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에 딸들에게 효도 받은 남편

2011. 5. 10. 06:00★ 아이들 이야기

 

 

 

언제부터였을까?

어버이날이 되면 내가 엄마라는 이름으로 두 딸들에게 카네이션 꽃을 받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였을까?

어버이날이 되면 통장에 남아 있는 잔액이 얼마나 남아 있나를 걱정하게 된 게....

 

보미가 유치원에서 직접 만든 카네이션을 만들어서 내 옷깃에 처음으로 꽃아줄 때의 그 감동을 나는 기억하고 있는가?

결혼 하고 나서, 첫 번째 어버이날을 맞이했을때,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들고 시부모님을 찾아뵈었을 때의 내 마음을, 기억하고 있는가?

 

올해도 나는 두 딸들에게 카네이션과 편지를 함께 받는 행복한 엄마가 될 수 있었다.

올해도 나는 어머님에게 어버이날에 우리 가족과 시누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한 끼 하자는 전화를 드리는 며느리가 되었다.

 

딸과 며느리로서 자식 노릇을 통장에서 돈을 송금하는 방법으로 선택을 했다.

어머님이 어버이날, 우리가 사드리겠다는 식사 대신에 돈으로 부쳐달라고 직접대고 말씀하셔서 그 분부대로 행하기로 했다.

 

올해 처음으로 어버이날에 친정엄마에게 현금 5만원을 부쳐드리는 행동을 할 수 있었다.

마음은 50만원이라도 부쳐드리고 싶은데 그렇게 못해드려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친정엄마는 뭣하러 그런 짓을 했냐고, 애둘 학원도 못보내는 년이 돈이 어디 있냐고 미친년 소리를 들었다.

시어머님에게는 10만원을 보내 드렸다. 그 돈을 부치면서도 죄스럽게 생각해야 만했다. 적다고 뭐라고 하실 것 같아서~

그리고 어머님이 미처 생각을 하시지 못하시는 보성에 혼자 살고 계시는 시할머님에게도

10만원을 부쳐드리고 시작은아버님께 전화를 드렸다.

우리 어머님도 현재 큰며느리로 존재하시기에 큰 손자인 남편의 역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일요일 오후, 전화해서 할 말도 없다는 남편 손을 붙잡고, 어머님에게 전화를 걸어서 남편을 바꿔줬다.

마지막으로 보성에 혼자 계시는 시할머니에게도 전화를 드리고 손자며느리라고 인사를 하고

남편을 바꿔주면서 억지스럽게라도 전화통화를 하게 했다.

시댁에 10만원 부치면 친정에도 똑같이 10만원 부치라는 충고를 올해도 듣지 못했다.

 

 

 

 

 

우리집 작은 딸 때문에 올해도 나는 한 번 더 웃을 수 있었다.

특히 "엄마는 요리를 잘할려고 한다" 라는 문구에 빵 터지고 말았다.

잘하는게 아니라 울 엄마는 늘 요리를 잘하려고 노력하며 애를 쓴다고 생각하는 작은 딸의 글에 엄마인 내가 좀 챙피했다.^^*

요즘 들어서 크게 남편과 다툼이 없는 것으로 인해 엄마 아빠 사이가 좋다고

작은아이의  글에서도 나는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하게 되었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받을 수 있는 효도, 아이들이 어릴때 다 받는거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봤다. 

 

 

 

 

아빠가 엄마를 좋아해서 쫓아다녔다는 수 많은 주변인들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지금까지도,

울 멋진 아빠가 못생긴  우리 엄마를 구제해줬다고 주장하고 있는 우리집 큰 딸이, 이번에는 장문의 편지를

엄마인 나 말고, 아빠에게 썼다.

그 편지 내용은 아빠만 읽어야 한다고 해서, 큰 딸 몰래 읽어본 편지 내용에 나는 울뻔 했었다.

이번 중간고사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오지 못한  죄송함에 다음번 시험에서 꼭 아빠를 위해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아빠를 기쁘게 해주겠노라고,

그리고 늘 한 결같이 자신을 믿어주고 사랑해주고 우리 가족들을 위해 마시기 싫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야 하는 아빠에게 늘 죄송하다고~~~~~

그리고 어린이날에 아빠에게 받은 용돈을 봉투에 담아서, 그 돈으로 아빠, 꼭 맛있는 것 사드시라고~~

그 돈으로 술마시면 아빠에게 토라질거라고~~  두 번 다시 아빠를 안 볼지도 모른다고~

꼭 그 돈으로 아빠 혼자만 맛난 사드시라고~~~

우리 큰 딸에게 이런 완벽한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는 내 남편은 이 편지를 받고 마음이 어떠했을지....

착한 마음을 갖고 있는 내 딸 보미, 엄마인 나에게는 우표를 부친 편지를 따로 부쳤주었다.

이런 감동을 받고도 더 이상 자식들에게 뭘 더 바라겠는가? 를 생각하게 되었다.

여기서 더 바라면은 나는 나쁜 욕심쟁이 엄마 되는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작은아이가 그 동안 모든 용돈이 68,000원이었다.

큰 아이가 그 동안 모든 용돈이 74,000 원이었다.

이 돈을 모두 합해서 아빠를 위한 밑창이 다 닳은 구두를  사드리기로 했던 두 딸들이었다.

거기다가 엄마를 위한 예쁜 블라우스까지 사주겠다는 장담을 하던 딸들이었다.

그렇게 두 딸들의 용돈을 모은 거금 130,000원을 주고  아빠의 구두 한 컬레를 샀다.

이에 벨트까지 함께 선물로 받는 행복한  아빠가 되었다.

 

 

 

 

 

 

 

 

 

혼자만 새 구두와 벨트를 받은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세 모녀에게 지나친 관심과 애정을 받은 남편이 선포를 하셨다.

5월 한달 동안 금주를 해보겠노라고~~~~ (요즘 폭주로 인해 다시 몸상태가 안 좋아진듯 싶다)

그리고 구두와 벨트까지 선물 받았으니 돈 더 열심히 벌어다 줘야겠다는 우스개 소리도 했다.

그런 남편의 농담같은 결심들 중에, 가장 반가운 소리는 이 달 한달이라도 금주를 해보이겠다는 말이었다.

 

여하튼 올 어버이날에는 울 서방님, 두 딸들로 인해 많이 행복해하는 아빠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아빠를 보며, 우리 두 딸들도 흐뭇해 하면서 앞으로도 종종 자기네들 용돈을 모아서

엄마, 아빠 선물을 해주겠다고,

아빠가 선물을 받던 날, 혼자 있을때 이유 없이 웃는 모습을 봤다면서 우리 아빠, 너무 귀엽다는 말까지 했다.

그런 이쁜 두 딸들의 마음을 보면서 나는, 이번에 두 딸들이 아빠를 위해 지출한 용돈을 두 아이 명의의

적금 통장에 넣어주었다.

물론 두 딸들에게 절대로 말해주지 않은채 몰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