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24. 06:00ㆍ★ 아이들 이야기
<제가 중학교 1학년, 봄소풍때 찍은 사진입니다. 가장 뒷줄 가운데 고개 튀어나온 모자쓴 여학생이 저>
내 나이 8살때 돌아가신 병약한 아버지로 인해,
나와 결혼을 할 남자는 무조건 건강하고 나보다 오래 살 것 같은 남자이기만을 바랬다.
현재로서는 술만 자제해 준다면 분명히 그 바램대로 될 것 같은 남자랑 살고 있다.
평생을 무위도식하며 엄마를 힘들게 하고 가족을 힘들게 했던 아버지를 둔 친구는,
결혼을 할 때의 남자 조건을 무조건 근면 성실하고 직장을 가진 남자를 젤 우선으로 봤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무위도식하고는 거리가 먼 남편이랑 지금까지 잘 살아오고 있다.
근면성실하고 외도나 폭력 도박등 곁눈질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너무 차가웠던 아버지를 둔 친구는,
가정적이고 자상한 남자를 결혼할 남자의 최우선의 조건으로 삼았다.
친구는 지금까지도 자상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남편과 함께 평범한 행복을 누리면서 잘 살고 있다.
유쾌하고 재미있는 아빠였지만 1주일이면 6일을 술을 마시고 그로 인해 건강을 해친 아빠를 둔 시누는,
절대로 아빠처럼 술 마시고 새벽귀가에 술로 인한 사건들을 만들지 않을 남자랑 결혼하고 싶어했었다.
술이라고는 입에 축이지도 못하고, 건강을 위해 먹거리에도 신경을 쓰고 사는 남편이랑 잘 살고 있다.
<제가 9살때즘 두 동생들과 작은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
그런 나도 어렸을 때, 아빠의 대한 환상을 갖고 있었다.
엄마보다 훨씬 잘 생긴 얼굴을 가졌고 말씀이 없으셨고 늘 기침을 하시던 아빠의 모습은
사춘기 시절 내 머리속에는 소설속의 남자 주인공처럼 쓸쓸하고 고독한 남자의 형상을 심어주었던 것 같다.
14살이 된 내 큰 딸은 아빠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는 변치 않는 애정를 갖고 있지만,
아빠 같은 남자랑은 절대로 결혼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한다.
이유는 자기 남편이 아빠처럼 힘든 직업을 가져서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지도 못하고,
어떤 이유로든 아빠처럼 술을 자주, 많이 마시는 남편이라면 싫을 것 같다고 말한다.
불과 1년전까지만 해도 보미는 세상에서 제일로 사랑하는 아빠 같이 잘 생기고 멋진 남자랑
결혼할 거라고 말하던 그런 딸이었다.
세상에 태어나서 아들은 어머니를 통해 자신의 여성상을 형성하게 되고,
딸은 아버지를 통해 통해 자신의 미래의 배우자상을 정립하는 확률이 큼을 느낀다.
이 시대의 딸을 둔 아버지와, 아들을 둔 어머니들은 그걸 알고는 있지만
보통 때는 그걸 생각하지 못하거나, 크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엄마로서 지금 보미의 아빠의 대한 애정은 변치 않길 바라며, 남자로서의 이미지가
나쁘지 않게 자리 잡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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