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8. 06:00ㆍ★ 부부이야기
술이라 하면 이가 쩍 ~ 갈라지고, 몸서리가 쳐지는 아낙으로 살았지만
나도 가끔씩은 더운 여름이 되면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생각날 때가 있었다.
허나 시원한 맥주가 땡겨서 글라스에 맥주 한 잔을 부어, 한 모금 꼴깍 넘기는
그 순간부터 내 몸에는 이상 신호가 오기 시작하고, 두 모금이 먹구멍으로 넘어갈 때쯤이면
온 몸이 나른해지고, 팔 한 쪽도 들어 올리기 힘들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게 된다.
지금은 내 몸 자체가 알콜 성분을 분해하는 성분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술군의 아내로 살면서, 좀더 남편과의 친밀감과 남편의 대한 이해를 위해 가끔씩은
나도 맥주 한두잔이나 소주 한 두모금 마셔줄 줄 아는 친구같은 마누라가 되어주고 싶어서
몇 번 정도는 술을 배우려는 시도도 해 본적이 있었지만 현재도 술, 그 단어만 들어도
몸서리가 먼저 쳐지는 울분을 느끼는 아줌마로 존재하고 있다.
냉장고안에 며칠 전에 서방님이 마시다 남긴 김빠진 듯한 먹거리 한 병이 보였다.
저녁상을 치우고 그 술병을 들고 앉아서 혼자서 그 술을 노려보며 마셔보는 시도를 또 해봤다.
그 모습을 본 내 작은 딸 혜미, " 엄마도 술 마실 줄 알아?" 라고 묻는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술잔을 들고 있는 엄마를 쳐다본다.
이제까지 살면서 두 딸들 앞에서 단 한번도 엄마인 내가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작은아이의 그 한마디에 막거리 한 잔도 비우지 못하고 예전처럼 남아 있는 술들을 싱크대 배수구에 전부 버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와인 한잔이나, 맥주 한잔 정도를 가지고는 술을 마셨다고 표현하지 않치만
나라는 아줌마는, 알콜에 입술만 갖다 대기만 해도 그건 술을 마시거나 진배 없는거구,
소주 한 잔을 마셨든, 소주 10병을 마셨든 둘 경우 다, 술을 마셨다는 것에는 전혀 차이를 두지 않고
있는 참 재미 없는 아줌마로 살고 있다.
몇 년전까지의 짧은 직장을 통해서도 나는 술을 조금은 할 줄 아는 아줌마가 사회생활을 하는 것과
술이라고는 입술에 축일려고도 하지 않는 아줌마가 사회생활을 하는 데는 분명히 차이가 있음을 몸소 느낀 적도 있었다.
거기다가 술을 전혀 못하더라도 노는 거나, 사람들과 잘 어울릴 줄 아는 원만한 성격을 가졌으면 큰 지장은 없을텐데.
술을 전혀 할 줄 모르는 데다가 사람들과 즐기는 문화에도 전혀 소질이 없던 나는 좀 사회생활을 하는데
스스로가 어떤 한계 같은 것을 자주 느꼈던 것을 지금도 기억한다.
술문화에 대해서 거부감이 심한 사람 치고, 둥글고 원만한 성격을 지닌 사람은 없다는 사고방식도 존재하는 듯 하다.
한 두잔 정도는 할 줄 아는 것과, 술이라고는 아예 입에 대지도 않으려는 곳에는 큰 차이가 있다.
금주를 선언하셨던 서방님, 어쩔 수 없어서 술을 마실 수 밖에 없었다는 애길 이번에도 하셨다.
흠,,,, 술과 사회생활, 정말로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는 사회생활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는걸까?
정말로 술을 적당히 마시면서 분위기를 맞추는 정도는 맞줘줄 줄 아는 사람이 사회생활도 잘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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