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남편으로 만드는 것도 아내의 몫인가?

2011. 5. 1. 06:00★ 부부이야기

 

 

 

큰 아들의 무심한 모습을 며느리인  내게 자주 토로하시는 어머님이시다.

생전 가도 안부 전화 한통 할 줄 모르는, 잔정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아들이 서운하신가보다.

마음은 안 그런다는 것은 알지만, 애미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궁금하지도 않는지 생전가도 전화 한통 안하는 아들,

지 놈 술 한번 덜 마시고 단돈 3만원이라도 애미에게 쥐어줄 줄 모르는 천하의 무심한 놈이라고~~~

그런 어머님의 말씀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불편해지고 착한 아들이 며느리 땜에 변한 것 같다는 말처럼 느껴진다

 

며느리이기 때문에 의무감이든 어떤 마음이든간에 어머님에게 가끔씩 안부전화를 하고 있다.

남편에게도 몇 번이나 당부를 한다. 어머님에게 전화 좀 하라고~~ 징그럽게도 당부를 했었다.

누구보다도 남편의 조금은 무심한 성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머님도 본인의 아들을 31년(결혼하기전까지)을 봐왔기 때문에, 잘 아실 것인데, 결혼을 한 이후에는

 그 아들의 한결같은 그 무심함이 왜 더 서운하게 느껴지시는지, 왜 그런 애기를  며느리 앞에서 그리도 주구장창 하시는지~~

 

 

 

 

나는 어머님의 전화를 받은 것도, 내가 안부 전화를 하는 것도 기록을 해놓던 며느리였다.

어머님이 편찮으셔서 시댁에 갈 때에도, 남편에게 당부를 했다.

인사만 하고 작은방으로 쏘옥 들어가서 책만 읽지 말고 어머님이랑 애기도 하고 어머님, 애기도 들어드리라고~~

이 날 이 때까지, 자신의 부모님에게 좀 살갑게 대하라는 것 까지, 아내인  내가 챙겨야 한다.

왜냐하면 어머님에게서 남편의 관련된  서운한 애기는 단 한가지도 듣고 싶지가 않기 때문이다.

 

효자 남편을 둔 어느 친구 애길 들어보면 그 또한 스트레스가 장난아니라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너무 무심한 불효자의 지도를 해야하는 고달픔을 느낄 때도 있다.

마음으로는 남편도 어머님의 대한 안스러움과 죄송함은 갖고 있다는 것을 나도 알고는 있다.

그래서 남편 보다 앞서서 나름대로 시댁일에 남편보다 더 챙기려고 애쓰면서 살았다.

내가 친정에서 맏이인만큼, 남편도 시댁에서는 맏이라는 것으로 인해 그 마음이 어떠할지를 너무나 잘 알기에~~~

 

 

 

 

이제는 어머님에게 안부 좀 전화 하라고 잔소리 하는 것도 그만 하고 싶어진다.

아들에게 말해봤자 벽에 대고  애기 한 것 같으니,  며느리인 내게 이런저런 애길 해서

아들의 살가운 전화한통이라도 받고 싶어하시는 어머님을 마음을 모르지 않치만 이젠 그것도 그만 하고 싶다.

자식을 키우면서 귀하게, 그리고 잔소리도 거의 안하고 키우셨다고 자랑스럽게 말씀 하시는 어머님이셨다.

부모가 되어보니 자식을 향한 마음이 어떤건지 어머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노력, 나, 더 이상은 안하고 싶다.

 

효자 남편, 하고 싶다면 남편보고 하라고 할란다.

나는 내 엄마한테 더 잘 할란다.

효도 받고 싶으시다면 아들에게 그런 말씀 하셨으면 한다.

며느리인 나는 아무런 죄도 없이, 어머님 앞에서 남편의 모든 허물은 내 탓인양 고개 숙이는 짓,

이제는 정말로 그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