 엄마인 나는, 분명히 한자 공부를 했는데, 읽을줄은 알겠는데 쓰는 것은 6급도 어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드문드문 두 딸들이 한자 연습할 때, 옆에 앉아서 가계부 정리 하면서 한자 연습을 시작하는 날이 생겼다.

연필을 잡고 한자 쓰는 공부(?)를 한 날에는 머릿속에서 쉬이익~~~ 하는 쇳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지금은 생각한다. 그래그래, 공부라기 보다는 나의 치매예방을 위해서 한자 공부를 심심풀이로 해보자~~~

이런 때에, 누가 나에게 그래 한 번 열심히 한자 공부해서 자격증도 따 보고 해~

라고 말하면 나는 그 날로 바로 연필을 놓고, 한자 공부를 하지 않게 될 것이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책을 읽는 것을 거의 하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다.

우리집에 있는 책 들 대부분은 내가 미혼시절에 읽은책 몇 권을 제외하곤 먼지만 쌓여 있는 책들이다.

블로그를 하면서 책을 자주 읽고 지내는  나와 연령대가 비슷한 비단풀님을 알게 되었다.

그 분의 서평을 종종 읽으면서도 내가 직접 서평을 쓰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

왜냐하면 책을 읽으면 줄거리도 써야 하고 그와 어울리게 적절하게 내 느낌을 써야 하는 법인데

나는 책을 읽으면 극히 개인적으로 느낌만 강해서 감정 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

독후감 같은 것은 잘 쓰지를 못하겠다.

그러던 중, 비단풀님의 서평 중에서 내 마음을 잡아 끌던 책 "도가니"(공지영저자)를  읽게 되었다.

목구멍으로 뭔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 그 안의 있는 자들의 횡포와 만행들로 나는 자면서도

며칠동안 꿈을 꿔야만 했다.

책을 한 권을 읽고 이렇게 가끔씩은 오랫동안 가슴에 담고 기억하는 경우가 있다.

세상에는 존중 받지 못할 사람은 없다고 하지만 나는 가끔은 생각하게 된다.

쓰레기 같은 인간들, 인간말종들도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단 몇 서너시간만에 다 읽게 된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쩔 수 없이 나도 두 딸들을 생각하게 되었으며,

그 동안 보통 사람으로 살면서 장애가 있는 아이를 둔 부모의 심정 같은 것에 무심했던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마저 있는 사람들과 없는 사람들사이의 차별은 어쩔 수 없이 존재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보통의 사람,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살면서 점점 현실에 안주하며

부당한 모습들에도 모른척 눈을 감아야 하는  경우가 나에게도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도 내일도 전문적인 사람은 되지 못해도

좋은 것, 바람직한 것들은 열심히 따라 해보는 일은 드문드문이라도 해보면서 살아가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