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고 바른 친구하고만 친하게 지내렴

2011. 5. 7. 06:00★ 아이들 이야기

 

 

 

 

며칠 전, 시험이 끝난 작은아이가  친구집에 놀러 갔었다.

반 모듬이 바뀌고 나서 새롭게 짝꿍이 된 친구인데 그 친구 집에 놀러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아이는 우리집에 두세번 정도 놀러 온 적이 있었다.

친구집에 다녀온 작은아이가, 그  친구의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을  내게 한다.

" 엄마, ** 아빠는 회사 사장님이고 엄마는 서울대학원에서  의대 공부를 하고 있고 지금은 중고등학생들

과외를 가르치고 있고, **집에는 벅걸이 tv가 세 대나 있고, 침대도 세 개나 있어.노트북도 두대나 있고...

그리고 그 친구 할아버지도 무슨 회사 사장님이래...."

그 말을 하고 싶어서 뛰어온 아이처럼 침을 튀기며 엄마인 나에게 그런 말들을 쉬임 없이 쏟아냈다.

주방에서 김치찌게를 끓이고 있던 나, 처음엔 작은아이의 그런 말들을 건성으로 들었다.

예전 살던 곳에서도 넓은 평수의 친구집에 다녀오면 그런 말들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작은 아이에게 물어봤다.

" 그래서 혜미는 그 친구가 많이 부러워?"

"응. 집은 부러워~~~ 그런데 엄마는 엄마가 더 나아..~"

" 왜? "

" 그 엄마는 내 친구 **가 시험봐서 한 개 틀리면, 10대씩 회초리로 때린대,

 매 안 맞고 좁은 우리집에서 엄마랑 사는 게 훨씬 더 나을 것 같예. " 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또 말해줬다.

"엄마, 근데 그 친구 엄마가 나한테 그랬어.

니가 공부 잘한다는 그 혜미 맞니? 우리 **랑 친하게 지내려므나.. 라고 말하는 것 있지.

나, 공부 아주 잘하는 것은 아닌데.. 그 친구가 나보다 훨씬 공부 잘해... **가 자기 엄마한테 뻥 친거래..."

공부를 못하는 친구랑은 놀지 말라고 해서 그 친구가 내 작은아이를 아주 공부를 잘하는

아이라고 그 엄마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5학년인 작은 아이, 공부를 아주 잘 하는 아이는 아니다.

아주 열심히 공부를 좋아하는 아이이기는 하지만 올 백을 맞는다거나

시험을 보면 전과목에서 한 두개만 틀리는 그런 우수한 아이는 절대로 아니다.

그럭저럭 늘 90점대를 골고루 유지하거나 가끔씩 쪽지시험을 보면 80점대로 내려갈 때도 있는 아이다.

그렇치만 그런 내 작은 아이의 점수에 나는 전혀 걱정을 하지 않는 엄마로 존재한다.

작은아이의 친구는 대부분 올 100점을 맞거나 실수로 하나 정도나 틀릴까 말까 하는  아이라고 했다.

 

 

평범한 엄마인 나,

속마음으로는 나도 내 두 딸들 모두가 행동도 바르고 착하고, 공부도 잘 하는 아이들하고만 친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진 적이 있었다.

물론 그 마음이 지금도 아주 많이 변한 것은 아니지만, 약간의 생각이 달라져 있다.

예전의 남편이 아이들 교육에 있어 내게 해준 말이 쉽게 잊혀지지가 않는다.

사람이 살면서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사람들하고만 어울려 살 수는 없는 법,

이런 사람 저런 사람도 만나보고 그들과도 친해지기도 하고 그러다가 스스로 판단해서

저런 사람은 내가 가까이 하면 안되겠구나를 스스로 느낄 수 있는 그런 경험을 학교 다닐 때부터

해봐야 한다고, 그러니, 아이들 친구 관계에 대해서 이런 친구들하고만 가까이 하고,

이런 친구들은 절대적으로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간섭하는 것이 지나치면 아이들에게 되려

마이너스가 된다고~~~~ 

그 말이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평생동안 혹은 학창시절 내내 내 두 딸들의 뒤를 쫓아다니면서 친구 관계를 전부

코치 해 줄 수는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늘 반듯하고 바른 아이 친구만 사귀다가 사회생활 시작하면 성질머리 더럽고 인간성 나쁜

사람을 상사로 두거나, 그런 동료들과 어울리게 되면 내 아이가 어떨까 하는 앞선 걱정도 해보게 된다.

 

적어도 지금의 나는, 두 딸들이 친구를 사귈때 그 친구 공부 잘하니? 공부 잘하는 아이랑만 놀아라..

라는 어리석은 것들을 물어보는  엄마는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